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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제주도 전통 감물 염색에서 삼춘의 복장
등록날짜 [ 2022년12월22일 11시14분 ]
[패션저널&텍스타일라이프:허북구 나주시천연염색문화재단 국장]요즘은 천연염색 하시는 분들이 염색이나 체험 지도 등을 할 때 천연염색 옷을 입고 있는 모습을 흔히 볼 수가 있다.

천연염색 작업이나 체험 지도 등을 할 때 천연염색 옷을 입고 있으면 천연염색에 대해 시각적으로 보여 줄 수 있고, 전문가라는 상징적인 효과를 낼 수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과거에는 어땠을까? 2009년부터 2011년까지 과거 나주에서 쪽 염색하는 것을 본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쪽 염색 장인의 복장을 조사한 결과 특별하게 쪽 염색한 옷을 입고 염색하는 모습은 보지 못했다는 응답이 대부분이었다.

그 이유에 대해 응답자들은 당시에 쪽 염색 옷은 비쌌기 때문에 염색하는 사람들도 합성염료로 염색한 것이나 쪽 염색을 한 것이라도 아주 연하게 된 것을 입었다고 했다(허북구. 2011. 근대 나주의 쪽 문화와 쪽물 염색. 퍼브플랜). 
 
2012년에는 장소를 바꿔서 제주도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과거 감물염색을 할 때 염색하는 분들이 어떤 옷을 입었는지를 여쭈어보았다. 어르신들은 염색은 삼춘들이 했다는 제보가 많은 가운데, 직접 하신 분들도 계셨다.
 
그래서 감물염색 복장의 궁금증에 앞서 삼춘을 삼촌으로 미리 짐작해서 생각한 후 왜 남자들이 했고, 특히 삼촌만이 염색했는지에 대해 질문을 했었다. 노인당은 한바탕 웃음바다가 되었고, 제주도의 삼춘문화에 대해 아는 계기가 되었다. 
 
우리나라 혈족 관계에서 부모 자식 사이는 1촌, 형제 사이는 2촌이고, 아버지 혹은 어머니의 형제와 내 형제의 자식 사이는 3촌(三寸)이다. 나와 내 형제의 자식과의 촌수도 3촌이다. 본인을 기준으로 3촌의 범위는 삼촌, 외삼촌, 고모, 이모, 조카 모두 포함된다. 유전자 공유율을 따진다면 나와 3촌은 25% 정도 된다.
 
삼촌의 범위에는 이처럼 본인을 기준으로 고모, 이모, 조카가 해당되나 아버지의 남자 형제나 어머니의 남자 형제를 부를 때 쓰는 표현으로 일반화되었다. 다만, 어머니의 남자 형제인 경우엔 외삼촌이라고 부르는데, 특별히 구분할 필요가 없을 땐 '외' 자를 생략하고 삼촌이라고 한다.
 
그런데 제주도에서 삼촌의 방언인 삼춘은 친족 계보, 촌수의 개념 및 성별을 무시하고 어른들에게 쓰이는 정겨운 호칭이다. 마을 어른들은 보면 남녀 구별없이 “삼춘 어디 감수과?”, “삼춘 어떵 지냄수과?”라고 인사말을 할 때도 사용되었다.
 
삼춘이라는 말을 사용할 때는 아이들이 아무개 삼춘하고 이름 앞에 어른의 이름을 붙여도 흠이 되지 않을 정도로 허물없이 사용되었다. 이와 같은 문화는 삼촌의 전라도 방언인 삼춘이라는 호칭에서도 유사하게 사용되나 남자만을 지칭한다.
 
삼촌은 남자를 가리킨다는 고정관념을 가진 채 여자 어르신들의 호칭에도 사용되는 제주도의 삼춘이라는 단어와 문화를 만나면 당황하기 쉬우나 제주도에서는 너무나 당연하게 사용된다. 그러므로 과거에 제주도에서 여성들이 감물염색을 했어도 염색 주체는 삼춘이었다. 
 
제주도에서 노인당에서 만난 삼춘들에 의하면 과거에 감물염색을 할 때 입었던 옷은 주로 버릴 옷이나 헌 옷을 입었다고 하셨다. 헌 옷이나 갈옷을 입고 염색하더라도 옷을 뒤집어 입은 다음 염색을 한 경우도 많았다고 하셨다. 그 이유는 감물을 으깨고 착즙하거나 염색할 때 감물이 옷에 튀거나 묻게 되면 얼룩이 지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과거 제주도에서 삼춘들은 감물염색을 위해서 별도의 옷을 준비해 두었고, 염색 시에는 그 옷을 입고 감물염색 작업을 했던 문화유산이 있다.
(패션저널&텍스타일라이프 ⓒ okfashi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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