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섬유패션산업이 경자년 새해 아침을 밝히고 있다.(좌측 위부터 시계방향:남해안 해돋이, 쥐띠해를 상징하는 흰쥐 인형, 휴비스 산업용 백필터, 에스티 초광폭 블라인드 직물공장, 남대동 연속덤블러기, 스파오 2세대 매장, 노스페이스 키즈 윈터 컬렉션, 휠라 TEAM NL 컬렉션 다운재킷 입은 빙속황제 스벤 크라머)
[패션저널&텍스타일라이프:취재부 공동] 경자년 새해가 밝았다. 올해도 대한민국 섬유패션업계는 매년 열리는 중요 행사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이들 사업의 성공적인 진행을 위해 업계가 새로운 전략을 세우고 판을 새로 짜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기존 방식 대로 간다면 위기에 직면한 업계가 수렁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올해 국내외 변수가 많이 도사리고 있는데다 수년간 지속된 경기침체의 여파가 위기에 직면한 업계를 더욱 힘들게 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올해 섬유패션 업계가 어떤 사안에 집중할 것인지, 또 업계 종사자들이 어떤 각오를 다져야 할 것인지 중요 이슈들을 짚어 보았다.
■ 단체장 교체 신년 1~2월 업계 단체들의 한해 결산과 예산 책정, 단체장 선출 등이 진행되는 총회에 이목이 쏠린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이하 섬산련)를 필두로 몇몇 단체들은 새로운 수장을 뽑아야 하는 중요한 한해다.
성기학 섬산련 회장이 3년 임기(제 14대 회장, 현 ITMF 회장/임기만료 2020년 7월)를 마치고 퇴임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새로운 인물이 누가 될 것인지도 주목받고 있다.
지난 13대 회장 선출시 경합을 벌였던 인사들이 줄줄이 서 있지만 아직 이렇다할 후보가 눈에 띄지 않는 상태다.
성 회장의 임기가 2020년 7월까지여서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 있기 때문에 올해 상반기중에 연임 여부와 함께 새인물이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섬산련 회장 외에 올해 임기 만료되는 단체장이 일부 있다. 이들 단체들이 지도자를 잘 뽑아 어려운 상황을 슬기롭게 타개해 나가야 하는 것이 큰 과제다.
■ 단체 및 연구원 통폐합
성격이 비슷한 단체 및 연구원의 통폐합이 올해 다시 도마 위에 오를 수 있다. 지난해 한국의류산업협회와 한국패션협회 통합 이후 추가로 통합된 단체는 없었다.
재정 자립도가 약하고 비효율적인 단체를 계속 유지할 것인가 아니면 통합 해 효율을 높일 것인가를 각 단체 구성원들이 결단을 내리는 한해가 돼야 할 것이다.
연구원의 통폐합도 물안개만 피우다 수면 아래로 가라 앉은 상태다.
연구원의 통폐합은 정부의 연구원 지원 중단과 재정 자립도 등과 연결돼 있어 올해 다시 수면 위로 부상할 가능성도 있다. 이 또한 자기 밥그릇 챙기기 보다는 업계 발전을 위한 큰 그림에서 다시 판을 짜 봐야 할 사안이 아닐 수 없다.
■ 박람회, 패션페어 행사 활성화
2020년 3월에는 대구에서 대구국제섬유박람회(프리뷰인 대구/약칭 PID)를 비롯해 대구패션페어(약칭 DFF), 대한민국 국제섬유기계전(약칭 KORTEX) 등 굵직한 섬유패션 및 섬유기계 행사가 동시에 열린다.
또한 8월에는 서울에서 대한민국 섬유교역전(프리뷰인 서울/약칭 PIS)이 열리고 11월에는 부산에서 부산국제신발섬유패션전시회(약칭 BIFOT)가 개최된다.
이들 행사들은 대한민국 섬유패션, 섬유기계 산업을 뒷받침 하는 중요한 행사로 정부, 지자체, 업계의 자금이 투입되기 때문에 이 행사의 성공 여부에 귀추가 쏠리고 있다.
지난해 열린 부산국제산업용섬유전시회 처럼 엉망으로 다시 개최될 경우 업계의 지탄은 물론 지역민들의 반발에 부딪칠 수 있다. 따라서 각 주최 단체들은 이들 행사가 성공적으로 개최될 수 있도록 역량을 총동원 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부여 받았다.
