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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제주도 전통 감물염색 옷의 재질과 색깔
등록날짜 [ 2022년08월22일 11시46분 ]

[패션저널&텍스타일라이프:허북구 나주시천연염색문화재단 국장]제주도 전통 감물염색 옷(갈옷)에는 노동복이라는 편견이 있다.

네이버의 두산백과에 의하면 “갈옷은 감즙으로 염색한 옷을 말한다. 제주도 민속의상으로 농어민들이 작업복이나 일상복으로 입는다.”라고 되어 있다.
 
국립민속박물관에서 펴낸 한국민속대백과사전 ‘한국의식주생활사전’에는 “제주 사람들이 흰옷에 ‘감물(汁)’을 들이고 햇볕에 바래서 입던 노동복.”이라고 되어 있다.

‘한국의식주생활사전’에는 또 갈옷 만들기에 대해 “옷감은 무명으로 하는데, 1950년대 이후 베틀 사용이 줄어들면서 시중(市中)에 나온 ‘광목(廣木)’으로 대치되었다.”라는 대목이 나온다.

이 내용을 요약하면 “갈옷의 재질은 무명이며, 용도는 노동복이다.”라는 것이다.
 
이에 덧붙여 네이버의 두산백과에는 “감물의 농도는 감과 물을 50:1로 맞추는데, 모든 직물에 같은 농도로 사용한다.”라는 내용이 있다.

위의 정리 내용은 어떤 근거와 자료를 배경으로 했는지는 모르나 필자가 2012년에 제주도의 고령자분들과 인터뷰한 내용과는 상이하다.
 
필자가 2012년에 제주도에서 태어나서 자란 70세 이상의 고령자분들을 대상으로 감물염색 옷의 용도에 대해 인터뷰한 결과 “모시에 물들인 것은 외출복으로 하였으며, 풀을 베고 일할 때는 무명이나 광목으로 만든 갈옷을 입었다”라는 등 옷을 입는 시기나 장소에 따라 염색 목적이나 재질이 달랐던 것으로 나타났다. 
 
1940년대 이후에는 외출복이나 행사용에 입었던 갈옷은 합성염료로 염색한 합성섬유의 옷으로 대체되었고, 노동에 알맞은 감물염색 옷은 작업할 때 계속 사용됨으로써 노동복이라는 이미지가 만들어지게 된 것으로 파악되었다.
 
동아일보 1924년 8월 27일자의 김덕규(金悳奎)의 ‘제주행(16) ‘제주의 민거(濟州의 民居)’에도 제주도의 감물염색 옷(갈옷)이 결코 무명에 일률적인 감물 농도로 염색해서 노동복으로 된 것이 아님을 나타내는 내용이 있다.
 
김덕규의 ‘제주행(16) ‘제주의 민거’에는 “물색 좋은 해주(海州)라더니 해주의 물색(色)은 다 없어져 버리고 제주에는 아직도 제주 물색이 남아있다.

이 물색은 오색(五色)이나 칠색(七色)에 들지 않는 감물이다. 여름옷 모시나 고운 베에 감물을 짙지 않게 엷게 들인 것은 미상불(未嘗不) 이 시골에서만 볼 희한(稀罕)한 빛깔이다.

이것을 못 보신 이에게는 안좌이득(安坐而得)으로 제주에를 가지 않고 구경할 길이 있으니 잠간 종로(暫間鐘路)에 일 것 같으면 무슨 玉(옥)이니 무슨 春(춘)이의 엷은 치마 속으로 아닌 듯 그런 듯 빗치는 노란 속옷 빛이다.”라는 내용이 있다.
 
이글의 내용을 꼼꼼하게 살펴보면 1920년에는 무명에만 감물을 들인 것이 아니라 모시나 고운 베에는 감물을 엷게 들이는 등 염색의 색깔을 조정했음을 알 수 있다.

즉 옷의 재질에 따라 감물의 농도를 조절하여 의도하는 색깔로 염색하는 고급 기술이 적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제주도 감물염색 옷은 무명에 일률적인 농도의 감물을 이용하여 단순하게 염색한 후 사용된 노동복이 아니다.

그런데도 제주도에서부터 갈옷은 노동복이라고 폄훼하는 주장들이 있고, 이러한 인식의 확산에 의해 제주도 갈옷의 발전과 고급화에 장애 요인으로 작용한 경향도 없지 않았다.

이제라도 제주도 선인들이 옷의 재질과 용도에 따라 농담을 달리하여 염색했던 기술의 복원과 함께 갈옷은 노동복이라는 편견에서 벗어나 세계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갈옷이 되도록 발전시켜야 할 것이다.
(패션저널&텍스타일라이프 ⓒ okfashi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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