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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포도의 추억
등록날짜 [ 2006년10월15일 00시00분 ]

-포도 향기를 맡을 때마다 할머니 생각이 난다.

할머니는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이른 새벽 포도밭으로 달려가 그날 도매상으로 나갈 포도를 잔뜩 따 놓으시곤 하셨다.

나는 코끝에서 포도 향기를 맡으며 눈을 비비고 일어나곤 했다.

그때 집안 가득 풍겼던 포도 향기는 지금도 뇌리 속에 강렬히 남아 있다.

"바우야 바우야 퍼뜩 퍼뜩 하거라"

마을에서 부지런하기로 소문날 만큼 잠시도 쉬지 않으셨던 할머니는 아침마다 일꾼을 다그치곤 하셨다. 

포도 농사가 끝나고 가을이 무르익던 음력 8월, 할머니는 갑자기 세상을 떠나셨다.

추석을 3일 앞둔 시기였다.

그때 나는 삶과 죽음, 이별, 아버지의 눈물, 할머니의 거친 삶, 신앙과도 같았던 가족에 대한 사랑에 깊이를 헤아릴 수 없었다. 



이제 오랜 세월이 흘렀다.

세월 속에 사진은 빛이 바랬지만 포도 향기와 함께 전해오는 할머니의 옛 모습은 더욱 선명해지곤 한다.

대형마트에 가면 포도들이 곳곳에 넘쳐나고 있다.

재래시장에서 몇 송이씩 사먹었던 시대에서 이젠 대형마트에서 박스 채로 구입하는 풍요의 시대가 됐다.

수백 상자씩 쌓아 놓고 파는 포도더미 속에선  할머니가 새벽녘에 따내시던 그때 그 포도의 정취는 느낄 수 없다.

그러나 포도 특유의  달콤한 향기 속에 담겨 있는 할머니의 모습은 그대로다.

그때 함께 했던 사람들.
그분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 (수필 '할머니와 포도' 에서.../조영준의 스토리텔링, 음식스토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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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저널&텍스타일라이프 ⓒ okfashi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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