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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그대는 희망을 믿는가
등록날짜 [ 2021년09월29일 10시59분 ]

[패션저널&텍스타일라이프:배연국 세계일보 논설위원]지난주 ‘오징어 게임’을 보았다. 오징어 게임은 넷플릭스에서 세계 시장을 석권한 한국 드라마이다. 

드라마를 보면 456명의 참가자 중에서 오직 한 사람만이 거액의 상금을 차지할 수 있다. 

 

삶의 벼랑에 몰린 사람들이 바늘구멍 같은 확률에 도전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게임을 벌인다. 왜 그들은 자신의 삶을 내던지고 죽음의 게임에 나서는가?

이유는 간단하다. 현실에서는 죽음의 고통에서 벗어날 희망조차 없지만 오징어 게임에는 바늘구멍만한 희망이라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를 한 번 돌아보자. 부패와 무능 정치가 청년들의 꿈을 빼앗고 자영업자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 

 

구더기처럼 들끓는 온갖 부패 세력은 정의와 공정마저 부패하게 만들어버렸다. 이런 세상에서 무슨 희망을 가질 수 있겠는가? 

 

사람의 생명이 파리 목숨처럼 죽어나가는 오징어 게임 속의 세상이 지옥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진짜 지옥은 희망이 바닥난 현실의 세상이 아닌가? 

 

이것이 드라마가 우리에게 던진 삶의 질문이다.

드라마를 보면서 지옥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지옥은 뜨거운 유황불로 가득한 저세상이 아니다. 

 

천국과 지옥을 가르는 기준은 유황불이 아니라 희망일 것이다. 아무 희망도 없는 그곳이 지옥의 맨 밑바닥이다. 단테도 ‘신곡’에서 지옥의 입구에 이런 글귀를 달았다. ‘일체의 희망을 버려라!’

희망은 우리가 간직해야 할 최후의 자산이다. 그리스 신화를 보면 인류 최초의 여성인 판도라가 상자 하나를 갖고 인간 세상으로 내려온다. 판도라는 "절대 열지 말라"는 제우스의 명을 어기고 그만 상자를 열고 말았다. 

 

그때 상자 안에 들어 있던 온갖 것들이 뛰쳐나왔다. 맨 먼저 작은 새가 나오더니 허공으로 날아갔다. 신들이 선물한 좋은 것들은 이렇게 저멀리 사라져버렸다. 뒤이어 질병, 재앙, 슬픔, 괴로움, 아픔, 미움 등이 땅바닥으로 쏟아졌다. 

 

판도라가 급히 상자 뚜껑을 닫았으나 이미 때는 늦었다. 상심에 빠진 판도라가 상자 안을 들여다보았다. 모두 날아가고 텅 빈 줄로만 알았던 상자 안에서 작은 것이 꿈틀거리고 있었다. ‘희망’이었다.

희망은 삶의 버팀목이다. 과학자들이 쥐를 이용해 생존 실험을 한 적이 있다. 한 곳은 완전히 깜깜하게 만든 뒤 큰 통에 물을 가득 담아 놓고 쥐 한 마리를 빠뜨렸다. 그러고선 익사하기까지 시간을 쟀는데 3분을 넘지 못했다. 

 

다른 곳의 쥐에게는 빛을 완전히 차단하지 않고 한 줄기 빛을 비추어 주었다. 그 쥐는 36시간 동안 살아 있었다. 깜깜한 곳에 있었던 쥐보다 700배나 오래 버틴 것이다. 희망은 한 줄기 빛과 같다. 그것에 의지해 우리는 삶을 단단히 부여잡을 수 있다.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는 아직 결말이 남아 있다. 일등 상금을 차지한 주인공 성기훈은 게임의 설계자인 억만장자와 마지막 게임을 한다. 억만장자 노인은 창밖을 내다본다. 눈이 내리는 겨울에 취객 한 사람이 거리에 쓰러져 있다. 

 

노인은 자정이 될 때까지 아무도 취객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지 않을 것이라는 쪽에 내기를 건다. 시간은 흘러가고 행인들은 취객을 무심코 지나친다. 

 

노인이 주인공에게 훈계하듯 말한다. “자네는 아직도 사람을 믿나?” 드디어 자정 3초 전, 한 여성이 경찰차를 불러 취객의 목숨을 구한다. 돈을 믿는 노인이 패배하고 사람을 믿는 희망이 승리하는 순간이다.

부패와 탐욕이 판치는 우리 사회는 드라마 주인공이 살던 세상과 다를 게 없다. 

 

그러나 우리에게도 아직 '3초'가 남아 있다. 내가 따듯한 손을 내미느냐에 따라 절망은 희망으로 바뀔 수 있다. 

 

그 한 번의 몸짓에 천국과 지옥이 판가름 난다.

(패션저널&텍스타일라이프 ⓒ okfashi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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