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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산림경제’의 쪽 열수 추출물에 의한 생쪽 염색법
등록날짜 [ 2022년08월10일 15시19분 ]
[패션저널&텍스타일라이프:허북구 나주시천연염색문화재단 국장] 덥고 습한 날씨로 쪽이 무성해지자 각지에서 생쪽 염색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생쪽 염색은 신선한 쪽 식물의 잎에 있는 인디칸(indican)의 가수분해에 의해 생성된 인독실을 섬유에 흡착시킨 다음 산화시켜 인디고로 염색되게 하는 방법이다. 
 
인디칸은 인디고의 원료 물질로 쪽 잎의 세포 조직 중 액포에 함유되어 있다. 쪽 잎이 상처를 입거나, 건조되면 화학 반응에 의해 불용성의 인디고라는 청색의 색소가 형성되어 생쪽 염색이 어렵게 된다. 
 
신선한 쪽 잎을 보관하기 위해 냉동시키거나 저온에 저장 및 건조하면 1주일 이내에 거의 다 가수분해되어 인디칸이 소실된다. 
 
신선한 쪽은 80℃ 이상의 고온 조건에서도 인디칸의 분해효소가 불활성화되어 생쪽염색이 어렵게 된다. 그런데, 조선 숙종 때 실학자 홍만선(洪萬選: 1664-1715)이 편찬한 산림경제(山林經濟) 치농(治農)의 람(藍) 편에는 명나라 때 주권(朱權, 1378-1448년)이 지은 신은지(神隱志)를 인용하여 다음과 같이 쪽을 끓여서 추출하는 방법이 소개돼 있다. 
 
“7월에 쪽을 베어 쪽 한 짐에 물 한 지게를 붓는데 잎사귀와 줄기를 잘게 잘라 가마에다 함께 삶아 여러 번 끓여서 찌꺼기가 없어지게 한다. 
 
그 즙(汁)을 항아리에 담는 비율은 익은 쪽 세정(停; 양의 단위)에 생쪽 한 정으로 하였다가 잎사귀를 마반(磨盤, 맷돌아래 받침대) 위에 건져 놓고 손으로 세 차례쯤 비비고, 익은 즙을 붓고서 걸러 서로 혼합되게 하여 정결한 항아리에 담는다. 
 
속방(俗方)에는 생쪽 즙 2할에다 익은 쪽 즙 1할을 섞어서 염색해도 오히려 전부 생쪽으로 한 것만 못하다. 쪽 즙은 흐려지기 쉬운데 흐려버리면 빛깔이 거칠어지기 때문에 마반(磨盤)에다 얼음을 놓고 가는 대로 즉시 염색하는 것이 좋다 했다.” 
 
위의 글은 신선한 쪽을 물에 넣고 끓이게 되면 인디칸은 쉽게 추출되지만 인디칸 분해효소는 열에 의해 불활성화되기 때문에 인독실로 가수분해가 되지 못하고, 그로 인해 청색의 인디고 물질의 생성도 어렵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이해가 어려운 내용이다. 
 
그런데 위의 내용을 과학적 원리 측면에서 접근해보면 이론상으로 쪽 염색이 가능할뿐만 아니라 농도가 짙은 염액을 만들어 쪽 염색에 활용할 수가 있다. 
 
즉, 신선한 쪽을 끓는 물로 추출하게 되면 인디칸은 추출되나 이것은 효소의 불활성화에 의해 인독실로 가수분해되지 못한채 인디칸 상태로 있게 된다.

이렇게 인디칸 상태로 있는 추출물에 생쪽 즙을 섞는다고 했는데, 생쪽 즙에는 인디칸을 인독실로 가수분해시키는 효소가 들어 있으므로, 이것이 활성화되면 열수 추출물에 함유된 인디칸이 인독실로 가수분해되는 것이 가능하게 된다(高木豊. 1996. 藍の生葉染め基礎知識入門. 染織 α 170:64-67.). 
 
열수로 추출한 쪽 추출액에 생쪽 즙액을 넣어 가수분해시킨 다음 염색하는 방법은 쪽의 열수 추출에 의해 추출물을 맑게 하면서도 농축이 쉬워 인디칸 용적 대비 인디칸 함량을 많게 하여 짙게 염색하는 것이 가능하다.

동시에 생쪽에 함유된 인디칸의 가수분해 효소를 불성화시킨 염액을 보관해 두었다가 염색을 하고자 하는 시기에 인디칸 분해효소를 활성화시키면 되므로 생쪽의 수확기가 아닌 시기에도 생쪽 염색을 가능하게 하는 방법이 된다. 
 
쪽 염색은 아름다운 색으로 염색하는 즐거움이 있는 것과 함께 쪽이 갖는 다양한 염색 원리도 매력을 안겨 준다. 쪽이 무성하게 자라는 이 여름에 쪽 염색의 무한한 아름다움과 매력을 느끼고 활용해 보길 권한다.
(패션저널&텍스타일라이프 ⓒ okfashi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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