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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제주도 감물염색 갈옷과 삯바느질 및 바농질와치
등록날짜 [ 2023년01월15일 12시33분 ]

[패션저널&텍스타일라이프:허북구 나주시천연염색문화재단 국장]바느질은 ‘바늘+질’의 늘에서 ㄹ이 탈락한 것으로 실을 꿰어 옷을 짓거나 꿰매는 일이다.

그 역사는 구석기 시대부터 이어져 온 유서 깊은 인류의 작업 방식 중 하나이다. 원시시대 원시인들도 바느질로 옷 정도는 대부분 해서 입었다.
 
바느질 중에서 다른 사람의 바느질을 해 주고, 품값을 받는 것을 삯바느질이라 한다. 삯바느질처럼 전문적으로 바느질을 했던 역사는 오래되었다. 조선 시대 상의원(尙衣院))에 속하여 바느질을 맡아 하던 기녀(妓女)는 침선비(針線婢)라 했다.

남의 집에 고용되어 바느질을 도맡아 하는 여성은 침모(針母)라 불렀다. 바느질하는 삯바늘집을 침가(針家)라 했고, 장인의 수준에 오른 이는 침선장(針線匠), 솜씨 좋은 이는 선수(善手)라고 불렀다(강문종 외. 2000. 조선잡사. 민음사). 
 
침선비나 침모를 따로 둘 형편이 못 되면 침가(針家)를 이용했는데, 삯바느질은 가난한 양반 여성이 주로 했다. 생계가 어렵다고 해서 양반 여성이 밖에서 일하기 어려웠던 조선 시대에 삯바느질은 집에서도 할 수 있었고, 바느질은 당시 여성의 기본 소양이었기 때문이다.
 
삯바느질이라는 직업은 조선 시대뿐만 아니라 근대에도 있었으며, 제주도에서도 있었다. 제주도에서는 바느질을 바농질이라 했고, 삯바느질처럼 바느질을 전문적으로 하는 바느질꾼에 대해서는 제주어로 바농질와치라 했다. 
 
바농질와치에서 와치는 꾼, 전문가, 장인을 뜻하는 제주어이므로 제주도에서 바농질와치는 일종의 침가(針家)를 뜻했고, 침가에서는 갈옷도 만들었다.

바농질와치는 바농상지(제주도에서 바느질 도구를 담는 상자를 의미하는 것으로 바농쌍지라고도 함)에 콘바농(큰 바농이라고도 하며, 이불만들 때 사용하다고 해서 이불바농이라고도 함), 예전에, 중국에서 만든 바늘을 이르던 말인 당침(唐針)에서 유래된 뎅침바농, 손바농, 골메(골무), 접제기(집게) 등 도구를 갖추고 있었다.

보다 전문적으로 바느질을 하는 바농질와치는 재봉틀을 갖추고 있었다.
 
제주도의 각 가정에서는 생활복은 여성들이 대를 이어서 만드는 법을 배우고, 만들었기 때문에  바농질와치는 주로 관혼상제에 이용되는 옷을 주문받아서 제작하였다. 일제 강점기 이후에는 생활복과 교복 등을 주문 받아 제작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제주도에서 감물을 전문적으로 판매하거나 염색해 주는 곳은 없었으나 바농질와치에게 갈옷 제작을 의뢰하는 경우는 있었다. 갈옷의 제작비는 보리쌀 한 말에 1,300원 하던 시기 기준으로 갈옷 한 벌 제작 가격은 밭 하루 갈아주는 값과 같았다.

검질(잡초매기)로 하면 3일 동안 일하는 것에 해당되었고, 보리쌀로 받으면 두 되였다(김미진 등. 2021. 시집올 때 입어난 장옷 죽엉 가멍도 입곡. 제주학연구센터). 즉, 갈옷 제작 값은 「3일간의 검질 품삯 = 밭 하루 가는 값 = 보리쌀 두되 값」이었다.
 
당시에 갈옷을 만들 때는 자로 재단을 하지 않고 눈짐작으로 재단하여 만들었고, 재봉틀이 사용되었으므로 노련한 바농질와치에게는 결코 저렴한 가격은 아니었다는 것이 제주 어르신들의 말씀이셨다. 당시에 시골의 어르신들이 바농질와치에게 갈옷 제작을 의뢰했던 것은 제주도 갈옷의 전승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
 
바농질와치 분들은 갈옷을 주문 제작하면서 시대가 변해도 갈옷을 주문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생각에 가족들에게 무명천 등에 감물을 염색하도록 하였다.

그리고 그 천으로 갈옷을 만든 후 방문객들에게 판매했고, 전통시장으로 유통시켰다. 이것이 합성염료와 합성섬유로 만든 기성복이 유행하던 시절에도 오일장 등지에서 갈옷이 판매되면서 명맥을 유지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제주도의 감물염색은 이처럼 염색 그 자체뿐만 아니라 문화자원 측면에서 다양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허북구. 2022. 미래를 바꾸는 천연염색. 중앙생활사). 그런데도 이제껏 제주도 감물염색은 염색 자체에만 주목해 온 경향이 있었는데, 바느질처럼 다양한 시각과 문화 측면에서 접근하고, 연구하여 발전시키고, 활용 폭을 넓혔으면 한다.
(패션저널&텍스타일라이프 ⓒ okfashi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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