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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공예가 살려면, 트레이드오프 극복해야
등록날짜 [ 2023년02월01일 10시04분 ]
[패션저널&텍스타일라이프:허북구 나주시천연염색문화재단 국장]공예의 환경이 녹녹치 않은 시대이다.

근대공업화 이후 소비재산업은 소품종 대량 생산 시대로 변했다.

소비재산업은 거대화된 메이커나 소매기업에 의한 마케팅, 그리고 대량생산과 대량소비가 지배적으로 됨에 따라 다품종 소량생산하는 수공예의 설 자리는 비좁아지고 있다. 
 
근대화에 따른 신기술의 등장으로 공예처럼 전통 기술을 바탕으로 하는 전통산업이 위축되어 있다.

그런 가운데 환호성 속에서 성장하기만 했던 소품종 대량생산 산업은 경제적 생산성은 높으나 환경악화, 인간성 상실 등 부작용이 나타나면서 우려 또한 커지고 있다.
 
염색산업을 예로 들면 합성섬유와 합성염료의 등장으로 섬유패션 산업은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공예적인 천연 염색이 생산에 비용과 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불균일 염색, 염색물의 낮은 견뢰도, 정교함이 떨어진데 비해 함성 염료에 의한 염색은 신기술에 의해 소품종 대량 염색과 함께 우수한 품질의 염색물을 생산하면서 매우 규모화되었다.

그러나 합성염료에 포함된 독성물질, 수질오염, 노동자 건강 피해 등 악영향이 새로운 문제로 등장했다(허북구. 2022. 미래를 바꾸는 천연염색. 중앙생활사).
 
합성염료에 의한 저비용 대량 염색 폐해가 부각되자 공예처럼 다품종 소량 생산되는 공예적인 천연염색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천연염색과 같은 공예는 인간이 생산 활동에 직접적으로 관여해 제품의 속성을 형성한다.

현대적인 공장에 의한 대량생산보다 친환경적이며, 염색가들의 기능, 자연, 역사, 문화 등의 배경이 제품에 투영되어 독자적인 매력을 가진다. 
 
공예적인 천연염색은 인간미가 있고, 친환경적이며, 전통문화의 계승 등 장점이 있으나 그것만으로는 생존하지 못한다.

천연염색 같은 전통산업이 생존하려면 옛(전통) 기술과 관련된 관계자들 및 소비자들이 일정 규모로 존재해야 하고, 전통 기술이 틈새시장에 효과적으로 적용할 수 있어야 지속 가능하게 된다(Adner and Snow. 2010. Industrial and Corporate Change 19(5):1655-1675).
 
공예가 지속가능하게 되려면 경제적 지속 가능성과 환경적 지속 가능성이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또는 경제적, 환경적, 사회적 지속 가능성 사이에 절충점을 찾아야 한다.

그런데 2개 또는 3개의 지속 가능성 사이에는 대부분 트레이드오프(trade off; 어느 것을 얻으려면 반드시 다른 것을 희생해야 하는 경제 관계)가 발생한다(Pal and Gander. 2018. J. Cleaner Production 184:251-263).
 
합성염료로 염색된 제품이 시장에서 지배적으로 된 현재 천연염색은 환경적 및 사회적 지속 가능성은 좋으나 사업이나 직업 측면에서 경제적인 보상이 만족스럽지 못한 편이다. 사업을 영위하는데 필요한 수익성 확보가 어렵게 되면 환경적, 사회적 지속 가능성이 좋아도 경쟁력이 낮고 생존이 어렵게 된다.
 
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첫째, 공예 기술이나 제품을 보급시킬 때는 경제적 지속 가능성과 환경적인 지속 가능성 간의 트레이드오프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둘째, 경제적인 지속 가능성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천연 염색에 관한 지식이 부족한 고객에게 천연염색 제품의 사용이 환경적 지속 가능성과 지속 가능한 사회 만들기에 기여한다는 인식을 확산시키고 참여케 해 소비를 증가시켜서 시장을 키워야 한다.

셋째, 모방하기 어려운 제품·서비스의 기획·개발과 시장 크기 확대에 따른 단가 인상과 수익성 증가이다. 넷째, 환경적, 사회적인 지속 가능성 확보를 전제로 하면서 경제적 지속 가능성을 추구해야 한다(大田康博. 2019. 經營硏究 69(3-4):33-52).
 
공예의 지속 가능성 확보는 이처럼 전통 공예에서 나타나기 쉬운 환경적인 및 사회적인 지속 가능성과 경제적 지속 가능성 간의 트레이드오프를 극복해야 한다.
(패션저널&텍스타일라이프 ⓒ okfashi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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