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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제주도의 돌과 바람 그리고 전통 감물염색
등록날짜 [ 2022년07월27일 10시47분 ]
 
 
 
[패션저널&텍스타일라이프:허북구 나주시천연염색문화재단 국장]제주도에는 ‘삼다’라는 상호와 상품이 많다. 제주도를 삼다(三多)의 섬이라고 부른 데서 연유한 것이다.

삼다는 돌과 바람과 여자가 많다는 뜻으로 지금도 돌과 바람은 여전히 많다. 돌이 많은 것은 화산폭발로 이루어진 섬으로 용암이 식으면서 형성된 현무암이 많기 때문이다. 
 
바람이 많은 것은 제주도가 우리나라에서 위도가 가장 낮아(북위 33°11′27″~33°33′50″) 태풍의 발생지와 가장 가깝고 세력이 큰 태풍을 맞이하며, 오호츠크해 기단과 북태평양 기단의 영향권에 있기 때문이다.

돌과 바람이 많은 특성은 제주도의 의식주 문화 곳곳에 나타나 있다. 제주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삼나무 방풍림과 방풍수, 돌담과 올래, 용마름을 하지 않은 낮은 지붕을 새끼줄로 촘촘히 엮어 놓은 전통 가옥이 대표적이다. 
 
제주도의 전통 감물염색 또한 주의 깊게 살펴보면 돌과 바람이 많은 제주도의 특성이 반영되어 있다. 감물염색은 흔히 염색이라고 하지만 천에 감물을 흡수시킨 순간 곧바로 색이 나타나지는 않고, 광, 수분, 및 산소에 의해 산화 발색을 시키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감물을 흡수시킨 천은 햇볕이 잘 받도록 펼쳐서 널어야 한다. 펼쳐서 널어놓으면 광을 충분히 받을 수 있고, 바람에 의해 산소 공급이 잘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제주도의 경우 감물을 흡수시킨 천은 전통적으로 산간 지역에서는 지붕 위, 눌 위 등에 널고 바람에 날리지 않도록 조치한 다음 햇볕과 바람에 노출시켰다.

그러면 소금기(염화나트륨)를 머금은 제주의 바닷바람은 매염제로 작용해 감물염색 천을 빠르게 발색시킨 것과 함께 천을 부드럽게 하고 냄새를 제거했다. 
 
낮은 지역이나 해안가에서는 감물을 흡수시킨 천을 돌담 위 또는 돌이 많은 곳 등에 펼쳐서 널었다.

널 때는 바람에 날리지 않도록 돌로 고정하기도 했는데, 돌로 눌러 놓은 부분은 햇볕이 닿지 않아 발색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때로는 발색을 위해 널어놓은 천이나 옷에 바람에 날려간 나뭇잎이 놓이게 되고, 이 부분에 문양이 생기기도 했다. 나뭇잎이 시차를 두고 날아가 겹쳐진 부위에는 농담(濃淡)의 문양과 겹치기 문양이 생겼다.
 
돌로 눌러 놓은 부위는 발색이 잘 안 되었으나 돌과 천의 바닥 면이 돌과 직접적으로 접촉된 부분은 색이 진하게 되었다.

이는 뜨거운 여름철의 강한 햇볕에 의해 달궈진 돌 위에 감물을 흡수시킨 천을 널었을 때 돌의 열이 천에 흡수된 감물에 함유된 타닌의 산화(oxidation) 중합을 촉진시켰기 때문이었다. 
 
감 타닌은 산화는 공기 중의 산소에 의한 산화뿐만 아니라 용존 산소를 제거한 상태에서도 산화가 진행되기 때문에 타닌 분자 내의 자체산화도 진행되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자체산화는 타닌의 온도가 높아질수록 촉진된다.

최근 이러한 원리를 이용해서 타닌이 파괴되지 않은 범위 내에서 온도를 높여서 발색을 촉진하는 기술이 개발되어 있는데, 자연환경 속에서도 같은 조건이면 온도가 높은 날 발색이 촉진된다.
 
따라서 돌에 접촉된 부분이 짙게 발색되는 것을 회피하기 위해 돌담이나 자갈 위에 펼치지 않고 허수아비처럼 만든 것에 감물을 흡수시킨 옷을 걸쳐서 발색하기도 했다.

이 모든 것들은 제주도 전통 감물염색의 유산인데, 오늘날 강한 햇볕에 달궈진 자갈 위에 감물을 흡수시켜서 천을 널고 발색시키면서 자갈 문양이 나타나도록 하는 것은 ‘생태문양 감물 염색기법’또는 ‘감물 생태 문양염 기법’으로 발전했다.

즉, 감물을 흡수시킨 천을 발색하는 과정에서 돌, 나뭇잎 등을 올려놓고 차광을 시켜, 천에 돌이나 나뭇잎 모양의 문양이 나타나도록 하는 ‘감물 생태 문양염 기법’이 탄생 되었다. 
 
이것은 현재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천연염색 에코프린팅 기법과 크게 다르지 않다. 에코프린팅은 나뭇잎이나 꽃등을 천에 밀착시키고 열을 가해 나뭇잎이나 꽃의 색소가 천에 전이되어 잎이나 꽃 모양으로 염색되게 하는 것이다.

감물의 ‘생태 문양염 기법’은 에코프린팅과 달리 열원(에너지)을 사용하지 않고, 제주의 태양, 바람, 돌, 나뭇잎에 의해 천에 나뭇잎이나 꽃문양이 나타나도록 염색하기 때문이다. 
 
‘생태 문양염 기법’은 발전하고 활용 폭이 넓어져 손에 감물을 묻혀서 천에 찍는 핸드프린팅 기법, 천에 나뭇잎을 놓고 감물을 분무하여 문양염을 하는 방법 등으로 진화하고 있다.
 
소금기를 머금은 제주의 바람, 감물을 흡수시킨 천이 바람에 날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올려놓은 돌, 천 아래의 달궈진 돌이 발색을 촉진시켜서 만든 제주도의 감물 문양은 제주도의 바람과 돌이 만들어 낸 제주도 전통 감물염색의 소중한 자산이다.

이 자산을 체계화하고 발전시켜서 제주도발 세계의 염색 문화로 만들고, 그것을 통해 제주도의 문화가 조명받고 더욱더 풍요롭게 발전하길 기대한다. 
(패션저널&텍스타일라이프 ⓒ www.okfashi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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