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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섬유업종에서 멀어지는 태광그룹
등록날짜 [ 2006년08월24일 00시00분 ]

섬유기업으로 성장해온 태광그룹(태광산업)이 섬유사업은 외면하고 유선방송사업(안양방송 등)과 홈쇼핑사업, 금융기업(흥국금융그룹)으로의 변신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어 가뜩이나 침체된 업계에 찬물을 뿌리고 있다.

특히 최근 불거진 사행성 오락 게임 상품권 업체인 한국도서보급에도 태광그룹 이호진 회장과 그의 아들이 최대주주로 등극 해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이에 반해 섬유사업은 대한화섬이 폴리에스터 단섬유 사업을 중단했고 폴리에스터 병용칩도 라인을 대폭 축소 시켰으며 태광산업의 주력인 스판덱스도 상당부분 축소하는 등 섬유분야와는 담을 쌓고 있어 대조적이다.

기업이 생존하기 위해 수익성 높은 곳으로 발길을 옮기는 것을 실날하게 비판할 수 만은 없지만 그래도 기업이 가져야 하는 최소한의 상도의라는 것이 있지 않을까.

제조업(섬유사업)으로 돈을 벌어 비제조업으로 발길을 옮기는 것도 모양세가 좋아야만 동종 업계로부터 빈축을 덜 사는 것이다.

우리나라 재벌 기업 대부분이 그러했듯이 초창기 섬유사업에서 발판(종자돈)을 구축(마련)한 뒤 덩치를 키웠고 그렇게 문어발식 확장이 성공하면 섬유사업은 헌신짝처럼 버리기 일쑤였던 것이 대한민국 산업계의 흐름 이였지만 섬유업을 영위 할 때 만큼은 업계를 위해 무언가 기여를 했거나 좋은 일을 많이 한 기업들도 있었다.

그러나 그렇지 못한 기업도 있었다.

섬유사업을 발판으로 재벌 그룹이 된 기업은 삼성을 비롯해 SK, 효성, 삼양사, 대우, 새한, 태광산업, 코오롱 등이다.

이들 재벌그룹 가운데는 아직도 섬유나 패션사업체를 거느린 경우도 있고 완전히 손을 뗀 경우도 있다. 이에 반해 섬유사업에 애착을 갖고 적극 투자하고 밑지는 사업이라도 좋은 날이 올 것을 기다리며 고군분투하는 그룹도 아직 있다.

섬유업계는 이들 재벌 그룹들이 섬유사업을 약화시키고 다른 사업으로 변신하는데 대해 늘 서운한 감정을 가지고 있었지만 태광의 변신에 대해서는 그 서운함이 더 심한 것 같다.

이런 감정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태광의 태동과 성장과정 등을 간략히 정리해 봐야 한다.

1960-70년대 태광그룹은 늘 2등주의로 일관하면서 섬유사업을 통해 고속 성장을 해왔다.

창업주 고 이임룡 회장은 섬유사업을 모태로 태광 이라는 작은 기업을 재벌그룹으로 성장시킨 장본인이다. 지금의 태광산업은 섬유사업으로 축척한 자본을 발판으로 성장했고 그것을 토대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태광의 고속성장에는 아크릴과 황금 알을 낳는 거위였던 스판덱스가 효자노릇을 했다.

이 같은 섬유품목의 노다지로 인해 [재무구조 최고], [부채 없는 기업], [주가 최고 기업]이 된 것이다. 이것이 화려했던 태광 전성기 모습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태광이 잘 달리던 시절 섬유업계를 위해 어떤 기여를 했는지 꼽을 수가 없다.

그렇다고 생산직 사원이나 임직원들에게 최고의 대우를 했다는 말도 들어보지 못했다.

이 때문일까 창업주 고 이임룡 회장 타계를 전후 해 태광은 하루가 멀다하고 노사분규로 몸살을 앓았다.

과격한 노조에도 문제가 없진 않았지만 기업주의 섬유산업 발 빼기 인식이 자리 잡은 상태에서 원만한 노사 관계가 이루어질리 만무했다.

태광이 섬유사업에 주력할 때 보수적인 기업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노력한 흔적도 찾기 어렵다.

대한민국 섬유산업이 침체된 이면에는 투자기피 등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한 재벌 섬유 대기업들에게도 책임이 있었다고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섬유사업으로 돈을 벌어 다른 곳으로 돌아서는 재벌 대기업에 대해 돌아설 여력 조차 없어 오로지 섬유사업에 매달려 좋은 날이 오기만을 기다리는 중소 하청 섬유기업들의 허탈한 마음을 과연 이들 재벌 대기업들이 얼마나 헤아리고 있을까.

이 때문에 섬유사업에 애착이 없는 기업에 대해 업계가 일치단결해 경종을 울릴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들리고 있다.

더 이상 애착 없는 대기업들이 섬유업계를 외면한 채 떠나지 않도록 중소업체들도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 거래관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태광이 잘 달릴 때 그 같은 성공을 보고 섬유사업에 뛰어든 섬유 경영자도 있었을 것이다.

