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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제주도 전통 감물 염색과 그물 염색
등록날짜 [ 2023년01월31일 11시06분 ]
[패션저널&텍스타일라이프:허북구 나주시천연염색문화재단 국장]제주도에서 감물염색은 어부들이 낚싯줄이나 그물 테를 질기게 만들기 위해서 감물을 들였던 데서 비롯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온다.

제주도 감물염색의 유래에 관련해서 종종 회자되는 이야기인데, 다른 나라에도 염료만 다를 뿐 비슷한 설화가 있다.
 
타이완 지롱시(基隆市) 바저우즈(八斗子)에서는 1770년대에 두씨(杜氏) 오형제가 바다를 건너 무인도에 정착한 후 면직물과 대마로 그물은 만들었다.

그리고 형제는 섬에서 자라는 서랑이라는 식물 뿌리로 그물을 염색했으며, 그것이 서랑 염색의 전통이 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해 오며, 최근에 관련 행사도 하고 있다. 
 
지룽시 바저우즈에서 그물 염색에 사용했던 것으로 전해지는 서랑은 뿌리에 타닌이 풍부한 다년생 덩굴식물로 염색, 방부, 방수, 냉각의 기능이 있다. 중국 남부, 타이완, 베트남, 일본 오키나와에 분포한다.

송나라 때는 중국 남부에서 무두질 재료로 사용되었으며, 명대에는 염료로 많이 이용되었다(賈0文. 2014. 東亞薯?的貿易與工藝-以漁網, 船帆, 衣服防腐0中心. 國立臺灣海洋大學 碩士論文).
 
서랑은 특히 광저우 포산시(佛山)의 특산물로 비단인 향운사(香雲紗)의 염료식물로 유명하다. 향운사는 서랑으로 비단을 염색한 후 진흙으로 매염처리를 한 것인데, 그 유래는 어부들이 서랑으로 그물을 염색하다가 옷에 묻은 서랑 즙의 염료적 가치를 발견하고 염색에 이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허북구. 2017. 중국 광둥성 순더의 진흙 염색과 천연염색 비단 향운사. 세오와 이재).
 
제주도 감물염색이나 중국 향운사의 설화에서 그 유래가 그물 염색이라는 것은 그만큼 그물에 염색 필요성이 높기 때문이다.

세계의 많은 지역 어부들은 그물을 물로 위장하고 가라앉는 속도, 내마모성, 바닷물에 의한 그물의 부식 방지, 매듭 안정성 향상 및 어획량을 높이기 위해 종종 그물을 염색해 왔다.
 
그물의 염색문화는 세계 각지에 있었다. 과거 동남아시아의 많은 지역에서는 서랑을 그물염색에 사용한 가운데, 말레이시아 서해안의 어부들은 황마로 만든 그물을 강화하기 위해 맹그로브 염료를 사용했다. 인도의 어부들은 타닌 함량이 많은 카테추 아카시아(Acacia catechu)로 그물을 염색했다. 
 
일본의 어부들은 소귀나무(Myrica rubra) 등 몇 가지 염료식물과 함께 발효시킨 감물을 그물 염색에 사용했다.

우리나라에서도 그물과 투망 등에 감물염색을 했던 문화와 함께 남해안 지역에서 소나무 속껍질을 삶아서 투망과 그물에 염색했던 문화가 존재했었으며, 그 전통은 현재도 이어지고 있다(허북구. 2016. 근대 전남의 천연염색 문화와 전통기술. 세오와 이재). 
 
그물 등 어구에 감물을 염색하는 기술과 문화는 일제강점기에까지도 상당히 일반화되었는데, 1935년 2월 27일자 조선일보 ‘시삽제조법여하(枾澁製造法如何)’라는 기사를 읽어보면 지역 간에 편차가 컸던 것으로 해석된다. ‘시삽제조법여하’는 전라북도 김제에 사는 독자가 질문을 했고, 그 답에 관한 것으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질문/ 그물을 오랫동안 보존 또는 사용하기 위해 시삽(枾澁, 이하 감물로 해석하여 게재함)을 첨염(添染)하는데, 그 제조법을 몰라서 후원에 있는 감나무를 두고서도 고가(高價)의 감물을 사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감물을 가정에서 간이로 제조하는 방법과 그 저장법을 알려 주세요. 김제 독자.
 
답변/ 미숙한 감을 채취하여 잘 마쇄한 후 사기 혹은 초자(硝子)로 만든 그릇(철제 그릇은 좋지 못합니다)에 넣고 냉수를 적당히 가하야 3-4일간 침지하여 두면 감물이 됩니다. 냉수의 주입은 저장용을 제조할 경우에 소량으로 하고, 그렇지 않을 때는 다소 많이 주입하여도 좋습니다. 만약 농도가 짙거나 옅은 감물을 저장할 때는 서서히 저온으로 수분을 발산시켜 농도가 걸게 되면 사기로 만든 그릇에 넣어 밀폐하여 둡니다. 계(係)”
 
위의 질의응답 내용은 1935년도 기사인데, 제주도에서는 이전부터 감물이 그물은 물론 옷 염색에 일상적으로 이루어졌고, 염색기술은 보편적이었음을 말해 주는 자료가 많다. 또한 제주도에서는 기사 내용과는 달리 연자방아를 이용해서 미숙감을 대량으로 파쇄하고 즙을 내어 그물을 염색하는 등 그물 염색문화의 보고(寶庫)였다. 
 
(패션저널&텍스타일라이프 ⓒ okfashi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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