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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쪽 염색 석작과 쓰임 이상의 가치를 지닌 공예품
등록날짜 [ 2023년02월02일 15시20분 ]
 
[패션저널&텍스타일라이프:허북구 나주시천연염색문화재단 국장] 전남 영암군 삼호읍에는 전라남도 농업박물관(이하 농업박물관)이 있다. 전라남도가 운영하는 이 박물관에는 농업과 관련된 많은 도구를 소장 및 전시하고 있다. 소장품은 주로 도구와 용품으로써 하나하나가 공예품이다. 
 
공예품은 종류가 많고, 그 쓰임새를 생각하면 기록되지 않은 사연이 많고 많을 것이다. 겉모습에서는 내면의 사연까지 알 수 없는 것들이 많으나 상상이 가능한 것들도 많다. 
 
옛 호미에서 대장간의 풀무질 소리와 대장장이의 모습을 연상할 수 있다. 닳고 닳은 호미 모양에서 쇠가 닳아질 정도로 일했을 아낙네의 고달픈 모습을 연상할 수가 있다. 
 
농업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농기구이자 공예품인 유물은 이렇게 다양한 연결고리가 되어 옛 농업과 공예품을 되새기게 하며, 시대상을 유추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러나 관람객과 직접적인 관련성이 없고, 사연이 구체적이지 못한 공예품들은 관람자와 일정한 거리에 있어 피상적인 관람에 그치고 만다. 
 
농업박물관에 전시된 농기구는 용도에 맞게 제작되었고 쓰여 온 것들이라도 그 가치는 관람객과 관계성 그리고 사연에 따라 달라지고, 주관적으로 되기도 하다. 한 예로 전라남도 농업박물관 소장품 중에 대나무로 만든 석작이 있다.
 
이 석작은 영암군 최원길씨가 농업박물관에 기증한 것으로 외관은 그저 평범하고 낡은 대나무 석작이나 천연염색이나 도료 관계자라면 눈길이 가게끔 되어 있다. 쪽 염색 흔적이 조금 남아 있어 쪽 측면에서 접근과 연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기증자의 5대 조부, 그리고 그의 조카가 사용한 이 석작에는 구체적인 사연도 전해지고 있다. 농업박물관의 제3회 기증유물 특별전 도록에 의하면 “기증자의 5대 조부와 그의 조카는 서당에 함께 다닐 때 이 석작을 도시락으로 사용했는데, 서당에서 돌아왔을 때 마다 석작에는 음식이 조금씩 남아 있었다고 한다. 그 이유는 삼촌은 조카를 위해서, 조카는 삼촌을 위해서 음식을 양보하다 보니 남겨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연휴로 이 석작은 최씨 집안 대대로 우애(友愛)를 상징하는 것으로 전해져 왔다”고 한다.
 
최씨 집안의 석작처럼 공예품은 주고받거나 사용하면서 감성이 풍요롭게 되고, 그 감성과 사연들이 나이테처럼 겹겹이 쌓이면서 무생명이지만 친구와 같은 존재로 발전한다. 그러면서 공예품은 도구 이상의 존재가 되고, 도구 이상의 가치를 지니게 된다.
 
특히 공예가가 수제로 정성을 다해 만든 공예품이라면 나의 추억뿐만 아니라 공예 작가의 생각과 손길까지도 함께 느낄 수 있는 존재가 된다. 그리고 그것을 매개로 타인과의 감성을 공유하고 가까이 되는 계기까지도 만들 수가 있다. 
 
오늘날 디지털화로 사람과 사람 사이의 물리적 거리가 멀어지고 있다. 멀어진 물리적 거리는 부딪치면서 타인을 이해하고 감성적으로 성장하는 데 장애가 되고 있다. 이러한 시대에 공예품은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쓰임 이상의 가치를 갖는다. 공예인들은 공예품에 더욱더 쓰임 이상의 가치를 부여하고, 소비자들은 공예품과 친구가 되어 정신적으로 보다 풍요로운 생활이 되길 바란다. 
(패션저널&텍스타일라이프 ⓒ okfashi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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