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저널&텍스타일라이프:김중희 섬유칼럼니스트, 신풍섬유(주) 고문] 요즘 우리나라의 경제, 특히 내수경기가 어렵다. 기업은 대기업 보다 중소기업들이 너무 힘들다. 산업별, 품목별로 어려움의 정도가 다르겠지만 필자가 몸담고 있는 섬유산업이 가장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는 것 같아 마음이 편치 않다.
취업자 수도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최저를 기록하면서 제조업, 도소매업 등 업종을 가리지 않고 고용대란이 나타나고 있다.
결국 고용이 악화일로를 걷게되자 정부는 서둘러 지난 8월 19일 일요일임에도 불구하고 당,정,청이 긴급 비상대책회의를 소집 “경제구조를 서민위주로 하겠다”면서 고용쇼크 해결을 위해 초당적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등 대책마련에 나선 바 있다.
문 대통령도 지난해 5월 취임 제1성이 일자리창출이었다. 그러나 일자리창출이 생각만큼 개선되지 않자 결국 지난 8월 20일 문 대통령도 일자리정책에 대한 현 정부의 정책실패를 인정하고, 청와대와 정부의 경제팀은 “고용 개선에 직(職)을 걸라” 고까지 경고했었다.
필자도 지난해 8월 9일자 본지 칼럼에서 ‘일자리창출은 기업 활성화에서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급기야 지난 10월 4일 SK하이닉스청주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뒤 이곳에서 개최된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 제 8차 회의를 주제하면서,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결국 기업“ 이라면서, ”고용문제의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기업 투자를 촉진하고 일자리를 더 많이 만들어 내도록 활력을 회복하는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정부가 근로시간 단축, 최저임금 인상 등을 통해 근로자(노동자)들이 일은 적게 하고 임금은 많이 받도록 정책적 지원을 했으나 실제 생산 현장에서는 여러가지 부작용이 발생했다.
특히 관심과 정성을 많이 들이지 않으면 안되는 섬유 및 의류산업의 경우 비효율적인 생산구조가 되면서 생산성 저하로 인해 기업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
게다가 중소기업 및 중견기업들은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으로 인해 대규모 감원을 실시, 취업자가 증가하기는 커녕 오히려 줄어드는 현상이 초래되고 있다.
직원 한 두명으로 유지되는 소상공인들도 인근비 부담을 견디지 못하겠다며 아우성이다. 이처럼 부작용이 초래되면서 최근 경제정책에 대한 기업인들의 불만도 극에 달하고 있다.
이번 사태를 보면서 필자는 한 국가의 정책담당자는 허술한 경제이론과 탁상행정으로 국가 경제를 좌지우지해서는 결코 안 된다는 생각을 갖게 했다.
국가 경제는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전문가, 즉 실무실행능력(實務實行能力)이 뛰어난 분들이 주도해야 한다고 본다.
이순신 장군(충무공)도 명량대첩(울돌목해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처음에는 울돌목해전장을 수 없이 찾아가 보고, 그 지역 형편에 익숙한 촌로들로부터 울돌목 물살의 빠른 흐름에 대한 자문을 여러차례 받아 현장을 숙지함으로써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
충무공은 울돌목의 물살이 소용돌이치는 시기를 잘 이용해 결국 거북선 12척으로 현대식 무기로 무장한 왜군의 해군전함 133척과 맞서 사필즉생(死必卽生)의 각오와 정신으로 명량해전에서 승리를 거두었던 것이다.
이제는 국가(중앙정부, 지자체)나 기업은 말할 것도 없고 업계 단체의 지도자가 된 사람들은 맡은 업무에 대해 스스로 실무실행능력(實務實行能力)을 제대로 갖추고 일을 처리하고 있는지 스스로를 잘 살펴야 한다.
이렇게 실무실행능력을 갖춘 뒤 충무공처럼 사필즉생의 각오와 정신으로 사명감을 갖고 경제정책을 수행해야 한다는 것을 다시한번 강조하고 싶다. (패션저널&텍스타일라이프 ⓒ www.okfashio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