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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제주도의 물과 햇볕 그리고 전통 감물염색
등록날짜 [ 2022년07월30일 17시18분 ]
[패션저널&텍스타일라이프:허북구 나주시천연염색문화재단 국장]제주도의 감물염색은 제주도 자연환경이 만들어 낸 문화유산이다.

햇볕, 바람, 이슬, 물, 돌 등 제주도의 자연환경 하나하나가 감물염색에 영향을 미치고, 제주의 독특한 감물염색 문화를 형성해 왔다. 특히 물과 햇볕이 더욱 그렇다.
 
감물(감즙)에는 수분, 유기산, 감 타닌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중 염색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물질의 주성분은 타닌이다.

타닌은 식물계에 널리 분포하는 물질로 단백질, 또는 다른 거대 분자와 강하게 착화합물을 형성하기에 충분한 수의 하이드록시기 따위를 가지고 있는 페놀성 화합물의 총칭이다.
 
화학 구조적으로는 폴리페놀 화합물의 일종으로 프로안토시아니딘(카테킨 분자가 연결된 구조를 가지는 폴리페놀의) 폴리머(중합체)이다. 타닌의 종류에는 가수분해형 타닌과 축합형 타닌이 있는데, 감 타닌은 축합형 타닌이다.

축합형인 감물 타닌은 열안전성이 좋아 210-215℃ 이상으로 가열해야지만 파괴되며, 자외선 흡수스펙트럼은 272-274nm 부근에서 최대 값을 나타낸다. 
 
축합형 타닌은 물의 작용으로 축합해 고분자 물질이 된다. 열이나 알칼리에 극히 불안정하므로 산소를 흡수하거나 빛을 조사하면 산화되어 황토색 또는 다갈색으로 된다. 감물이 흡수된 천이 자연환경에서 발색되는 것은 산화(oxidation)이다.

산화를 촉진 시키려면 타닌이 파괴되지 않은 범위 내에서 온도를 높여주고, 산소 공급을 좋게 하며, 햇볕(자외선)을 쬐어야 한다.
 
제주도의 선조들은 감물의 이러한 특성을 알고, 옷에 감물을 흡수시킨 다음 제주의 햇볕(자외선), 소금기(알칼리)를 머금은 바람, 햇볕에 달궈진 돌(온도), 이슬과 물(용존 산소)을 이용해서 발색을 시켰다.
 
그런데, 제주도는 국내에서 비가 가장 많이 내리나 화산지대로 인해 지표수 저장능력이 떨어져 물이 귀한 곳이었다. 특히 산간지대에서는 물이 귀해 감물을 들인 천에 물을 함부로 쓸 수 없었다.

그래서 지붕이나 눌에 올려놓고 물 대신 이슬로 발색을 시켰다. 이슬에 의한 발색은 속도는 느렸으나 고루 발색되면서 곱게 되었다. 
 
해안 지역에서는 감물의 발색에 용천수(湧泉水)가 활용되었다. 용천수는 빗물이 지하로 스며든 후에 대수층(大水層)을 따라 흐르다 암석이나 지층의 틈새를 통해 지표로 솟아나는 물이다.

물이 부족한 제주도에서는 이 용천수를 중심으로 마을이 형성되었으며, 용천수에서 솟아나는 물의 양이 그 마을의 인구수를 결정하는 근간이 되었다. 용천수가 발달한 곳은 인구수와 물이 많다 보니 자연스럽게 감물염색도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제주도의 햇볕은 과랑과랑(햇살이 쨍쨍한 모습의 제주도 방언)하다. 한여름에 눈부시게 비추는 햇살은 너무 강하고, 옷을 염색에 이용했던 문화는 제주도 만의 감물염색의 발색 기술과 용어를 탄생시켰다. 
 
제주도에서는 과거에 옷을 만든 다음 이것을 뒤집어서 감물을 흡수시키고, 다시 뒤집어서 햇볕에 발색시켰다. 옷에 감물을 들인 이유는 제주도 토종 감의 즙액으로 염색한 천은 바느질이 어려울 정도로 딱딱했기 때문이었다. 
 
옷에 감물을 들여서 발색하면 제주의 과랑과랑한 햇볕이 발색 과정에서 모양이 흐트러지거나 주름진 부분에 곧바로 얼룩을 만들어 냈다.

제주 사람들은 얼룩이 생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발색 전에 접힌 부분이나 구겨진 부분이 없도록 잘 폈는데 이를 ‘손보기’라고 했다.
 
과랑과랑한 햇볕은 감물들인 옷이 햇볕을 고루 받도록 자세를 바꾸어주지 않으면 고른 발색을 저해했다.

그래서 제주도 사람들은 감물들인 옷에 햇볕이 고루 닿도록 하면서 발색을 시켰는데, 이것을 ‘바랜다’라고 했다. 
 
감물을 흡수시킨 옷은 과랑과랑한 햇볕에서 바래기를 잘해야 붉은 황토 빛깔이 나고, 빳빳하여 풀을 먹인 옷처럼 되었다. 바래기 단위는 한나절 정도였으며, 무명옷은 8일, 모시옷은 6일 정도 바래는(말리는) 과정을 거쳤다. 
 
제주도의 전통 감물염색의 발색 과정에는 위처럼 이슬과 용천수의 사용, 손보기와 바래기라는 제주도만의 독특한 문화가 있다.

이 문화는 제주의 환경이 만들어 낸 것으로 제주도 전통 감물염색의 개성과 스토리를 풍부하게 해 주며, 국제적인 문화 콘텐츠와 활용 폭을 넓혀 주는 자원으로써 소중한 가치를 지닌다. 제주도에서부터 이 가치를 더욱 값지게 가꾸고 활용하길 바란다.
 
(패션저널&텍스타일라이프 ⓒ www.okfashi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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