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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천연염색 패션상품, 도긴개긴으로는 답이 없다
등록날짜 [ 2018년12월27일 16시12분 ]

[패션저널&텍스타일라이프:허북구 나주시천연염색문화재단 국장]최근 한국과 타이완의 천연염색 공방을 둘러보는 시간을 가졌다.

양국의 공방 모두 지난 10년간 큰 변화가 있었다. 우선 공방의 창업과 폐업측면에서 한국은 폐업도 많았고, 창업도 많았다. 타이완에서는 폐업된 공방이 거의 없었고, 창업이 조금 늘었다.

한국에서 공방의 폐업과 창업에는 정책적 지원의 여부가 큰 영향을 미쳤다. 사용 염료는 한국의 경우 과거 많이 이용되었던 황토, 숯의 비중이 크게 감소된 반면에 감물, 쪽염료 외에 락, 괴화 등 다양한 염료가 사용되고 있었다.

타이완에서는 과거 쪽염료와 타이완 지역의 특산인 복나무(福樹) 추출염료 위주로 사용되던 것에서 벗어나 최근에는 한층 다양해 졌고, 감물의 도입도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었다.

염색 목적과 기법에서 한국은 과거나 현재 모두 판매용에 집중을 해 왔고, 그에 따라 견뢰도에 비중을 두고 발달해왔으며, 현재도 그 흐름에는 큰 변화가 없다.

타이완에서는 천연염색이 쪽 염료를 이용한 염색과 예술성에 바탕을 두고 발달하면서 교육과 예술성에 비중을 두어 왔으며, 현재는 그것이 상업적으로까지 확장되면서 사용되는 염료의 종류도 증가하고 있었다.

그 과정에서 새로운 염료 이용에 따른 견뢰도 문제가 제기되었지만 잘 극복해나가고 있는 실정이다.

공방의 규모 측면에서는 타이완의 경우 몇몇 곳을 제외하면 아직 그 규모가 크지 않지만 한국의 경우 10년 전과는 달리 규모화되고, 매출이 많은 곳들이 상당히 증가했다.
 
결과적으로 한국의 천연염색 공방은 10년 전에 비해 규모는 커졌으나 개성이라는 측면에서의 변화는 크지 않았다. 방문한 공방 몇 군데에서는 견뢰도에 대해 자신이 있고, 염색 기술과 노하우는 매우 우수하다고 자신만만했다.

하지만 이러한 내부 품질은 판매자로서 기본 중의 기본이라 할 때 외부적으로 평가가 가능한 염색과 상품의 차별성, 특색 측면에서는 점수를 매길 수가 없었다.

반면에 타이완의 공방들은 경영주들이 그동안 특정 테마를 내세우며 정진해 염색 작가로서의 이미지를 만들었고, 그 이미지를 반영한 상품의 제작과 판매에 집중하는 경향이 강했다.

그 결과 상품의 종류가 많고, 상품을 통해 작가도 쉽게 알 수 있을 정도로 개성이 있어 소비자들은 선택의 폭이 넓었다.

타이완의 공방들은 그 시작이 늦고, 정책적 지원, 염색 노하우 등 인프라는 한국에 비해 열악하지만 공방이라는 특징을 살린 특색과 개성이라는 측면에 비중을 두고 발달해 온 것들이 결과물로 되어 서서히 빛을 보고 있다.

현재, 한국의 천연염색 공방은 나주의 감물염색, 제주도와 청도군의 감물염색이라는 지역적 이미지는 있으나 작가 또는 공방을 구별짓게 하는 외관적 염색 기술과 표현법, 상품의 측면에서는 도긴 개긴이라 할 수 있다.

심지어 관광지에서 판매하는 천연염색 상품을 보면 한국산인지 중국산인지의 구별도 명확하지가 않다. 그냥 천연염색 상품일뿐이지 상품을 통해 공방과 작가를 연상하게 되고, 그것들이 가격에 포함되는 브랜드라는 것이 거의 존재하지 않고 있다.

우리사회는 거의 모든 면에서 소품종 대량 생산과 소비 시대에서 다품종 소량생산과 소비시대로 전환이 되었다. 그러한 시대 변화로 인해 대량 생산을 하는 공장에 비해 생산성이 떨어지는 소규모 공방이나 천연염색이 개성이라는 무기로 인해 설자리가 있게 되었다.

그런데도 차별성을 추구하지 않는다면 천연염색 패션상품이나 작가로서의 생존이 어렵다는 것은 명약관화하다. 
(패션저널&텍스타일라이프 ⓒ www.okfashi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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