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10월 19일 새벽녁, 이탈리아 밀라노(Milano)의 어느 시골 호텔에서 아침을 맞았다. 아침이 오기 전 런던을 출발한 비행기는 안개로 인해 목적지 밀라노에 착륙하지 못하고 새벽 1시경 베니스에 내렸다. 항공사(알리딸리아/이탈리아항공)는 엉뚱한 곳에 승객을 내려 놓고 한동안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게다가 공항은 파업중이였다. 우여곡절 끝에 밀라노에 도착한 나는 한두 시간 자는둥 마는둥 일어났다. 20여 시간 넘게 비행기를 타고 오며 고생은 했지만 난생 처음 이탈리아에 왔으니 잠이 올리 없었다. 몸은 녹초가 됐지만 아침 햇살은 눈부셨고 밖에선 새소리와 고양이 우는 소리가 들렸다.
아침에 호텔주변을 돌아보니 우리나라의 어느 한적한 시골 분위기가 느껴졌다. 이탈리아도 시골 공기는 맑고 쾌적했다. 호텔이 소재한 곳은 밀라노(Milan/밀란)에서 코모(Como)로 가는 시골 외곽이였다. 밀라노 보다 코모에 더 가까웠다.
호텔은 100년 이상된 곳이라 내부 기본 골격들이 대부분 오래된 나무목재로 돼 있어 인상적이였다. 삐걱되는 나무계단과 손때묻은 가구들, 잘 정돈된 정원이 돋보였다. 전시회(ITMA 1995 밀라노/전시회장:포르타 카를로 마뇨/Porta Carlo Magno) 취재를 끝내고 밀라노의 유명 명소들을 잠깐 들렀지만 너무 빨리 시간이 가는 것 같았다. 바쁜 일정 속에서도 밀라노 호텔의 아름다운 풍경과 손때 묻은 낡은 건축물의 정감들이 피곤함을 잊게 해 주었다. 정신없이 흘러간 짧은 일정 속에 처음 와 본 이곳 밀라노의 상쾌한 공기와 고풍스러운 건물들, 열정적인 이탈리아인들의 모습을 잊지않기 위해 기록을 남긴다.(조영준의 여행스토리, 여행다이어리에서...) ■ SNS:▶홈 ▶트위터▶페이스북▶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