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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제주도 전통 감물 염색용 감의 수확시기와 시간
등록날짜 [ 2022년11월29일 08시41분 ]

[패션저널&텍스타일라이프:허북구 나주시천연염색문화재단 국장]인도는 세계 대표적인 인디고 산지이다. 인도에서 재배되는 인디고 식물은 인디고페라이다.

인디고페라의 주산지는 주로 고온 다습하며, 비가 많은 인도 동남부 지역에서 많이 재배된다. 과거의 경우 인디고페라는 인도 여러 곳에서 재배되었으나 현재는 타밀나두주에서 많이 재배되고 있다.
 
타밀나두주는 인도 최남단에 있는 주(州)로 퐁디세리, 케랄라, 카르나타카와 안드라프라데시주와 이웃해 있으며, 주도(州都)는 첸나이이다. 타밀나두주에서 인디고페라의 수확은 주로 꽃이 피기 전에 한다.

수확 시간대는 새벽이나 이른 아침에 이슬이 있을 때이다. 비가 올 때는 낮에도 수확한다(허북구 등. 2013. 인도의 쪽염색 문화와 산업. 세오와 이재). 
 
우리나라에서 과거에 쪽의 수확시기는 꽃이 피기 전이었다. 우리나라 대표적인 쪽 산지인 나주에서도 과거에 쪽의 수확은 이른 새벽에 했다.

즉, “호남 지방에서는 수분을 많이 흡수한 이른 아침에 베어야 양질의 염료를 얻을 수 있다고 하나 중부 영동지방에서는 오후에도 벤다(박복규. 1977. 한국의 쪽물 염색에 대한 고찰. 홍익대학교 석사학위논문)”. “나주에서는 “안개가 자욱한 새벽에 베어야 제 색깔을 낸다(예용해. 1966. 무형문화재 보고서)”, “이슬이 흠뻑 내리는 새벽 3시 쯤에 쪽대를 베었다(김지희, 박성실, 이양섭. 2000. 국가중요무형문화재 신규발굴종목 보고서; 염색장. 문화재청)”.
 
나주에서 이처럼 쪽을 새벽에 수확한 이유는 쪽을 수확하는 시기가 한 여름으로 새벽 일찍부터 날이 밝아오고, 낮에는 더우므로 시원한 시간대에 수확하기 위해서였다는 해석이 있기도 하다.

그런데 화학적인 측면에서 분석해 보면 쪽 식물을 새벽에 수확하는 명확한 이유가 있다. 인디고 식물의 잎에는 수용성의 인디고 전구물질(前驅物質)인 인디칸이 함유되어 있다(허북구. 2011. 근대 나주의 쪽문화와 쪽물염색. 퍼브플랜). 
 
인디칸은 공기와 접촉하게 되면 인디고라는 불용성 색소로 변하므로 쪽의 수확 과정 중 상처에 의해 공기와 접촉하거나 지나치게 건조되면 인디칸 색소가 공기와 접촉하고 산화되어 물에 용출되는 인디칸 색소가 감소되므로 새벽이나 흐린 날에 수확하는 것이 좋다.

인도나 나주의 인디고 식물 재배 농가들은 새벽에 쪽을 수확해야지만 염료 생산이 많다는 사실을 경험으로 알았고, 이것이 대대로 전해졌던 것이다.
 
제주도 감물염색에 사용되는 감 또한 이른 새벽에 수확했다. 감의 수확시기는 일반적으로 장마기가 지난 시기로 음력으로는 칠월 칠석을 전후한 음력 7초 초?중순경이다. 양력으로는 8월 15일 경쯤에 풋감을 수확하여 염색하였다.

이 시기는 감의 타닌 함량, 감의 크기, 태양 빛이 강해 발색시키기에 좋은 점 등의 환경 조건을 갖춘 때이며, 늦어도 찬바람이 나기 전까지는 수확해야지만 이용할 수 있었다(허북구, 박지혜. 2013. 근대 제주도의 감문화와 감물염색. 세오와 이재). 
 
장마철은 보통 피했다. “장마철이 되어 염색해 놓은 것이 비를 맞게 되면 곰팡이가 슬고 색이 검게 변했다.”(오0옥. 1938년생, 2012년 2월 27일 서귀포시 성산읍 오조리 자택에서 인터뷰를 함). 
 
 “감의 수확 시간대는 염색하는 날 당일 이른 새벽이나 아침에 수확하여 곧바로 이용해야 최상의 갈옷을 얻게 된다.”(고0길. 1926년생, 2012년 7월 26일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리 노인복지회관에서 인터뷰를 함)라는 제보처럼 주로 새벽과 아침에 수확하여 이용하였다.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리의 오0인 씨(1939년생)에 의하면 새벽에 날이 밝아오면서 감의 형태가 어렴풋이 보일 때 수확하는 것이 좋았다고 하였다. 
 
감을 수확한 뒤에는 곧바로 파쇄하여 염색에 이용했는데, “어른들에 의하면 수확한 감을 오랫동안 두면 열이 나서 염색이 잘 안 되고, 낮에 하면 검은색으로 변한다고 하였다”(이0성. 1932년생, 2012년 10월 2일 제주시 삼양동에서 인터뷰를 함)라는 제보도 있었다. 
 
제주도 전통 감물염색에서 염료용 감은 이처럼 이른 새벽에 감을 수확해서 곧바로 파쇄하여 염색이 이용했다.

이것은 인디칸의 산화 방지를 목적으로 이른 새벽에 수확했던 쪽 식물과는 달리, 염색 당일에 ① 감 따기, ② 바수기, ③ 치대기, ④ 털기, ⑤ 손보기를 하고, ⑥ 바래기 1회까지 끝내서 품질 좋은 갈옷으로 만들기 위해서였다. 
 
특히 수확시기는 손보기 시점과 관련이 있었다. 제주도 전통 감물염색에서는 감물을 옷에 흡수시킨 천이 약간 꼬들꼬들하게 건조되는 시점에서 주름진 곳의 모양을 정리하기 위해 발로 밟거나 손바닥에 올려놓고 주름 펴기, 수축된 곳의 늘이기, 씨실과 날실의 결을 바르게 하기 등을 하는 손보기 기술이 필수적으로 적용되었다. 
 
손보기가 끝나면 손보기에 의해 수정한 것을 고정시키는 데 필요한 일정량의 바래기 시간이 필요했다. 그러므로 갈옷 품질은 염색한 첫날이 특히 중요했다.

그런 점에서 감을 새벽에 수확하여 ② 바수기, ③ 치대기, ④ 털기까지 끝내고 한낮의 가장 강한 햇볕에서 건조되어야지만 손보기 효과가 좋았다. 손보기를 거친 후 역시 강한 햇볕에서 한나절 정도 바래기를 해야지만 이후 과정이 순조롭고 품질 좋은 갈옷을 얻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새벽에 감을 수확하는 것은 품질 좋은 갈옷을 만들기 위한 지혜였던 것이다.
(패션저널&텍스타일라이프 ⓒ okfashi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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