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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제주도 전통 감물 염색용 감의 거래와 수눌음
등록날짜 [ 2022년11월28일 09시54분 ]
[패션저널&텍스타일라이프:허북구 나주시천연염색문화재단 국장]조선왕조실록에는 옷의 색 금지령에 관한 내용이 자주 등장한다.

옷의 색깔 중 특정 색을 금지한 경우가 많았는데, 그 배경에는 등차(等差) 불분명, 물가상승 등의 이유가 있었다. 등차의 불분명은 의복의 색을 규제함으로써 지배층의 신분 지위를 유지하는 수단으로 쓰기 위해서였다. 
 
왕실에서 특정색의 사용을 규제해도 민간에서는 특정색이나 염색을 짙게 함으로써 염료 소비가 많았다. 염료 소비가 많게 되자 밭에 곡식대신 쪽을 심는 농가도 등장했다(『중종실록』권62 중종 23년 8월 18일 정사). 백사 이항복도 귀종(龜宗)에 거주할 때 쪽을 재배하여 생계수단으로 삼으려 하였다(『白沙集』권2).
 
『태종실록』 권31 태종16년(1416년) 3월 10일에는 “내섬시(內贍寺)에서 진상(進上)에 의해 염색하는데, 태전(苔田)을 많이 점령하고, 밭주인으로 하여금 경작하지 못하게 하지만 매양 염색할 때 염모(染母, 내섬시 소속으로 옷감에 물들이는 일을 맡은 사람)는 염료를 시중에서 구입하므로, 태전은 무익(無益)할 뿐만 아니라 밭주인도 원망한다. 이제부터 태전을 경작하지 말고 각각 본 주인에게 돌려주라.”라는 내용이 있다.
 
이 기록에서 알 수 있듯이 염료는 민간에서도 거래되었는데, 당시 향촌에는 장시가 성행하고 있었으므로 염료와 염색 옷감의 거래가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염색의 유행은 염가(染家)의 매매가 등락이 심해 천차만별이었고, 염색 값이 비싸져 견디기 어려우나 사치를 일삼는 호인(豪人)들은 값을 따지지 않아 값만 올릴 뿐이라는 탄식이 나올 정도였다(『慵齋叢話』권1).
 
염료는 조선시대 때 장시를 통해 거래가 되었는데, 제주도 감물 염색에 사용되는 염료인 감 또한 1970년대까지 거래가 되었다. 제주도에서 재래종 감은 식용가치가 낮고, 염료수요는 많았으며, 감물염색 기술과 풍습은 널리 보급되어 있었기 때문에 주로 염료용으로 거래가 되었다.
 
염료용 감은 감나무가 없는 마을과 가정은 감나무가 있는 이웃마을이나 이웃집에서 구입하여 이용하였으며, 감나무가 없는 해안 마을에서는 산간지역에서 가져오기도 하였다. 염색용 감은 시장에서도 거래가 되었다.
 
감의 거래는 무료, 현금, 물물교환, 수눌음 형태로 이루어졌다. 2012년에 제주도 고령자 분들(70세 이상)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친척집에서 얻었다”는 응답자가 있었으며, “무료로 주고받았다”는 응답자도 많았다.

“동복리에는 감이 없어서 선홀리에서 사와 염색을 했다(정0화, 1923년생. 2012년 2월 25일 제주시 구좌읍 동복리 노인복지회관에서 인터뷰를 함). “정확한 시기는 기억나지 않지만 감 한 되에 30-40원씩 주고 구입한 적이 있다는 응답자도 있었다.”
 
감을 물물 교환했다는 응답도 있었는데, “동복리에는 감이 없어 선홀리에서 구입을 했는데, 감 한 되에 보리 한 되, 감 한말에 보리 한말과 바꿨다(신0조, 1929년생. 2012년 2월 25일 제주시 구좌읍 동복리 노인복지회관에서 인터뷰를 함). “그물에 물들이고자 하는 어부들에게 감을 주고 자리돔과 맞바꿔 먹었다”는 응답자도 있었다.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리에서 태어나서 자란 고0길 씨(1926년생, 2012년에 인터뷰를함)는 “감나무가 없는 사람들은 일을 해 주고 감을 얻어 왔다”고 하였다.

위미리에서 태어나서 자란 오0인 씨(1939년생, 2022년 8월에 인터뷰를 함)에 의하면 “어릴 적에 마을 사람 중 감나무가 없는 집은 감나무가 있는 집의 밭일을 하루 동안 해주고 감 두되를 가져갔다”라는 내용을 제보해 주셨다. 
 
제주도에서 염료용 감의 거래는 특히 일을 해주고 그 값으로 감을 가져간 경우가 많았는데, 이는 제주도의 수눌음 문화와 관련이 깊다. 제주도의 수눌음은 품앗이 형태로 ‘수 눌어 간다'는 뜻이 명사화된 제주의 말로 함께 품을 교환한다는 의미이다.

마을에 힘든 일이 있으면 일시에 집단이 형성되어 순번을 정해 돌아가면서 일을 하는 생산 공동체에서 행하는 관습이다. 농사 규모가 작은 사람들은 수눌음에 참여 후 잉여의 품이 생기는데, 이 때 염색에 사용할 감 등을 품값과 교환하기도 했다. 
 
한편, 2012년에 제주도 고령자 분들(70세 이상)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남자 어른의 무명 옷 한 벌을 염색하는데 필요한 감의 양은 2되라는 응답이 37.7%, 1되라는 응답이 33.9%, 1되 반이라는 응답은 20.8%를 나타냈으며, 3되라는 응답도 1.9%였다.

따라서 밭일을 하루 동안 해주고 감 두되를 가져갔다는 제보를 감안하면 무명옷 한 벌에 사용된 감 염료 값은 하루나 반나절 품삯에 해당되었다. 제주도에서 염료용 감은 그만큼 감물염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컸었다. 
 
(패션저널&텍스타일라이프 ⓒ www.okfashi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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