올해 이런 행사에 자금이 낭비됐다는 비판을 듣지 않으려면 참가업체 유치에 발벗고 나서는 한편,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발굴하는 등 새판을 짜도록 총력을 쏟아야 할 것이다.
■ 해외 박람회, 수주회, 컬렉션 참가 효율 극대화
매년 전 세계에서 수많은 박람회와 컬렉션, 수주전시회 등이 개최되는데 올해도 어김없이 이런 행사에 기업들이 참가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각 단체가 주최가 돼 행사에 참가할 기업들을 모집, 참가해 왔는데 이 또한 효율 극대화 차원에서 재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다.
해외 박람회, 수주회, 컬렉션 참여는 수십년간 지속돼 왔으며 이를 바탕으로 해외시장 개척과 해외 바이어 확대 등을 통해 수출 증대에 기여해 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 같은 행사에도 허와 실이 존재하고 있어 각별한 점검이 필요해 보인다.
여기에도 정부와 지자체 자금이 지원되기 때문에 공정한 심사를 통해 참가업체를 선발하고 참가시 효율을 극대화 할 수 있는 방안이 나와야 한다.
각 단체가 주축이 돼 진행하는 만큼 단체들은 업체 선출과 참가기업 지원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매년 지원받은 기업이 단골로 참가 하거나 실효성 없는 행사에 기업을 참가시키는 일이 없어야 하겠다.
■ 섬유업계 중요 이슈 섬유업계는 제조업 여건이 악화돼 많은 기업들이 지난해 문을 닫았다. 올해도 경기가 나아질 요인은 잘 보이지 않고 있어 경영악화에 직면할 기업들이 더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섬유업계는 화섬, 면방, 모방, 직물, 염색 모두 이같은 영향을 받아 힘겨운 한해가 될 전망이다. 화섬은 중국기업들의 증설 지속으로 더욱 위축될 것으로 보이며 면방, 모방 역시 힘겨워 보인다. 직물, 염색도 몸을 더욱 움츠릴 것으로 보인다.
섬유류 수출은 2019년 대비 4% 감소가 예상되며 대구경북의 섬유류 수출도 0.6% 감소한 2,976백만 달러가 될 전망이다. 다행히 미-중 무역 분쟁이 협상 체결로 가고 있어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산업용 섬유를 중심으로 세계 1위 품목의 해외시장 장악력 확대 등 일부 품목의 약진도 기대되고 있다. 특히 효성, 도레이첨단소재의 탄소섬유, PPS 수지 등 비의류용 섬유 분야의 증설과 육성이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 패션업계 중요 이슈 패션업계는 소비침체로 인해 대다수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해 패션업계는 국내 소비 경기가 회복되길 기대하고 있지만 여건은 녹록지 않아 보인다. 여기에다 이번 겨울 날씨 마저 따뜻해져 매출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아웃도어 업계는 일부 업체의 재고누적이 위험신호를 보내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각 기업들은 친환경 마케팅과 협업(콜라보레이션)을 확대 강화 하면서 소비자들의 주머니를 열기 위한 묘안을 짜내고 있다.[관련 특집기사 참조]
디자이너 브랜드들도 어렵긴 마찬가지이지만 해외 컬렉션 참가와 수주전 참가를 꾸준히 전개하면서 위기극복에 나서고 있다.
브랜드의 글로벌화에 박차를 가하는 기업도 보인다. 휠라코리아의 경우 지난해 괄목할만한 실적을 올렸는데 올해도 이같은 여세를 몰아 가겠다는 전략이다.
꾸준한 브랜드 홍보와 글로벌 마케팅을 전개한 덕분으로 보인다. 올해 휠라가 밀라노패션위크에 3년 연속 참가할 것인가도 주목 받는다. 1회 참가시 약 30억원 정도가 소요되는 이 행사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만 봐도 이 브랜드의 약진 이유를 대변해 준다.
휠라의 과감한 투자와 획기적인 마케팅 전략 변화, 그에따른 결실은 한국 패션기업들이 올해 눈여겨 봐야할 중요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패션저널&텍스타일라이프 ⓒ www.okfashio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