태광의 건실한 재무구조와 황금 주 행진을 보고 섬유업계로 발길을 옮긴 근로자들도 많았을 것이고 주식시장에서 황금주로 등극한 태광의 위상에 자랑스러워 하고 돈 잘 버는 이런 기업이 장차 우리나라 섬유산업을 위해 큰 일을 해 낼 것이라는 기대감도 없진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착각이었다.

태광은 돈이 많았지만 R&D 투자와 브랜드 육성 같은 쪽으로 눈을 돌리지 않았다. 사무실의 기자재(컴퓨터, 사무기기)와 임원실 등은 영세기업에 가까울 만큼 열악했다.

특히 은둔과 보수경영은 극을 달렸다.

기업 경영도 일반 주주들의 참여도가 극히 낮아 이상한 지배구조를 갖고 있었고 태광산업과 대한화섬에 이중 근무하는 임직원도 상당수 있었다.

창업주 고 이임룡 회장은 우량기업을 일구었지만 업계를 위해 나서는 경우가 거의 없었는데 2세 경영자가 된 이호진 회장 역시 거의 은둔에 가까울 만큼 모습을 들어내지 않았다.

그것이 태광의 한계였다.

이런 한계를 타파하거나 극복하려는 의지도 전혀 시도하지 않은 채 섬유사업은 희망이 없다는 말만 경영진 쪽에서 수시로 흘러나온 것이 몇 년전 일이다.

섬유산업에 희망이 없는 것이 아니라 태광 자체가 섬유사업을 육성할 의지나 애착, 투자의욕이 약했다고 보는 시각이 더 강하다. 

섬유사업에 희망이 없다고 하던 당시만 해도 태광의 재무구조는 최고 우량이였고 스판덱스의 수익률도 좋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효성이 스판덱스 사업에 엄청난 금액을 투입 신규로 뛰어 들었던 것이다. 효성은 태광이 가진 한계 즉 약점을 파고 들었고 결국 스판덱스 시장에서 난공불락으로 여겨지던 태광산업을 추월했던 것이다.

효성은 태광과 달리 막대한 돈을 투입 [크레오라]라는 브랜드를 적극 육성하면서 다국적기업인 듀폰(현 인비스타)에 맞서기 위해 세계 유명 전시회에 잇따라 참여하는 등 태광과 전혀 다른 전략을 구사했었다.

이렇게 소극적인 전략으로 섬유시장에서 밀리자 태광은 이제 섬유사업을 버리고 유선방송과 홈쇼핑, 상품권사업, 금융업 쪽으로 막대한 돈을 투입하며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이제사 보수적인 마인드도 바꾸겠다는 얘기도 들린다. 

섬유시장에서는 태광과 같은 마인드가 일시적으로 통했을지는 모르지만 금융이나 다른 서비스 분야에서 과거 태광이 가졌던 마인드로는 시장을 절대 파고 들 수 없다는 것을 인식했기 때문일 것이다.

태광그룹이 진작 섬유사업에서 그런 변화된 마인드를 가졌다면 한국섬유산업도 많은 것이 달라졌을 것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금융과 다른 사업에 투입하는 자금을 섬유와 패션 쪽에 쏟아 부었다면 태광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섬유패션산업이 몰라보게 달라졌을 것이다.

태광은 섬유연구에 더 많은 자금을 투자해 첨단 혁신 소재 개발에 앞장설 수 있었고 영세한 중소 하청업체를 적극 지원할 수 있었음은 물론 섬유사업부 임직원들에 대한 처우 개선도 가능했던 기업이었다.

해외전시회 등에 적극 참가해 브랜드를 알리고 섬유산업 육성을 위해 발벗고 나섰다면 태광은 세계 섬유업계에서 그 위치가 크게 높아 졌을 뿐만 아니라 지금 태광이 변신에 몸부림치지 않아도 됐을지도 모른다.

태광이 그렇게만 했다면 우리나라 섬유업계가 일본의 도레이 같은 기업을 부러워하지 않아도 됐을 것이다.

최근 금융사업에 포진한 태광그룹 계열사(흥국금융그룹) 경영진과 임원진들의 면면을 살펴보니 그 당시 섬유사업체에 몸담았던 인사들도 상당수 포진돼 있었다.

과연 그들이 섬유사업을 이끌면서 보여준 마인드를 하루아침에 바꿀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을 갖게 만들었다.

앞으로 태광그룹이 섬유사업을 버리더라도 이것만은 알아야 할 것이다.

특히 섬유사업으로 재벌이된 부친 재산을 고스란히 물려받은 태광그룹 이호진 회장은 가슴깊이 새겨야 한다.

태광의 변신은 스판덱스와 폴리에스터 원사(PEF), 폴리에스터 원면(PESF), 나일론, 아크릴 같은 섬유소재를 구입해간 수많은 대한민국 중소 섬유기업체와 섬유사업부 임직원들의 땀과 노력 때문에 가능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패션저널&텍스타일라이프 조영준  대표기자]

(패션저널&텍스타일라이프 ⓒ okfashi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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