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저널&텍스타일라이프:대구=구동찬 기자]남북경협이 급속도로 진전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개성공단이 최우선으로 재가동 되면 봉제산업에 이에 대구경북직물업체들의 대규모 제직설비 투자가 뒷따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대구경북 직물업체들은 개성공단이 재가동 될 경우 제직설비를 이전해 북한 근로자를 고용하면 경쟁력을 확보할수 있다고 판단, 앞다투어 투자하겠다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봉제기업들도 직물기업들 보다 더 큰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봉제기업들은 개성공단 재가동과 함께 북한내 노후 봉제공장을 임차해 운영하는 방안까지 새로운 대안으로 내놓고 있다.
이들 기업들은 국내 제조업 환경이 악화 돼 상당수 기업들이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공장을 베트남, 라오스 등에 이전하고 있는데 북한 경협이 안정적으로 보장된다면 해외이전 보다 장점이 많다는 점을 들어 투자에 적극 나서겠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염색기업들은 북한 개성공단에 하수종말처리장 외에 전용 폐수처리장이 갖춰지면 투자할 의향이 있지만 현재로서는 직물을 짜서 대구경북으로 가져와 염색가공후 다시 개성공단이나 북한내 봉제공장 혹은 해외수출로 돌리는 방안을 선호하고 있는 분위기다. 본지가 대구경북지역 섬유기업 및 봉제 경영인들을 대상으로 개성공단 재가동시 투자의향을 물어본 결과 상당수 기업인들이 개성공단 재가동에 기대를 갖고 있었으며 공단이 재가동 될 경우 적극적인 투자에 나설 것임을 밝혔다.
개성공단 재가동시 대규모 투자 의사를 밝힌 기업 경영인은 아웃도어 직물업체인 S사를 비롯해 나일론 안감전문 기업인 H사 외에 D사 , T사 등 상당수에 이른다.
이들 기업인들은 개성공단에 부지를 임대한 후 워트제트직기(WJL)를 비롯해 준비기, 연사기, 사이징기 등 현재 가동중인 중고설비를 이전해 양질의 북한 인력을 고용, 공장을 가동해 생지를 가져와 가공후 개성공단에 공급하고 수출한다는 구체적인 계획도 세워놓고 있었다.
즉 최신 직기는 대구경북에 잔류시켜 고가직물을 생산하고 중고설비는 이전해 중저가직물은 개성공단에서 생산하는 투트랙 생산으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전략이다.
이들 기업 경영자들이 개성공단에 공장이전을 적극 모색하고 있는 것은 최근 근로시간 단축, 최저임금 상승, 인력난 등으로 최악의 어려움에 직면한 제조업 기업들이 마지막 탈출구를 개성공단에서 찾아 보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기업들의 이같은 분위기에 비해 아직 조합, 협회, 연구원 등 대구경북 섬유단체들의 움직임은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내달 북미 회담을 지켜본 뒤 정부의 남북경협 속도를 봐 가며 대응책을 세우겠다는 포석이다.
업체의 한 관계자는 "직물기업 경영자들은 정치 성향 같은 것은 접어두고 마지막 생존 수단으로 개성공단 등에 공장 이전을 적극 검토하는 기업이 많다"며, "단체들도 이에 발맞춰 여러가지 지원 방안 등을 서둘러 세워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패션저널&텍스타일라이프 ⓒ www.okfashio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