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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
등록날짜 [ 2009년08월03일 00시00분 ]

1964년 우리나라의 총 수출액은 1억 달러였고, 국민소득은 76달러로 세계에서 제일 못살던 나라 가운데 하나였다. 당시 제5공화국이 출범하면서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추진하였고, “수출만이 살길이다”  라는 슬로건을 높이 내걸고 온 국민이 똘똘 뭉쳐 수출 드라이브정책을 적극 추진해 왔었기 때문에 45년이 지난 지금은 수출액 4.220억달러로서 세계12위를 기록했다.

국민소득도 최근에 와서 좀 줄었지만 그래도 19.231달러로서 45년 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성장했다. 경제적으로 이만큼 잘살고 있다는 것에 대해, 우리 모두는 감사할 줄 알아야 한다.

며칠 전 “기업은 이윤을 추구 하는 것이 목적 이지만, 기업이 벌어들인 이익은 사회와 더불어 나누는 것이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패션기업을 경영하는 세정그룹 박순호 회장이 [패션저널]-[텍스타일라이프]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필자는 수차례 세정그룹 박순호 회장의 불우이웃돕기, 마리아 수녀회 후원, 사랑의 집 고쳐주기 운동 등에 앞장서고 있는 뉴스를 접할 때 마다 이것이 성숙된 자본주의 사회의 기업인이 걸어가야 할 정도가 아닌가 싶었다. 이씨조선기의 병자호란과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그 가난했던 시절, 10대 만석꾼 경주 최 부잣집이 자신은 근검절약 하면서도, 사방 100리 안에 굶어죽는 사람이 없도록 빈민 구제에 앞장섰던 것은 우리나라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소리 없이 실천했던 표상으로서 경주 최 부잣집이 500년 동안 많은 사람들의 존경을 받으면서 부를 유지했던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최근 최태원 SK회장도 사회 책임경영(CRS:환경보호와 저소득층에 대한 지원 등으로 사회에 공헌하는 기업활동)글로벌 리더로 활약키로 했다고 하니 이제 점점 기업의 사회공헌바람이 불기 시작 할 것 같다.

필자는 7월 중순경 경북대와 금오공대 교수님들과 첨단기술 퓨전형 섬유산업 Leading group 인력양성사업인 누리사업단 최종평가회의 참석차 모처럼 승용차 편으로, 경부고속도로를 통해 꼬리를 물고 미끄러지듯 질주하는 차량들 틈에 끼여 수원 과학대학을 다녀왔다.

올라 갈 때는 천안삼거리 휴게소에서, 내려 올 때는 선산 휴게소에서 잠시 쉬었는데 가는 곳마다 평일인데도 불구하고 수많은 차량과 수많은 관광객들이 모여들어 북적이는 것이  마치 무슨 큰 잔치한마당 같았다. 아직도 어려움에 처한 이웃들이 많은데  불우한 이웃에 대해서는 인색 하면서도, 자신들은 조금 살만하다고 해서 너무 먹고, 마시고, 놀자 판은 아닌가 싶기도 했다.

그러나 한편 휴게소 주변을 살펴보니 잘 꾸며진 식당들, 간이점포들, 그리고 특별히 깨끗하게 잘 정리 정돈된 화장실을 보면서 어찌됐든 이만하면 우리도 이제 분명히 선진국 수준의 문화생활을 누리며 잘 살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일면 참으로 안타깝게도 가장 모범이 되어야할 정치 지도자들이 권한을 이용한 이권개입, 부정부패행위가 그칠 줄 모르고 있고, 일반 서민들의 화재거리, 웃음거리가 될 행위를 하고 있으니 참으로 한심한 현실이다.

