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정달력
공지사항
티커뉴스
OFF
뉴스홈 > Editor Story > 발행인-Story  
트위터로 보내기 네이버 밴드 공유 행사안내
기사글확대 기사글축소 기사스크랩 이메일문의 프린트하기
스토리-감
등록날짜 [ 2013년11월18일 03시37분 ]

■ 감의 계절이다. 마트 곳곳에서 감을 팔고 있다. 단감과 홍시가 많이 보였다. 아내가 감을 싸왔다. 아이들은 먼저 먹으려고 후다닥 설쳤다. 나는 버릇처럼 또 이렇게 말했다.

"감을 왜 사먹지..."
아내와 아이들은 어이가 없다는 듯 바라본다.
"..."

나는 매번 감을 보면서 입버릇처럼 이렇게 말하곤 한다. 왜냐하면 내게 있어 감은 돈주고 사먹는 과일이 아니였기 때문이다. 유년시절 감은 시골집 마당에 지천으로 늘려 있었다.

봄에는 감꽃이 만발했고 여름에는 파릿파릿한 덜익은 감이 발에 밟히는 것은 다반사였다.

가을이 오기전 덜 익은 감을 따다가 장독 속에 넣고 소금을 넣은 후 삭혀서 먹기도 했다. 가을은 감이 익어가는 계절이였다. 집집마다 빨갛게 익은 감들이 가지를 부러뜨릴 만큼 많이 달렸다.

이때쯤 감을 따다가 껍질을 벗겨 말렸다. 겨울에 먹을 곶감이 이렇게 탄생됐다. 곶감이 되기전에 먹는 덜 말린(반건시) 곶감이 맛있었다. 특히 할머니 몰래 훔쳐 먹는 덜 말린 곶감이 참 달고 입맛을 당겼다.

곶감으로 선택받지 못한 감들은 빨갛게 익어 주렁주렁 계급장처럼 매달렸다. 때론 홍시가 떨어져 감나무 밑은 온통 감범벅이 되곤 했다. 감이 썩으면서 나는 달콤시쿰한 냄새도 진동을 했다.

늦가을이 되면 장대로 홍시를 따느라 바빴지만 겨울이 오기전까지 감을 다 따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눈이 내리는 겨울까지 나무 꼭대기에 홍시가 메달려 있었다. 이것을 까치밥이라고 한다. 실제 까치가 와서 이 홍시를 먹고 가곤 했다.

눈 내리는 겨울 시골집 장독에는 홍시가 가득 담겨 있었다. 긴 밤 홍시는 귀한 야식이였다. 이렇게 1년 내내 감은 주위를 맴돌았다. 그래서 감은 돈을 주고 사 먹는 과일이 아니였던 것이다.(조영준의 음식스토리에서...)

■ 조영준 SNS: ▶트위터  ▶페이스북  ▶블로그홈  ▶네이버블로그  ▶인스타그램  ▶미니홈
(패션저널&텍스타일라이프 ⓒ okfashion.co.kr)

조영준 이기자의 다른뉴스보기
무통장입금 정보입력 입금자명
입금일자
(입금자명 + 입금일자 입력후 국민은행:760-01-0057-191/세계섬유신문사로 입금해 주세요)
[관련뉴스]
칼럼-제주도 전통 감물염색 시간대에 숨겨진 비밀
칼럼-제주도 감낭과 전통 감물염색
포토스토리-감말랭이
스토리-곶감 이야기
오늘생각-고향을 떠나며...
스토리-추억의 감
트위터로 보내기 네이버 밴드 공유 행사안내
기사글확대 기사글축소 기사스크랩 이메일문의 프린트하기



오늘생각-민간요법 (2015-01-11 22:00:26)
오늘생각-권투 (2013-11-10 00: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