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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한,일 갈등 오래가면 중국만 득본다
일본이 믿을 수 있는 국가는 한국, 오해와 편견 버리고 협력해야
등록날짜 [ 2019년08월27일 11시19분 ]

[패션저널&텍스타일라이프:조영준 대표기자]2002년 중국 베이징에서의 일이다.

필자는 중국이 한참 자본주의 경제에 주력하며 높은 성장을 향해 달리고 있을 때 베이징을 방문했었다.

세계 최대 박람회 주최사인 독일 메쎄프랑크푸르트사가 베이징에서 인터텍스타일(섬유 전시회)을 처음 열 때였다.

그 당시 인터텍스타일 베이징 행사에는 한국(1개사)과 일본(2개사), 미국(1개사) 외에도 세계 여러 나라에서 기자들이 초청돼 왔었다.

일본 섬유전문지에서는 2개사가 왔었는데 한 매체(일본 JTN)의 고바야시 편집장이라는 인물이 있었다. 필자는 당시 이 일본 기자와 많은 얘기를 나눌 수 있었다

그는  베이징의 초고층 건물들을 보면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 베이징 시내 투어를 하며 그가 필자에게 한 말을 요약하면 대략 이렇다.

"중국이 이렇게 성장 한 것은 일본과 한국이 기술을 너무 빨리 주었기 때문이다. 중국의 독주를 막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앞으로 섬유산업과 섬유기계산업 그 외 첨단산업들이 모두 중국에 주도권을 뺏길 것이다" 였다.

고바야시 편집장의 얼굴에는 성장하는 중국 경제에 대한 시기, 불만, 우려가 함께 뒤섞여 있는 것 같았다.

그와 마찬가지로 필자 역시 약간의 차이는 있었지만 비슷한 심정이였다. 텐진을 거쳐 베이징으로 가면서 본 중국의 모습은 우리에게도 우려의 대상이였다.

그 당시 베이징과 상하이는 이미 중국 경제 성장을 주도하며 세계에서 주목받는 도시로 급부상하고 있었다.

바이어들이 중국으로 결집하는 광경을 지켜보면서 필자 역시 우리나라 섬유산업의 미래를 걱정하며 초조한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였는지 일본 기자와 필자의 대화 내용은 대부분 아시아 패권을 향해 질주하는 중국의 팽창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 주요 골자였다.

그런데 고바야시 편집장이 갑자기 이런 말을 툭 던졌다.

“한국 기업들이 너무  빠른 속도로 중국에 들어가고 있다. 한국의 기술자들이 중국에 고급기술을 너무 쉽게 넘겨 주고 있다”는 발언을 했다.

필자는 "그건 앞뒤가 틀렸다"며 이렇게 말했다. “먼저 일본이 칭다오(청도)에 대규모로 진출 해 직물사업을 하다 실패하고 철수 했는데 그 기술(직기, 염색 등)이 모두 중국에 넘어 갔지 않았느냐”고 반박했다.

또한 “일본의 최신 직기들이 중국에 들어가 값싼 직물들을 양산하고 있으며 이로인해 한국의 직물산업이 붕괴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일본의 국제섬유기계전시회인 오테마스가 중단 된 것을 놓고 "한국섬유기계 기업들이 오테마스에 많이 참가하지 않아 중단 됐다"며 무척 아쉬워 했다.

필자는 이에 대해 “오테마스는 유럽 이트마(ITMA)가 아시아 지역으로 진출했기 때문에 중단 된 것이지 한국 기업들이 오테마스에 많이 참가하지 않은 것 때문만은 아니지 않느냐”고 반박했다.

그가 얼마나 필자의 말에 공감 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일본인들의 시각은 그때(2002년)나 지금(2019년)이나 한국이 중국 등 사회주의 국가에 기술을 쉽게 넘겨주고 일본의 산업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는 생각을 가진 이들이 많은 것 같다.

또 일본인 가운데는 일본 섬유산업이 한국 때문에 위협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많다. 실제 일본 섬유산업은 20여년간 침체의 늪에 갇혀 혹독한 구조조정기를 거쳤다.

일본은 중국이나 북한, 베트남 등 사회주의 국가와 교역을 우리나라 보다 앞서 했으며 더 깊숙이 진출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이런 시각이 존재할까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이유는 일본이 그들만의 시각과 관점으로 한국을 보기 때문이다. 

2002년 필자와 고바야시 편집장의 대화는 섬유 한 분야에서 일어난 작은 사례다. 그런데 그때 일본 기자의 시각이 17년이 지난 지금까지 여전히 일본인들의 사고에 그대로 남아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 일본 정부가 우리나라를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면서 내놓은 배경 설명도 그때 일본 기자의 시각과 비슷하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일본인들 일부는 자신들이 고급기술 혹은 첨단소재를 제공해 한국 산업이 급성장 했고 그 기술을 중국 등 사회주의 국가에 쉽게 넘겨준게 아닌가 하며  의심 하고 있는 것 같다.

