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저널&텍스타일라이프:원유진 기자]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둘러싼 한-중 갈등의 상흔이 올 상반기 백화점 3사의 실적에 고스란히 드러났다. 롯데백화점은 심각한 매출 부진에 허덕였고,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은 이에 대한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렸다.
오너 일가의 경영권 분쟁과 경영비리 문제, 성주 사드부지 제공 등 내우외환을 온몸으로 겪어야 했던 롯데백화점은 올 상반기 매출 3조6,81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3조9214억원)보다 6.1% 하락한 수치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4.4% 줄어든 1,540억원에 그쳤다. 국내 사업 영업이익의 850억원 감소가 뼈아팠다.
매출부진의 원인은 사드 직격탄으로 해석된다. 롯데백화점은 사드 배치 부지로 성주 골프장을 제공한 뒤 줄곳 서울 소공동 본점 등 주요 점포의 중국 관광객 매출 감소로 골머리를 앓아왔다. 실제로 중국인 관광객의 매출 비중은 지난해 3.5%이었지만, 중국 정부의 사드 보복이 본격화된 올해 2분기에는 1.1%로 급감했다.
경기침체와 소비 양극화 심화도 롯데백화점 부진의 원인으로 꼽혔다. 고급화 전략을 선택한 신세계, 현대와 달리 서민 백화점으로 불리는 롯데백화점의 양극화로 인한 매출 누수가 더 컸다는 분석이다.
반면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은 매출과 영업익 모두 신장해 대조를 이뤘다.
신세계백화점은 올 상반기 매출 2조2,440억원으로 전년 대비 9.2% 신장했고, 영업이익 역시 지난해 810억원에서 올해 880억원으로 8.8% 늘었다. 채널별 매출 비중은 오프라인 매장이 1조7490억원, 온라인몰이 4,950억원이었다. 특히 온라인몰 매출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22.8% 급증했다.
현대백화점도 아웃렛이 매출을 견인하며 상반기 호실적을 기록했다. 매출 2조8141억원, 영업이익 207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 15.1% 신장했다. 당기순익 역시 18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7.3% 증가했다. 백화점 3사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한편 백화점 3사 모두 여성·남성복, 스포츠, 잡화 등 패션 매출의 감소세가 두드러져 변화하고 있는 패션 소비 트렌드를 실감케 했다. (패션저널&텍스타일라이프 ⓒ www.okfashio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