이번에도 지난 5월 그 유명한 박연차 게이트사건 수사도중 이와 관련해 전직 대통령의 참으로 불미스러운 사건 발생에 대해, 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퇴한 전 검찰총장의 후임자로 내정된 새 검찰총장 후보자가 일개 기업인과의 부적절한 골프 외유와 명품쇼핑, 호화주택 구입자금의 출처 불분명, 고급승용차 리스의혹, 자식의 초호화 결혼식 등으로 결국 자진사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그 후 후속 검찰총장으로 내정할 만한 인물, 즉 떳떳이 내세울  청렴결백한 청백리를 찾는 것이 쉽지 않았다는 점이였다. 이제는 이조 초기 지극히 가난하고 검소하게 살면서도 오직 나라와 백성을 걱정했던 황희 정승 같은 청백리를 찾기 힘들다는 것이다. 시대가 많이 변했다고는 하지만 그런 인물을 찾지 못할 만큼 우리나라가 병들어 있다면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제 우리도 정치지도자나, 사회의 저명인사들이 청렴결백한 공직자로서, 존경 받는 사회, 성숙된 자본주의 사회, 이러한 선진 서구사회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이 뿌리내렸으면 좋겠다. 그런데 문제는, 평소 가난과 권력에 한이 맺혀있던 일반 서민들이 어떻게 해서 조그마한 권력과 금력이 생기면 알게 모르게 뭐 크게 대단하게 된 것처럼 자신을 과시하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또 더 많은 권력과 부를 축적하기 위해 고위층 인사들과 연줄을 대기 시작해 물불을 가리지 않고 과욕을 부리기 시작하면서, 자신의 잘못된 행위에 대해서는 관대하게 해석하면서 수렁으로 빠져 든다. 누구나 다 그럴 수 있다며 대수롭지 않게 불법과 탈법을 자행할 때, 차츰 차츰 뭇 사람들의 지탄의 대상이 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공직자든 기업인이든 일반 국민이든 너나 갈릴 것 없이 한번 씩 자신을 성찰하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성직자만큼은 아니지만, 적어도 사회지도층에 있는 분들은 최소한의 일반 사회적 윤리 도덕적 책임감과,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으로 자신을 좀 낮추고 겸손의 미덕으로 사회적 책임을 다 할 수 있도록 애쓰고 노력해야 한다. 이들 지도층 인사들이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을 지켜 나간다면 우리나라도 모든 분야에서 사랑과 협력이 뿌리 내릴 수 있고 사회 지도층인사들 또한 존경받을 수 있을 것이다. 

지난 7월 16일 이명박 대통령은 국가조찬기도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최근의 경제위기는 단순한 경기변동이나 경제문제가 아니라 세계적인 금융기관이나 기업의 경영인들이 윤리를 망각한 채 탐욕스럽고 무책임하게 경영을 한 것에 원인이 있다고 생각한다.” 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재차 강조 했다.

이대통령은 최근 “노블레스, 오블리주(지도층의사회적 책임)에 관심이 많다” 고 하면서 중도강화→ 친 서민 →재산 기부로 이어진 대통령 행보의 종착점이 “부자들의 사회공헌” 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같이 지도층 인사들이 존경받는 사회 구현을 위해 한 국가의 최고통치자인 대통령이 솔선수범해 실질적으로 모범을 보이고 있으니, 우리나라도 이제 실질적으로 분명히 한층 더 성숙된 사회로 발 돋음 하리라고 생각한다.

이제 우리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교육 등 모든 분야에서 지도층에 있는 분들이 먼저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해 나가는 운동에 불을 지펴 줄 것을 부탁드리고 싶다. 지도층 인사들이 솔선수범해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해 나간다면 일반서민들도 서로 돕고 모두가 다함께 어울리면서, 따뜻한 인정을 주고받으며, 물질적 풍요에 앞서 먼저 정신적으로 행복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

이번에 이명박 대통령을 시발점으로 우리 섬유패션업계의 기업인들이 보여준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통해 대한민국이 보다 더 행복하게 잘 살아갈 수 있는 따뜻한 나라, 누구나 힘차고 용기 있게 살아가고 싶은 나라, 기쁨이 가득한 나라, 다함께 잘 사는 나라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보고 싶다. (섬유칼럼니스트 김중희/신풍섬유(주) 부설연구소장)

(패션저널&텍스타일라이프 ⓒ www.okfashi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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