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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제주도 전통 감물염색에서 갈옷을 묵혔던 문화
등록날짜 [ 2022년09월19일 13시56분 ]
[패션저널&텍스타일라이프:허북구 나주시천연염색문화재단 국장]중국 천연염색 분야의 국가무형문화유산(非物質文化遺)에는 향운사(香雲絲)라는 것이 있다. 향운사는 중국의 광동성(廣東省) 불산시(佛山市) 순덕구(順德區)의 특산인 천연염색 비단 직물로 1000년 이상의 역사를 갖고 있다.
 
전통과 개성이 충만한 향운사는 1920년대 전성기를 맞이해 순덕(順德)에는 500개 이상의 대형 건조 작업장이 있었으나 쇠퇴했다.

1980년대 이후 부활한 향운사는 2008년에 중국 국가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고, 2010년 이후 순덕에서만 연간 1천만 미터 이상이 생산되고 있으며, 주변 도시로 확산되고 있다.
 
이른바 3번의 세탁, 9번의 증열처리, 18번의 건조로 설명되는 복잡한 생산과정을 거치는 향운사는 우리나라 남쪽인 제주도처럼 중국의 남쪽인 광둥성에서 생산되며, 제주도 전통 감물 염색과 비슷한 점이 많다.
 
향운사와 제주도 감물염색 옷의 유사점으로는 향운사 염색에 사용되는 서랑(薯?) 염료가 감처럼 타닌이 많다는 점, 염색 후 햇볕에 의해 발색시키고, 수분 처리를 하는 점이다. 염색된 직물이 뻣뻣한 것 또한 제주도 감물 염색 천과 비슷한데, 향운사라는 이름도 염색 천의 이러한 특징에서 유래된 것이다.
 
향운사의 원래 이름은 서랑(薯?)으로 염색한 견직물이라는 의미에서 낭사(?紗) 또는 낭사에 주(綢: 명주)가 더해진 낭사주(?紗綢)였다.

그런데 이 비단으로 옷을 만들어 입고 걸으면 사각사각하는 소리(?)가 난다고 해서 향운사(?雲?)라는 이름을 붙여서 사용하다가 발음상 향(?)이 향(香)으로 되었다고 한다.
 
향운사는 시원하며, 항균, 방충, 피부 건강 관리 효과가 있어 과거에는 부자들만이 즐길 수 있었던 비단이었다.

그런데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향운사는 제주도 감물 염색 천처럼 염색된 직물이 뻣뻣해 피부에 자극을 가하게 된다. 부자들은 향운사 천의 뻣뻣함을 해결하기 위해 새 옷은 하인들에게 입힌 후 부드러워지면 입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온다. 
 
제주도 전통 감물염색 옷은 염료로 사용하는 토종 감은 타닌 함유량이 많아 향운사와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뻣뻣했다. 제주도 선인들은 이 뻣뻣한 천에 대해 어떻게 대응했을까? 
 
2012년 제주시 구좌읍 동복리 노인복지회관에서 인터뷰한 이0례 어르신(1921년생)은 “감물 염색한 옷을 곧바로 입으면 너무 뻣뻣해서 1년 정도 보관해 두었다가 입었다”라고 했다.

또 다른 어르신은 “감물을 염색한 옷은 다음 해 5월 장마 때 입어야 부드러워지므로 염색 후 바로 입지 않고 다음 해에 입었다”라는 제보를 하셨다.
 
제주도에서 감물 염색한 천을 1년 정도 묵혀두면 부드러워지는 것 외에 산화중합이 진행되면서 골고루 발색이 되는 장점도 있었다.

물이 부족한 제주도 산간 지역에서는 감물을 천에 흡수시킨 후 지붕이나 눌(짚, 보릿대 등을 차곡차곡 쌓아 놓은 더미) 위에 올려놓고 이슬에 의존한 수분처리로 발색시켰던 전통이 있었는데, 이 경우 수분 처리가 충분하지 못해 발색에 오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었다. 
 
감물염색한 천을 묵혀두면 위와 같은 부드러워지고 고른 발색이 되는 장점이 있었다. 그런데 제주도의 많은 가정에서 옷은 부족했고 당장 입을 것도 없을 정도로 옷 사정이 열악했다.

따라서 감물염색을 한 후 갈옷을 묵혔던 문화는 생활이 다소 여유로웠던 가정과 외출복 등의 용도에 사용하기 위한 목적 등 제한적으로 사용되었다. 
 
과거 제주도에서 감물염색 후 갈옷을 묵혔던 문화는 비록 대중적으로 이루어지지는 않았으나 제주도의 감물염색과 관련된 고유문화이자 유산으로서 가치를 지니는 제주도만의 자산이다. 
(패션저널&텍스타일라이프 ⓒ okfashi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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