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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제주도 감물염색 걸렝이와 태국의 파카오마
등록날짜 [ 2023년03월13일 15시00분 ]
[패션저널&텍스타일라이프:허북구 나주시천연염색문화재단 국장]제주어 중에는 걸렝이라는 말이 있다.

이것은 국어사전에 ‘띠’와 ‘거지’의 방언이라고 설명되어 있으나 제주도에서는 주로 아이를 업을 때 쓰는 것으로 너비가 좁고 긴 헝겊을 가리킨다.

제주도에서 걸렝이는 서귀포시 성산읍 신풍리의 경우 걸레에 대한 방언으로 사용되기도 했으나 일반적으로 애기도 업고, 애기구덕을 멜 때 사용한 천이다.
 
제주도의 걸렝이처럼 생긴 천을 이용하는 문화는 태국, 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아 일부 국가에도 있다. 특히 태국에서는 긴 천을 아기를 안을 때 감싸는 끈뿐만 과거 책보자기처럼 물건을 나르거나 묶는 용도로 사용하는 문화가 있다.

또한 일할 때는 허리에 차거나 목 수건처럼 목에 두르고 땀을 닦을 때 이용하고, 쉴 때는 땅에 까는 깔개로 이용하는 문화가 있다. 야외에서 목욕할 때는 몸을 가리고, 햇볕을 가리는 용도로도 사용된다.
 
태국에서 다용도로 사용되는 이 긴 천은 파카오마(Pha Khao Ma)라고 불린다. 파카오마는 폭 60-80cm, 길이 120-180cm의 체크무늬 천이다. 그 역사는 태국 북부의 고대 왕국인 요녹(Yonok) 왕국 때부터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태국의 거의 모든 지역에서 사용되어 온 문화유산이다. 
 
벽화 유물 등에 나타난 자료에 의하면 파카오마의 사용자는 서민들뿐만 아니라 귀족들도 사용하였는데, 귀족들이 사용했던 것들은 다양한 색상의 꽃 패턴 등 아름답고 화려한 문양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파카오마의 제작은 천연 염색한 실을 이용해서 직조했으며, 지역에 따라 다양한 패턴이 있었다.

현재는 합성 섬유에 합성염료로 염색된 상업적인 제품이 많이 유통되고 있으나 직접 직조를 해서 사용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가정, 학교, 지역사회의 직조센터에서도 파카오마를 만들고 이용할 수 있도록 여건이 갖춰져 있다. 
 
태국 정부는 파카오마가 태국에서 오랫동안 계승되어 온 조상들의 지혜로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며, 삶의 전환을 보여주는 다양한 중요한 의식 전통에도 사용되는 것으로 태국의 독특함을 보여주는 문화라는 점에서 2013년 태국 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

또한 파카오마의 특성이 유네스코 무형유산협약 2조1항에 명시된 무형문화유산 기준의 ① 사회적 실행, 의식 그리고 축제, ② 자연과 우주에 대한 지식 및 관습, ③ 전통적 공예기술의 조건에 맞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서 태국 정부는 지난 2월 28일 내각 회의에서 파카오마를 태국의 유네스코 무형문화등록 추천 종목으로 결정하였다. 그리고 이달(3월) 중으로 유네스코에 무형문화유산 등록 지정을 요청하는 서류를 제출할 예정이며, 심사 후 2027년에 지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태국은 2003년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보호를 위한 협약 당사국이 된 후 2018년에 콘(Khon, 가면극), 2019년에 타이 마사지(Thai Massage)가, 2021년에 노라(Nora, 태국 남부의 무용극)가 유네스코 무형유산에 등재됐다.

이미 신청한 태국 송크란 축제(Songkran, 태국설날 축제)는 올해 그리고 똠양꿍(Tom Yam Kung, 태국 전통 음식)은 2025년에 발표 예정인데 둘 다 등재 가능성이 높아 파카오마는 6번째로 등재될 가능성이 높다.
 
한편, 태국의 전통적인 파카오마는 천연염색한 것으로 지역에 따라 패턴이 다른 가운데 체크무늬가 많은 데 비해 제주도의 걸렝이는 문양은 없으나 감물로 염색한 것들이 많이 사용되었다.

제주도에서 걸렝이에 감물염색을 한 주요 이유는 천이 질겨지게 하기 위한 것이다. 이것은 색을 나타나게 하기 위한 일반적인 염색문화와는 다른 제주도만의 독특한 감물염색 문화이다. 
 
제주도 감물염색은 파카오마 못지않게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 가치가 높고(허북구. 2022. 미래를 바꾸는 천연염색. 중앙생활사), 고유의 감물염색 걸렝이는 오늘날 스카프, 문양염 등을 해서 패션 소품, 장식물, 덮개나 깔개 등 다양하게 응용하여 사용할 수 있는 문화 자원이다.

제주도 걸렝이를 통한 제주도의 정체성 함양과 걸렝이의 상품화에 의한 소득 증대 측면에서 법고창신(法古創新)하길 기대한다.
 
(패션저널&텍스타일라이프 ⓒ okfashi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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