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야경
[패션저널&텍스타일라이프:원유진 기자]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은 내셔널 패션 브랜드에는 애증의 대상으로 꼽힌다.
강남의 핵심 상권 중 하나인 코엑스와 직접 연결돼 있어 집객력이 뛰어난 데다 프리미엄 백화점의 이미지가 소비자에 각인돼 있어 입점하는 동시에 브랜드 밸류도 덩달아 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대 무역센터점은 2013년 리뉴얼 오픈 후 해외 유명 브랜드 중심으로 MD를 구성해 내셔널 브랜드의 입지가 좁아졌고, 특히 올 연말 면세점을 백화점 3개층(8~10층)을 리모델링해 1만4005㎡(약 4200평) 규모로 오픈할 예정이어서 현대 무역센터점의 입점 문턱은 더욱 높아졌다.
이 같은 상황을 두고 패션업계에서는 “내셔널 브랜드가 면세점에 밀려 찬밥 취급을 받는다”는 볼멘소리도 적잖았다.
그러나 최근 국내 정치상황이 급변하면서 내셔널 브랜드의 공분을 샀던 현대 면세점의 미래도 불안하다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현대 면세점은 2016년 12월 이른바 ‘3차 시내면세점 대전’에서 롯데면세점(월드타워)과 신세계면세점(강남 센트럴시티)을 제치고 1위 점수로 특허권을 따는 쾌거를 거뒀다.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여파로 개점을 1년 연기했지만, 올 연말 오픈을 목표로 글로벌 명품 브랜드의 입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하지만 지난달 13일 롯데그룹의 신동빈 회장이 롯데 면세점 청탁의 대가로 70억원의 뇌물공여 혐의가 인정돼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받고 법정 구속된 후, 같은 시기에 서울시내 신규면세점 특허권을 발급받은 현대백화점에도 불똥이 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현대백화점은 면세점 사업의 경험이 전무함에도 1위로 특허권을 획득했고, 이는 매우 이례적이어서 최근 급변하고 있는 정치상황에 돌발변수가 터지는 게 아니냐는 예측도 일부 있는 게 사실”이라며 “롯데 면세점 특허권이 법리적으로 무효가 되면, 현대 면세점의 사업 근거도 사라질 수 있다는 해석도 있어 여러모로 부담스러운 상황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면세점이 입점할 예정인 현대 무역센터점은 1층부터 3층까지 수입 럭셔리 부티크들이 입점해 있으며, 여성복과 남성복, 캐주얼 조닝에도 다수의 글로벌 브랜드들이 입점해 성업 중에 있다. (패션저널&텍스타일라이프 ⓒ www.okfashio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