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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제주도 감낭과 전통 감물염색
등록날짜 [ 2022년08월16일 10시51분 ]
[패션저널&텍스타일라이프:허북구 나주시천연염색문화재단 국장]제주도에서는 감나무를 감낭이라 부른다. 
 
감낭은 ‘감+나무’로 이루어진 말이다. 감은 감()을 뜻하며, 낭은 나무(木)를 뜻한다. 제주도에서 나무에 대해 낭이라고 불리는 예는 대나무를 ‘대낭’, 팽나무를 ‘퐁낭’, 삼나무를 ‘숙대낭’으로 불리는 제주도 방언에서도 찾아볼 수가 있다. 
 
감낭 외에 ‘강낭’으로도 불리는데 이는 감낭이 ‘강낭’으로 불린 것에 의한 것이다.
 
제주도 감낭의 열매는 육지의 것과는 조금 다르다. 육지에 있는 자생 감나무의 열매는 대부분 씨가 작고 육질이 풍부하며, 크다. 용도는 풋감을 물에 담가서 떫은맛을 없앤 후 간식으로 먹거나 장아찌, 떡 재료, 연시, 곶감, 수정과 등 다양하게 이용했다. 
 
이에 비해 제주도 자생 감은 크기가 작고, 씨앗이 많아 감장아찌, 수정과 등으로 이용된 전통문화를 찾기가 쉽지 않다.

2012년에 제주도에서 태어나서 자란 70세 이상의 고령자 53명을 대상으로 1960년대 이전까지 감의 주요 용도에 대해 설문조사를 한 결과 장아찌 및 수정과를 만들어 먹었다는 응답은 없었으며, 곶감을 만들어 먹었다는 응답 또한 극소수였다.
 
반면에“남도구리에서 덩그렁마께로 감을 부순 다음 감 씨를 추려서 간식거리로 먹었다.”(정0숙, 1937년생. 2012년 10월 2일 제주시 한림읍 명월리에서 인터뷰)라는 응답처럼 감이 작고 씨앗이 많아 으깬 다음 씨앗만을 추려 먹었다는 응답이 많았다.
 
제주도 자생 감이 예로부터 식용으로 이용된 일이 드물었다는 내용은 동아일보 1924년 8월 19일자 권덕규(權悳奎)의 ‘제주행(8) 와서 보는 제주도(濟州道)’ 편에도 나와 있다.
 
 ‘제주행’에는 “안저서 들으면 果實(과실)이 썩 흔할 것 같다. 들에는 業(업)하는 果實(과실), 山(산)에는 自開自落(자개자락)하는 산과(山果) 생각만 하야도 時期(시기)를 딸하 울긋붉웃 검어 누룻한 것이 가지가 축 눌어지게 줄엉 매어달린 양 먹기도 前(전)에 속이 느긋하다.

그러나 이도 實際(실제)와는 大相不同(대상부동), 柏子(백자)는 全無(전무), 梨栗等雜種(이율등잡종)이 絶希(절희)하며, 시목(木)은 간유(間有)하나 과육(果肉)이 농농(農濃)한 것이 아니요 또한 풍속(風俗)에 하의(夏衣)를 시칠(漆)에 염(染)하야 의(衣)하는 고(故)로 감을 식용에 공(供)하는 일은 매우 드물다.

그러하면 과실(果實)로도 보통과실(普通果實)로는 있다는 편(便)보다 없다는 편(便)이 이긴다.” 
 
제주도에서는 이처럼 감이 식용자원으로 이용되었거나 음식에 사용된 문화는 풍부하지 않음에도 가정마다 감나무는 필수적으로 심어 두었다는 이야기가 전해 온다.

2012년에 제주도에서 태어나서 자란 75세 이상 고령자분들께 1930년대부터 1950년대 초까지 자택의 감나무 유무를 조사한 결과 감나무가 있었다는 응답은 82.3%였다.

도심지역 등을 고려해보면 각 집에 감나무는 필수적으로 심어 두었다는 이야기가 틀리지 않았다.
 
감의 용도에 관한 질문에서는 식용으로 이용했다는 응답 비율이 낮았으나 감물염색에 이용했다는 응답은 100%를 나타냈다.

즉, 과거 제주도의 가정에서 감은 옷 염색용(衣), 식용(食), 장판과 창호지 염색(住)과 관련이 있었는데, 그중에서도 의(衣)와 밀접한 관련을 맺으며, 집집마다 감나무를 식재해 두었다. 
 
이것은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제주도만의 독특한 문화이자 세계적으로 보존해야될 세계문화유산이지만 안타깝게도 감나무는 베어졌고, 그 자리에는 감귤나무가 심어져 제주도의 현재 모습이 되었다.
 
경제작물인 감귤나무가 말해 주듯 제주도 전통 감물염색은 그동안 합성염료의 다양한 색상과 염색의 편리함에 의한 경제성에 밀려나 위기를 맞이했다.

그러나 최근 지구 온난화가 문제시됨에 따라 탄소중립의 감물염색과 저탄소의 천연염색이 다시금 주목받으면서 산업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제주도 전통 감물염색 문화에 관한 관심 또한 높아지고 있다.
 
이 관심에 비례해서 제주도 전통 감물염색은 전통문화로서 제주도를 차별화하는 자원과 문화유산으로 가치가 높아지고 있으나 이를 뒷받침할 재래종 감나무에 대한 조사연구, 식재, 보급, 민속마을 등과 연계된 문화 복원에 관한 노력은 돋보이지 않고 있어 안타깝기 그지없다. 
(패션저널&텍스타일라이프 ⓒ okfashi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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