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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보성 삼베와 몽족의 삼베수의 유래
등록날짜 [ 2023년11월20일 07시15분 ]
[패션저널&텍스타일라이프:허북구 공예 칼럼니스트]보성삼베가 수의로 유통되고 있다.

상업용 삼베짜기가 멈춘지 오래되었는데도 여전히 유통되고 있는 이유는 뭘까? 그것이 궁금해서 보성의 관계자분께 알아보았다.

답은 현재 만든 것은 아니고 보성의 어르신들이 과거에 수의용으로 준비해 놓은 삼베를 내놓은 것들이 유통되고 있다는 것이었다.
 
장수는 축복이지만 노동력과 건강의 상실로 인해 준비해 놓은 수의까지 내다 파는 안타까운 현실이 묻어 있는 것이 보성삼베였다.

수의용 보성삼베에서 알 수 있듯이 과거에는 40-50대쯤 되면 수의용으로 쓸 삼베를 준비하는 문화가 있었다.

어르신들은 본인의 장례에 사용할 수의용 삼베 천을 준비해 놓거나 공달이라고 하는 윤달에 수의를 만들어 보관하고 있었다.
 
지금은 그러한 문화가 거의 사라졌지만 베트남이나 태국 오지의 몽족 중 일부는 지금도 나이 40세가 되면 본인의 장의용에 사용할 삼베 수의를 준비하는 문화가 남아있다.
 
몽족(Hmong)은 베트남, 중국, 라오스 등지에 사는 묘족(苗族, 먀오족)으로 베트남에서는 메오(Meo)라고도 부른다.

이 민족은 중국에 가장 많이 거주하는 묘족과 같은 민족 집단이며, 같은 계통의 언어를 말하는 사람들로 주로 산악 지대에 살고 있다.

중국에서 묘족의 인구수는 중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56개 소수민족 중 인구가 가장 많아 약 900만명 이상 정도 된다는 자료가 있다. 
 
묘족은 청나라 때 베트남, 라오스 등지로 많이 이동해 베트남에 약 100만 명, 라오스에 약 46만 명, 태국에 약 16만 명이 거주한다.

묘족은 “새는 나무에 둥지를 틀고, 물고기는 강에서 헤엄치고, 묘족은 산에 산다.”라는 자신들의 속담처럼 주로 산악 지대에 살고 있어 전통문화가 비교적 많이 유지되고 있는데, 그중의 하나가 삼베와 관련된 장의 문화이다. 
 
몽족의 전통에 따르면 망자는 삼베옷을 입고 매장되어야 한다. 망자에게 삼베로 만든 모자, 옷, 신발을 입히는 것은 장례식의 핵심 요소이다.

그래서 삼베수의를 준비하는 것은 죽음을 준비하는 것이고, 집안의 어르신들이 돌아가시기 전에 삼베수의를 준비하는 것은 어르신에 대한 존경이자 효도이다.
 
몽족의 장의에는 삼베로 만든 수의 외에 삼베로 만든 신발, 모자 등이 사용되며 고인이 저 세상으로 순조롭게 가도록 하기위해 삼베 끈으로 묶는다. 관에는 우리나라 보공(補空) 문화처럼 고인이 입던 삼베옷을 넣는다.
 
묘족과 몽족의 장례식에서 삼베가 이처럼 중요하게 사용되는 이유는 묘족의 창조 신화에서 신이 인간에게 가장 먼저 보낸 것은 대마 씨인 것처럼 대마는 묘족의 조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 신화에 따라 묘족은 죽은 후에 삼베옷을 입어야 조상이 고인을 영접할 수 있고, 고인도 조상을 찾을 수 있다고 굳게 믿는다(허북구. 제주도 봇디창옷과 감물염색 천 기저귀. 패션저널 칼럼 2022-12-25.).

또한 묘족이 망자에게 삼베옷을 입히는 것은 고인이 하늘 문을 통과해 조상을 만날 수 있게 하는 것의 상징이다. 
 
중국의 묘족과 동남아시아 몽족의 삼베 수의 문화는 1950년대 이후로 국제적인 대마 재배 금지 등의 영향을 받아 상당히 없어졌으나 지금도 베트남, 태국 등의 산간오지에서는 이어지고 있다.

또한 태국 등 일부 나라에서는 몽족의 전통문화를 존중해 삼베짜기용 대마 재배에 대해 일부 승인해주고 있다.
 
수의용으로 준비해 놓은 보성삼베의 출처처럼 우리나라의 옛 민간 장의 풍습과 묘족(몽족)의 삼베 중심의 장의 문화는 유사점이 많다.

그 배경은 명확하지 않으나 둘 다 시대변화에 따라 크게 변하고 있으면서 방향성이 모호하다. 생활고로 준비해 놓은 수의까지 내다 팔아버린 시골의 어르신들이 황천길을 떠날 때 어떤 옷을 입어야 할까?

문화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지만 패션업계에서 시대변화에 맞게 수의 문화를 만들고 그 문화가 활용될 수 있길 바란다. 
(패션저널&텍스타일라이프 ⓒ okfashi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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