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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인니 바틱의 산업화 과정과 천연염색의 길
등록날짜 [ 2023년05월11일 09시00분 ]

[패션저널&텍스타일라이프:허북구 나주시천연염색문화재단 국장]코로나 유행 이후 천연염색 공방 업계가 침체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천연염색 의류 업체 중에는 폐업을 하거나 비중을 줄인 업체도 상당히 늘어났다. 반면에 최근 천연염색 회화작품이나 공예품의 전시회에서는 작품의 판매량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서는 다양한 각도에서 심도 있는 분석이 필요하겠으나 큰 흐름은 ‘천연염색 의류의 산업화’그리고‘물건의 풍요로움의 추구’에서 지식, 서비스, 디자인, 콘텐츠 등‘마음의 풍요로움의 추구’라는 가치관의 변화 등 몇 가지 요인을 꼽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천연염색의 산업화’와 관련해서는 인도네시아 바틱을 사례 삼아 개략적인 설명이 가능하다. 인도네시아에서 바틱은 원래 왕족 문화에 뿌리를 두고 있었다.

그것이 자바섬을 중심으로 보급이 되었고, 네덜란드 여성들에 의해 산업화가 시작되었었다.
 
1595년부터 네덜란드의 상인들은 인도네시아를 왕복하면서 향신료 무역을 했다. 무역은 큰 수익을 올렸으나 네덜란드에서 인도네시아까지 선박의 왕복에는 2-3년 이상이 소요되었고, 큰 위험이 뒤따랐다.

네덜란드 정부는 안정적인 수입을 얻기 위해 1602년에 현재의 자카르타 지역에 ​네덜란드 동인도회사를 설립하고, 이것을 계기로 1949년까지 인도네시아를 식민통치했다. 
 
당시 인도네시아에 파견된 군인과 공무원 등의 월급은 넉넉치 않아 부인들은 부업을 했는데 그중의 하나가 바틱 무역이었다.

인도네시아에서 바틱을 저렴하게 사서 유럽에 비싸게 파는 것이었다. 네덜란드 여성들은 그 과정에서 유럽의 소비자들이 좋아하는 꽃다발 문양 등 밝고 화려한 스타일의 바틱을 주문 생산하였다. 그것은 네덜란드식의 바틱으로 ‘바틱 벨란다(Batik Belanda)’로 불리면서 유럽에서 인기를 얻었다.
 
유럽에서 바틱 상품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유행하자 네덜란드, 중국인, 인도인, 아랍인 등 민간 자본이 인도네시아의 바틱에 직접적으로 투자됐다. 이들 민간 자본은 교통망이 정비되어 있고 물류가 쉬운 인도네시아 북부 해안지역인 치르본, 페칼롱안에서 수출을 목적으로 한 바틱을 대량 생산하고 유통했다.
 
급기야는 바틱의 제작 방식에도 변화를 꾀했다. 찬팅(canting)이라는 도구를 이용해 왁스로 문양을 그린 다음 염색하는 인도네시아 전통적인 바틱(batik)은 천 한 장을 완성하는 데 보름에서 한 달씩 소요되다 보니 생산성이 낮앗다. 바틱 상인들은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문양 도장인 찹(cap)을 도입해 생산성을 높였다. 
 
이후 화학염료의 등장, 프린트 기술의 발달로 바틱(batik)을 프린트에 의해 대량 생산이 가능해졌고, 1930년대 이후에는 유럽에서 생산된 프린트 바틱이 인도네시아로 역수입되었다. 손으로 그리거나 찹 바틱과 달리 프린트 바틱은 간단해 인도네시아 바틱은 파멸에 이를 정도였다.
 
그러나 인도네시아 전통적인 수제 바틱은 프린트 바틱으로 대체할 수 없는 전통과 역사성, 예술성, 인도네시아의 정체성이라는 가치와 더불어 인도네시아 정부의 육성책에 힘입어 부활해 산업적 및 문화적으로 굳건한 위치를 지키고 있다(허북구. 2022. 미래를 바꾸는 천연염색. 중앙생활사).
 
인도네시아의 바틱은 위와 같이 네덜란드 여성들에 의해 국제화가 되었으며 그 과정에서 전통문양, 색채 등에서 정체성을 잃게 되었고, 도장 바틱(batik cap)과 프린트 바틱으로 등장으로 전통적인 기술이 소실될 위기에 놓인 적이 있었다. 
 
그 상황은 오늘날 천연염색이 세계적인 기업의 참여에 의해 저렴한 염료의 생산과 유통, 염색기에 의한 대량 염색과 저가 상품의 대량 유통 등 산업화되고 있는 상황 그리고 수제염색을 해 왔던 공방이 위기에 처한 상황 등과 비슷하다.
 
그런데 인도네시아 바틱은 산업화라는 환경 변화 속에서 전통성과 예술적 가치 그리고 수제(手製)라는 가치를 높이고, 그 가치를 추구하는 소비자를 개척하고 공급하면서 살아남았다.

이러한 사례와 더불어 최근 천연염색 작품 전시회에서 작품 판매가 많이 늘어난 현실, 마음의 풍요로움을 추구하는 가치관의 급성장 등의 환경 변화는 천연염색 공방이 어떠한 길을 걸어가야 생존하고 발전할 것인가를 암시하고 있다.
(패션저널&텍스타일라이프 ⓒ okfashi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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