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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국내 하나 뿐인 염료 제조기업의 영향력
등록날짜 [ 2024년01월29일 10시56분 ]
[패션저널&텍스타일라이프:조영준 대표기자]불과 10여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에는 화학염료 제조 기업들이 많았다. 
 
그러나 이제 염료를 국내에서 생산하는 제조기업은 (주)오영(五榮) 하나만 남았다. 
 
섬유염색산업의 쇠락과 함께 저임 노동력을 앞세운 중국, 인도 염료기업들의 거센 추격으로 인해 상당수 염료기업들이 문을 닫았다.  
 
일부 기업은 국내 제조를 포기하고 해외로 나갔고 최근에는 이 마저도 여의치 않자 염료를 해외 기업에서 구입, 국내에 들여와 판매하는 반쪽짜리 제조기업으로 전락했다. 
 
이런 우리나라의 상황을 중국과 인도의 염료 메이커들은 유심히 지켜보며 염료가격을 저울질하고 있다.
 
그들(중국, 인도 메이커)은 한국에 오영이라는 염료기업이 없다면 아마도 오래전 염료가격을 자신들이 원하는 만큼 최대한 높여 팔았음은 자명한 이치다.
 
따라서 오영은 우리나라의 화학염료 가격의 마지노선(최저점 가격선)을 지탱해 주는 기업이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수출(오영 전체 물량의 80% 이상 수출)을 통해 우리나라 염료산업의 위상을 높여주고 있는 기업이다.
 
산업에서 부품 및 소재(원자재)의 자급율(국산화율)은 그래서 중요하다. 
 
자국내 조달 기업(제조기업)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수입 소재류의 가격이 좌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소재류(염료)의 수급과 가격은 다운스트림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염료 가격의 상승은 원사(실)나 직물(원단), 패션제품(옷)에도 그대로 전가 될 수 있다.
 
만약 염료의 국내 제조 기반이 사라져 해외 메이커들이 염료 가격을 올릴 경우 염색공정의 단가는 인상되고 이로인해 직물은 물론 완제품인 패션제품까지 가격 인상이 도미노처럼 일어날 것이 뻔하다.
 
이렇게 되면 이 여파는 결국 소비자들에게 전가돼 한국산 옷값은 비싸지는 결과로 나타날 것이다. 
 
결국 대한민국의 섬유패션산업은 더욱 경쟁력을 잃게 되고 섬유와 옷은 대부분 외국에 의존하는 시대가 올 수밖에 없다. 
 
따라서 산업 생태계에서 하나뿐인 국산 제조업 품목은 어떻게든 유지 발전할 수 있도록  정부와 국민 모두가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이것(하나뿐인 국산 제조업 품목 육성)은 현 시대를 살아가는 지금 우리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후세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필자는 새해를 맞아 우리나라에만 제조 기반을 둔 염료 제조업체인 오영(五榮)을 찾아가 보았다. 
 
오영(五榮)  창업주 정홍기 회장은 1981년 회사를 설립, 43년간 우량 강소기업으로 성장시키며 국내 기반(해외 제조공장 없이 국내에서만 생산)의 유일한 염료제조 메이커로 우뚝 세웠다. 
 
이제 정 회장은 현업에서 은퇴를 생각하며 2세(정진욱 오영 대표이사 사장) 경영체제로의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우리나라 섬유패션 업종의 가업 승계는 자동차, 반도체, 화학, 2차전지(배터리) 등 미래 발전 역량이 높은 업종을 거느린 재벌 대기업들과는 달리 상당수 경영인들이 2세 경영체제로의 전환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우량기업들은 그나마 가업 승계에 나서려는 2세, 3세 경영인이 많은 반면 대부분의 기업들은 섬유염색패션 업종을 이어가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창업주가 세상을 떠나면 기업을 다른곳에 매각하거나 문을 닫아버리는 경우가 많다. 
 
염료산업 역시 섬유염색산업과 같이 미래 전망이 밝은 산업으로 분류되지 않고 있어 2세, 3세로 이어지는 사례가 그다지 많지 않다.
 
그러나 오영은 일찌감치 2세인 정진욱 사장이 바통을 이어 받아 가업승계를 확정지은 기업이다.
 
정진욱 사장은 서울대학교를 나와 미국 UCLA MBA를 수료하고 삼성전자에 입사할 만큼 뛰어난 실력도 갖고 있었지만 염료기업을 물려받겠다는 의지를 일찍 확고히 정했다. 이 부분은 우리 사회가 색안경을 끼고 2세 경영을 부의 대물림으로만 봐서는 안되는 대목이다.
 
"아들에게 회사를 물려줄 수 있게 돼 든든합니다. 오랫동안 어렵게 구축한 염료 기술이 쉽게 빠져 나가지 못하도록 정 대표에게 신신당부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우리 회사 공장에는 아무나 함부로 들어오지 못합니다. 우리나라는 일본 등에서 어렵게 터득한 기술을 너무 쉽게 중국 등 후발개도국에 넘겨준 것을 지금 뼈아프게 느끼고 있지 않습니까."
 
정 회장은 가업승계는 우리나라 기업들이 어렵게 확보한 고급 기술의 유출을 막는 동시에 축적된 기술을 더욱 발전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문제도 없지는 않다. 가업승계의 경우 상속세 등으로 빠져 나가는 돈(세금)이 너무 많아 중소, 중견기업들의 경우 경영자체가 흔들린다는 점이다. 
 
오영(五榮)도 그런 걱정거리 하나는 안고 있었지만 43년간 한길을 걸으며 우뚝 선 위상 만큼 앞으로도 우리나라의 유일한 염료제조기업으로 더욱 성장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패션저널&텍스타일라이프 ⓒ okfashi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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