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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제주도 감물염색 갈옷의 재염색과 노동 편의성
등록날짜 [ 2023년03월03일 09시26분 ]

[패션저널&텍스타일라이프:허북구 나주시천연염색문화재단 국장]염색(染色)은 색을 물들이는 것이다. 
 
섬유(직물과 원사) 염색은 염료 또는 안료로 직물에 색상을 추가하는 과정으로 주요 목적은 색을 나타내는 것이다. 
 
직물 등 섬유에 색을 나타내는 방법과 기술은 다양하다. 직물에 특정 색만을 염색하는 방법, 문양 염색하는 방법 등 다양하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염료, 도구 및 기술이 적용되며, 색을 나타내는 이유는 대부분 미학적 및 상징적 측면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직물에 특정의 색만을 염색했던 문화는 우리나라에도 오랜 역사가 있다. 신라 시대에는 홍화를 사용한 홍색 전용의 관영공장인 염색소(染色所)와 소방목을 염재로 자주색과 적색을 염색했던 소방전(蘇芳典) 등이 있었다.

조선 시대에는 경공장(京工匠)의 하나로 청색 염직물(染織物)을 전문으로 맡아 하는 장인(匠人)인 청염장(靑染匠) 외에 홍염장(紅染匠)과 황단장(黃丹匠) 등이 있었다.
 
직물에 문양 염색하는 전통적인 기술과 문화는 세계 각지에 다양하게 존재하는데, 그중에서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에 2009년과 2018년에 각각 등재된 ‘인도네시아 바틱(Indonesian Batik)’과 유럽의 '블루프린트 염색(Blueprint dyeing)'이 대표적이다.
 
인도네시아 바틱은 뜨거운 밀랍으로 천에 문양을 발라 염색되지 않게 하고, 천을 한 가지 염액에 푹 담가 선택적으로 색을 내고, 끓인 물로 밀랍을 제거하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원하는 여러 가지 색으로 염색하는 기술이다. 
 
블루프린트 염색은 체코, 슬로바키아, 독일, 오스트리아, 헝가리가 공동으로 지명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에 등재된 것으로 18세기와 19세기에 중부 유럽으로 퍼진 염색기술이다. 이것은 문양이 조각된 목판 등에 방염제를 바른 후 직물에 찍어 방염처리를 한 후 쪽 염색을 한다. 
 
염색 후에는 방염제를 제거해 방염제가 발라진 부분에 문양이 생기도록 하는 염색기법이다. 염색을 마친 후 직물을 사용하다가 색이 바래게 되어 직물을 다시 염색하면 문양을 그대로 재현하는 것이 어려워 재염색은 찾아보기 힘들다. 
 
우리나라의 홍화염색, 쪽 염색, 인도네시아 바틱, 유럽의 블루프린트 염색은 염료와 염색기술에 차이는 있으나 색을 나타내는 염색 자체에 목적이 있는 공통점이 있다.

전통적인 천연염색은 이처럼 대부분이 색이 나타나도록 하면서 동시에 색이 잘 빠지지 않도록 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런데 제주도 전통 감물염색은 염색의 본질적인 목적인 색을 나타내는 것 외에 작업복에서는 노동의 편의성이라는 측면에서 염색이 이루어진 독특한 특성이 있다.

즉, 과거 제주도에서 노동복에 대한 염색은 ① 때가 타는 것 방지, ② 옷의 세탁 편의성, ③ 거친 풀이나 가시 등으로부터 몸의 보호라는 목적도 있었다. 
 
이러한 특성은 세계 천연염색 문화사에서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사례이며, 우리나라처럼 감물을 직물 염색 염료로 이용하는 문화가 있는 일본과도 차별화되는 특성이다.

일본에서는 감물을 발효시켜서 염료로 이용하므로 염색 직물은 제주도 감물염색 직물에 비해 가죽질 같은 질감이 적고, 뻣뻣하지도 않다.
 
제주도에서 감물염색이 된 노동복 직물은 질감이 가죽질 같고 뻣뻣한 정도는 숲에서 일할 때 거친 풀이나 가시 등으로부터 몸을 보호해 주므로 노동의 편의성과 비례했다.

감물염색한 옷을 오랫동안 입어서 뻣뻣한 정도가 약해지면 가시 등에 쉽게 찔리게 되어 일할 때 불편 정도가 증가했다.

그래서 자동차를 많이 타면 연료를 자주 보충해야 하는 것처럼 일을 많이 해서 갈옷이 부드러워지면 감물을 자주 들여서 입었다. 
 
갈옷을 생활복으로 이용했을 때는 많이 입으면 옷감이 힘이 없어진 것도 한 이유지만 색깔이 바래진 것을 개선하기 위해 다시 감물을 들였다. 그러면 처음 감물 들인 것처럼 예쁘지는 않으나 색이 진해지는 효과가 있었고 풀을 먹인 것처럼 뻣뻣한 효과도 있었다.

그래서 과거 제주도에서는 보통 감물염색한 후 이삼 년에 한 번씩 감물을 들여 입었다(허북구, 박지혜. 2013. 근대 제주도의 감 문화와 감물염색. 세오와 이재). 
 
감물염색한 갈옷을 노동복으로 이용했을 때는 생활복보다 재염까지의 기간이 짧았고, 횟수가 많았다. 특히 숲속에서 작업하거나 소를 키우고 있어 자주 촐(꼴)을 마련해야 하는 등 거친 풀이나 가시 등과 접촉 빈도가 높은 사람들은 감물을 자주 들였다.

이때 감물의 재염색 기준은 옷의 색깔이 아니라 직물의 뻣뻣한 정도였으며, 1년에 2번 이상을 들였다는 제보도 있었다. 제주도의 감물염색은 위와 같이 색의 표현성 외에 노동 편의성 측면에서 염색이 이루어졌고, 재염색이 이루어진 특성이 있다.

재염색은 옷의 용도에 따라 달랐는데, 노동복에서는 노동의 편의성을 증가시키기 위해 자주 염색했던 문화가 있었다.
(패션저널&텍스타일라이프 ⓒ okfashi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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