일본인들의 그런 의심증은 한국이 일본을 제치고 중국, 북한, 베트남 등 사회주의 국가와 더 친해지자 나온 오해의 산물로 보인다.

과거 역사적으로 볼 때 중국의 급성장을 이끈 나라는 미국이였다. 요즘 부상하고 있는 베트남도 마찬가지다.

미국의 경제 제재 해제 없이 이들 사회주의 국가들과 한국이 교역을 확대 했을리 만무하다.

미국의 키신저(Henry Kissinger/전 미국국무장관)가 중국을 자유무역의 카테고리안으로 끌어 들였던 것이고 중국은 미국과 교역에서 급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중국을 키운 미국은 이제 중국과 무역 전쟁을 치루고 있다. 호랑이를 키워 놓고 잡아먹을 태세다.

일본 역시 미국과 함께 우리나라 보다 앞서 중국 등 사회주의 국가에 진출했으며 기술도 그만큼 빨리 넘겨줬을 가능성이 더 높다.

중국의 급성장과 아시아 패권 국가로의 부상은 한국, 일본이 걱정했던 공통된 사안이였다.

한,일 양국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성장은 멈추지 않았고 기어이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이 됐다.

이런 과정에서 누가 첨단기술을 중국에 많이 주었는지는 명확히 드러나지 않는다.

이같은 역사적 상황을 잘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이 우리나라를 기술 및 첨단소재 유출의 진원지로 지목하고 있는 것은 중국, 북한 등과의 교역 확대와 국민 성향 변화(친중화, 친북화, 사회주의화 비중 증가)에 대한 일본의 불편한 심기가 담겨 있다고 봐야한다.

어쩌면 미국의 불편함도 대변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자신(일본)들 보다 사회주의 국가와 더 가까워지는 한국의 존재가 눈에 거슬린다는 뜻이다. 또한 자신들이 기술을 준 한국의 성장도 못마땅 하다는 생각이 깔려 있는 것 같다.

이런 상태에서 우리 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은 '울고 싶을 때 뺨 때려 준' 격이 됐다. 강제징용 배상 판결은 일본이 피해를 입힌 아시아 여러나라의 도미노식 반발이 예상되기 때문에 쉽게 받아들일 것 같지는 않다.

일본은 이 판결에 마땅히 대응할 만한 이슈를 찾지 못하자 결국 경제, 산업을 들고 나온 것 같다.

돌이켜보면 해방 이후 대한민국 산업 가운데 화섬산업 등 일부 제조업이 일본 기업과의 합작 또는 기술제휴를 통해 태동됐으며 발전해 왔던 것은 사실이다.

이를 통해 한국에서 일본 기업들이 거둬들인 이익도 적지는 않았다.

이처럼 일본이 중국이 아닌 한국 기업들과 협력 할 수 있었던 것은 정치적 배경이 크게 작용했다. 한국은 해방후 친일파를 과감하게 청산하지 않은 국가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서적으로 일본과 가장 가까운 나라는 한국이였다. 중국은 일본이 상대하기 버거운 나라였고 북한 역시 정서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일본이 가까이 갈 수 없는 나라였다.

일본 최대의 화학섬유기업인 도레이(Toray)사가 새한, 웅진케미칼(구 제일합섬)을 인수하고 구미국가5산업단지(구미하이테크벨리)에 탄소섬유 공장(도레이첨단소재)을 설립하며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것만 봐도 돈독한 한,일 관계를 알 수 있다. 도레이의 한국 투자 역시 정치적, 지리적, 정서적 배경이 크게 작용했다.

도레이사가 중국에 탄소섬유 공장을 설립하지 않은 것은 사회주의 체제인 중국을 신뢰할 수 없었기 때문이였다고 한다. 반면 한국은 믿을 만한 국가여서 투자를 단행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도레이사 입장에서 보면 한국은 투자 대비 회수률이 높은 국가로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다. 탄소섬유 기술도 중국 보다는 한국에서 지키기 쉬울 것으로 판단 한듯하다.

그렇게 설립된 도레이첨단소재 탄소섬유 공장은 지역개발과 고용창출에 도움을 주었다. 도레이 역시 안전한 투자처가 한국이였다는 점을 상기해 볼 때 두 나라는 함께 가야하는 필요충분 조건이 서로 맞아 떨어진 셈이다.

도레이의 사례처럼 한국과 일본은 불편한 관계이긴 하나 서로 도와주는 협력의 파트너로서 함께 윈-윈 할 수 있는 이웃나라였다.

이런 양국의 오랜 경제적, 산업적 협력 관계에도 불구하고 두 나라는 최근 과거 묵은 앙금을 다시 수면위로 올리며 갈등을 키우고 있다.

한-일 양국의 갈등이 오래 지속된다면 결국 중국만 휘파람을 불게 될 것이다.
(패션저널&텍스타일라이프 ⓒ www.okfashi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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