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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감물염색 변화 촉매제로서 진흙염색의 가치
등록날짜 [ 2017년12월26일 17시47분 ]

[패션저널&텍스타일라이프:허북구 나주시천연염색문화재단 국장]중국 광둥성(廣東省) 포산시(佛山市) 순더구(順德區) 특산물 중에는 향운사(香雲紗)라는 것이 있다.

향운사는 서랑(薯莨)이라는 식물 추출물로 비단을 염색한 후 철분이 많은 진흙을 발라 철 매염 한 것이다.

중국에서 향운사는 1,000년 전 어민들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당시 순더 지역의 어민들은 타닌이 많은 서랑 즙으로 그물을 염색했다. 서랑 즙으로 염색한 그물은 뻣뻣하고, 오랫동안 사용할 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물의 염색 과정에서 서랑즙은 옷에도 묻었다. 서랑즙이 묻은 옷은 작업 과정에서 진흙이 묻자 흑색으로 변하면서 윤이 났고, 옷은 입을수록 유연하고 질겨졌다. 이후 어민들은 그물을 염색할 때 옷도 한꺼번에 염색했다.

이것은 지역의 비단 생산 농가들에게도 급속하게 전해 졌다. 힘들게 짠 비단 옷은 오랫동안 입으면 노랗게 변색되고, 주름이 생기는 문제점이 있었는데, 진흙염색에 의해 그 문제가 해결되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시작된 향운사는 명나라 때 해외로 수출되었다. 1920년대는 순더(順德)에만 향운사 염색 공장이 500개 이상이 있었다. 1930년대에는 상하이와 베이징의 상류사회에서도 유행했으며, 중국 남부에서는 최고급 하복(夏服) 원단으로 유행했다. 베트남, 태국, 싱가폴,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국가에까지 수출되었다.

성장일로에 있던 향운사는 고급스럽고 사치스러운 것들은 모두 비판하고 조치를 취했던 중국문화대혁명 때 거의 소실되었고. 잊혀졌다. 잊혀진 향운사는 1990년대 초쯤 타이완의 패션디자이너 소피홍(Sophie Hong)이 현대적으로 활용하면서 세계적으로 주목 받게 되었다.

향운사가 세계적인 주목을 받자 중국정부는 2008년에 향운사의 염색기술을 중국 국가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하고, 행정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포산시에서는 2013년에 향운사를 ‘지리적 표시 상품 향운사’로 등록했다. 향운사는 현재 포산시에서만 수천억 원어치를 생산하고 있을 만큼 산업화가 되었다.

일본 가고시마(鹿兒島)의 특산품인 오시마명주(大島紬)도 진흙염색물의 한 종류이다. 가고시마의 아마미 오시마(奄美大島)에서 생산 되는 오시마 명주는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고급 견직물 중의 하나이다.

이 명주는 오시마에 자생하는 다정큼나무를 끓인 물로 실을 염색하여 건조한 후 철분이 많은 진흙을 묻혀서 염색한 것이다.

오시마명주는 독특한 색상과 명주의 특성을 그대로 살린 염색 때문에 우아하고 가벼우며 내구성도 뛰어나다. 오시마명주는 고가이며, 수많은 일본인들이 동경하는 직물이다.

우리나라에서 많이 행해지고 있는 감물염색도 향운사 및 오시마명주처럼 타닌이 있는 추출물을 이용하는 염색이다. 감물은 향운사나 오시마명주 염색에 사용하는 서랑 및 다정큼나무에 비해 쉽게 구할 수 있고, 고분자화합물인 타닌의 함유량도 풍부하다.

하지만 서랑과 다정큼나무 추출물이 비단 염색에 사용되는 것에 비해 주로 면직물과 인견 염색에 사용된다. 염색의 시기도 향운사는 비단의 품질 유지를 위해 한 여름을 피하고 있는 것에 비해 감물염색은 한여름에 집중적으로 염색하다 보니 작업시기도 특정시기로 한정되고 있다.

향운사나 오시마명주는 타닌이 함유된 물질로 1차 염색한 후 진흙염색을 한다. 이들 직물은 진흙염색을 통해 품질을 고급화시키고 있는데 비해 감물 염색은 다른 염료와 복합염색에 대한 의존도가 크다.

각기 장단점이 있지만 품질과 소비자의 다양한 욕구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이라는 측면을 생각할 때 감물염색에도 변화가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감물염색의 변화 촉매제로서 진흙염색의 시도와 기술적 가치는 매우 크다 하겠다. (패션저널&텍스타일라이프 ⓒ www.okfashion.co.kr)  

(패션저널&텍스타일라이프 ⓒ okfashi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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