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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패션의 두 얼굴;과시와 허세
등록날짜 [ 2020년07월17일 09시15분 ]

[패션저널&텍스타일라이프:한인숙 기자] “입은 거지는 얻어먹어도 벗은 거지는 못 얻어먹는다.” 겉모습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속담으로, 구걸을 하는 거지도 옷차림을 제대로 하는 게 배고픔을 해결하는 데 훨씬 유리하다는 말이다. 

옷차림에 대한 이런 생각은 요즘 상종가를 달리고 있는 트로트 노랫말 속에서도 찾을 수 있다.

"양복 입은 신사가 요릿집 문 밖에서 매를 맞는데
왜 맞을까 왜 맞을까 원인은 한 가지 돈이 없어
들어갈 땐 뽐을 내며 들어가더니
나올 적엔 돈이 없어 쩔쩔매다가
뒷문으로 도망가다 붙잡히어서
매를 맞누나 매를 맞누나

와하하하 우습다 이히히히 우스워
애해해해 우습다 왜해해해 우스워
와하히히 우하하하 우섭다."

1950년대 가수 한복남이 부른 <빈대떡 신사> 가사 중 일부다. <빈대떡 신사>의 노랫말의 주된 내용은 돈이 없으면서 요릿집에 갔다가 망신을 당하는 양복 입은 신사의 모습을 조롱하는 것이다.

그런데, 만일 매 맞는 신사의 행색이 너무나 남루하여 돈 한 푼 없어 보이는 거지꼴이었다면 어땠을까? 십중팔구 그는 요릿집 문 앞에서 문전박대를 당했을 것이다.

비록 요릿집을 나갈 때는 돈이 없어 뒷문으로 도망가다 붙잡혀서 매를 맞지만 그가 요릿집에 뽐을 내고 들어갈 수 있었고, 맛있는 요리도 먹을 수 있었던 이유는 당연히 잘 차려입은 양복 덕분이었다.

사실 노랫말 속 빈대떡 신사뿐 아니라 차림새에 따라 다른 대접을 받아 본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어떻게 사람을 옷차림만으로 판단할 수 있느냐고 반문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패션은 시대를 막론하고 착용자 부의 유무나 사회적, 경제적 위치 등을 구별하고 확인하는 도구로 이용돼 왔다.
 
패션 역사를 살펴보면 인류의 문명이 시작된 이후 신분이 높은 사람들과 신분이 낮은 사람들의 패션이 달랐고, 부자들의 패션과 가난한 사람들의 패션이 달랐다.

신분제 시대인 고대, 중세시대를 지나 신분제가 사라진 현대에 이르기까지 패션은 신분상징의 역할을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다. 

과거와 비교할 수 없는 물질적 풍요와 평등 사회에 살고 있지만 중세시대 신분이 낮은 사람들에게 착용이 금지되었던 모피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부자들이 애용하는, 이른바 부를 상징하는 패션 아이템으로 통한다.

몇천만원을 호가하는 명품백과 귀금속 또한 잘 사는 사람들의 사회적 위치를 빛내 줄 패션 아이템으로 여겨지는 게 현실이다.

인류 역사에서 잉여생산물이 생기기 시작하면서 인간이 옷을 입게 된 것은 신체보호나 윤리 등의 이유보다는 재력과 권력, 아름다움을 과시하기 위한 이유가 더 컸을 듯싶다.  

패션은 태생적으로 과시욕구를 배제하기 어렵다.

시대가 변해도 사람들이 패션을 통해 얻고자 하는 후광효과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 변한 것이 있다면 신분보다는 재력을 과시하는 욕구가 더 커졌다는 것뿐이다.

더불어 왜곡된 과시욕구, 즉 실속은 없으면서 겉으로만 뭔가 있어 보이는 척을 하는 데 활용되는 패션의 위장 역할도 커졌다. 
  
최근 MZ세대에서 유행하고 있는 플렉스(flex) 트렌드에도 이같은 패션의 특징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값비싼 물건을 사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자신의 부나 귀중품을 과시하고, 돈 쓰는 걸 자랑함으로써 만족감을 얻는 플렉스 소비는 패션의 두 얼굴, 과시와 허세가 공존하고 있는 셈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명품 소비에 대한 기대심리는 기성세대와 본질적인 면에서 크게 다를 바가 없다.

다른 점이 있다면 기성세대와 달리 MZ세대는 명품 소비의 허세에 대해서도 솔직하다는 것이다.

아마도, MZ세대를 너머 그 다음 세대에도  패션은 누군가의 돈 자랑, 권력 자랑 수단으로 쓰일  것이다. 

인간의 과시 욕망이 있는 한 패션도 자신의 역할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다행스러운 건 명품이 아닌 중저가 패션 아이템으로도 자신감을 높이고 패션을 즐길 줄 아는 젊은 세대 또한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패션저널&텍스타일라이프 ⓒ www.okfashi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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