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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트렌지스터 라디오
등록날짜 [ 2018년03월01일 20시34분 ]

-이제 트렌지스터 라디오는 영화나 박물관에 가야 볼 수 있다. 영화에는 자주 등장한다.

영화 화양연화(2000년 개봉:1960년대 홍콩을 배경으로한 영화,감독:왕가위)에서 양조위와 장만옥이 이루지 못한 사랑으로 안타까워 하는 장면에 60년대 트렌지스터 라디오를 통해 화양연화(花樣年華) 노래가 감미롭게 흘러나온다.

최근 상영된 택시운전사(2017년 8월 개봉:1980년 5.18 광주민주화 운동을 배경으로한 영화/장훈 감독, 송강호, 토마스 크레취만 주연)에서도 송광호가 광주의 어느 민가에서 주민들과 함께 트렌지스터 라디오를 통해 뉴스를 듣는 장면이 나온다.

이밖에도 많은 영화에서 추억 속의 한장면을 연출할 때 빠지지 않는 소품이 바로 트렌지스터 라디오다.

트렌지스터 라디오를 보면  과거로 돌아가고 싶을 때가 있다. 동그란 라벨을 돌려 잡음을 피해가며 주파수를 맞췄던 그 시절, 추억과 낭만, 잊혀진 고통들이 함께 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지금도 라디오는 있지만 거의 디지털 라디오이기 때문에 트렌지스터가 가진 그 시절 추억과는 잘 매치되지 않는다.

낮에도 듣고 밤에도 들었지만 낮 보다 한밤중 고요 속에 들려오는 라디오 소리가 뇌리 속에 깊게 파인 판화 같다.

텔레비전(TV)이 없었던 어린시절엔 트렌지스터 라디오가 집안의 중요한 가전제품이였다. 주파수 권한도 최고 연장자가 쥐고 있었다.

그렇게 긴 세월 주인공이 될 것 같았던 트렌지스터 라디오는 디지털라디오, 오디오, TV, 컴퓨터 등이 등장하면서 찬밥 신세로 전락했고 이젠 거의 볼 수 없게 됐다.

트렌지스터 라디오의 기억은 옛사람들과 함께 하고 있다. 고즈늑한 시골의 밤 라디오는 정지된 뇌리 속에 들어와 생각의 문을 열게 하고  잠들기 전 마음에 평온을 안겨 주었다.

대학시절 친구와 함께 겨울 산행을 떠나 어느 시골민박집에 머물렀는데 그곳에서 들려온 트렌지스터 라디오의 선율이 아직도 강하게 남아 있다.

멀리서 들리던 개짓는 소리, 겨울 찬바람 소리, 서걱이는 억새풀 소리, 산골 아저씨의 코고는 소리, 그런 풍경 속에 트렌지스터 라디오를 안고 잠들었던 20대 청춘이 떠오른다.  

그때는 고민도 많았다. 좀처럼 변하지 않을 것 같던 암울한 시절이 그 때쯤이다. 아마 이종환의 "별이 빛나는 밤~"에 같은 라디오 프로그램들이 큰 인기를 누리며 라디오 시대의 정점을 찍었을 것이다.

그렇게 트렌지스터 라디오는 눈 깜짝 할 사이 디지털라디오로 교체되고 다양한 디지털 가전에 밀려나 우리 주위에서 사라졌다. 그때 정들었던 사람들과 함께...(조영준의 다이어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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