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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간20주년 특집-대구경북 섬유업계 불황 돌파 해법은?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전기료 인상 악재 돌파 관건, 제조업 아사 직전
등록날짜 [ 2017년06월19일 16시52분 ]

개성공단 재개 기대, 선제적 첨단설비 투자, 고생산성, 제품 차별화 전략 해법 필요

직물공장 내부 전경

[패션저널&텍스타일라이프:대구=구동찬 기자]대구경북 섬유산지는 2017년 상반기 내내 암흑과도 같은 긴 불황의 터널을 지나왔다.

직물 수출은 5% 내외 감소세가 지속돼 어려움의 연속이였다. 내수 또한 개성공단 폐쇄와 유커 감소 등으로 급속히 위축되면서 거의 전 품목에 걸쳐 물량 감소와 가격 하락 등으로 공장 가동률도 저조해 심각한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이러한 위기는 기업들을 부도 또는 휴폐업으로 내몰고 있는데 특히 염색업체들의 침몰이 잇따랐다.

대광염공을 필두로 보국섬유, 윤승염직 등 5개 사가 줄줄이 부도 또는 휴업, 기업을 매각 했다. 직물 업체들도 설비 축소, 인력 감축 등 위기 돌파에 부심하고 있다.

이같은 대구경북 섬유산지의 위기는 어제, 오늘만의 일은 아니지만 최근 그 정도가 더욱 악화 양상으로 치닫고 있어 우려감이 증폭되고 있다.

섬유산지의 위기 증폭 요인는 몇가지로 압축된다. 생산원가는 날이 갈수록 상승하는데 비해 가격 경쟁력은 경쟁국인 중국, 동남아 국가들에 밀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위기는 업계가 감당하는데 어느 정도 내성을 키워왔다면 2017년부터 2020년까지는 혹독한 시련기를 맞이할 것이라는게 섬유업계의 한결같은 시각이다.

이같은 혹한기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엎친데덮친격으로 섬유 제조업 기반을 송두리채 뒤흔들 여러가지 정책 변화까지 예고되고 있어 대구경북지역 섬유업계는 긴장 한 채 하반기를 맞고 있다.

염색공장 내부 전경

섬유 제조업을 위협하는 정책 변화는 최저임금 시급 1만원 인상, 근로시간 단축, 전기료 대폭 인상 등이다.
 
이들 정책들이 시행된다면 섬유 제조업의 원가가 급속히 높아질 수 밖에 없어 이를 감당하지 못할 경우 줄도산과 함께 섬유산업이 경쟁력을 상실해 붕괴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염색업계의 경우 2교대 가동을 하고 있는 업체들이 대부분인데 이들 업체들이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해 3교대 근무와 최저임금 시간당 1만원을 적용하면 현재 월급의 2배 정도를 부담해야 한다.

현재 염색기를 가동하는 남자 근로자의 경우 2교대 기준으로 월 280만원 가량 월급을 받고 있는데 2교대 기준으로 최저 시급 1만원으로 인상되면 월 420만원 정도의 월급을 받을 수 있게 된다.

50명의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는 염색업체의 경우 근로시간 단축과 3교대 근무, 최저임금 시간당 1만원을 적용할 경우 월 1억 원 가량의 인건비가 더 지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다수 염색업체들의 경우 일감 부족과 가공료 하락으로 인해 적자 상태에 빠져 있는데 인건비로 월 수천만원에서 1억원(50명 기준) 가량이 더 지출된다면 어느 업체도 버티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염색업체들도 근로시간 52시간 단축에 2교대 가동이 불가능해 3교대 근무체제로 전환이 불가피하다.

따라서, 3교대로 갈 경우 인건비 부담이 너무 커져 기업들이 해법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상당수 업체들은 주간 2교대 근무체제로 전환을 검토하고 있다.

날염공장 내부 전경

이에 기업들은 염색설비를 확충해 주간에 염색을 하고 야간에 텐터가공만 가동하는 운영 방식도 추진하고 있다.

대구염색공단에 소재한 O사 K사장은 “3교대 근무로는 최저임금 시급 1만원 인상이 될 경우  거의 2배의 인건비가 지출돼 사업 운영이 불가능하다”면서 “염색기 몇 대를 추가 증설해 주간 작업만 하고 야간 작업은 텐터가공만 하는 것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기료 대폭 인상 가능성도 섬유제조 업체들에게는 대형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정부가 석탄발전소 셧다운과 탈원전 정책을 추진하면서 전기료 대폭 인상 가능성이 예상되고 있어 기업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직물 전문 기업들 가운데 전기를 많이 사용하는 에어제트룸(AJL) 위주의 직물업체를 비롯해 연사, 가연 업체들은 전기료 대폭 인상설에 잔뜩 긴장하고 있다.

에어제트룸(AJL) 직물 업체의 경우 직기 1대당 월 100만원 정도의 전기료가 들어가고 있는데 30%만 인상될 경우 월 30만원의 전기료 비용이 더 들어가게 된다.

이럴 경우 에어제트룸 50대를 보유한 직물 업체는 월 1,500만원이 추가로 들어가 원가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에어제트룸 임직 업체들의 경우 현재 임직료를 받아 전기료와 인건비, 유지보수비를 제외하면 거의 남는 게 없다는 반응이다.

원리금 상환이나 감가상각비 계산은 전혀 염두에 두지 못할 정도로 어렵다고 하소연하고 있어 전기료가 대폭 인상될 경우 대부분의 기업들이 사업을 접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다.

염색업체들도 전기료 대폭 인상은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이 처한 환경에 따라 월 수백  만원에서 수천 만원의 추가 비용 부담이 예상된다.

최저임금 대폭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전기료 인상 등 3대 악재가 한꺼번에 밀려오면서 섬유,염색 제조업체들은 경쟁력 약화가 불을 보듯 뻔해 대부분의 업체들이 사업을 중단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분위기가 팽배해 지고 있다.

텐터기 가동 전경

섬유 제조업체인 K사 O대표는 “앞으로 2~3년 뒤를 생각하니 잠이 오지 않는다. 나 뿐만 아니라 전 섬유 제조업체 경영주들이 저와 같은 생각을 갖고 있을 것”이라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런 위기 국면 속에서 대구경북 섬유업계는 상반기를 보내고 하반기를 맞고 있다. 섬유 및 염색업체들은 이같은 3대 악재를 극복하고 위기를 돌파할 수 있을 것인가?

지금 당장 해결책은 보이지 않는다. 앞으로도 해법이 쉽게 나오지 않겠지만 이대로 물러날 수 없기에 업계가 돌파구를 마련하는데 중지를 모아야 할 것이다.

대구경북 섬유업계는 섬유 제조업에 악영향을 주는 정책 변화의 폭을 최소화하는데 주력하면서 다각적인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여러가지 대응책 가운데 개성공단 재가동은 위기돌파를 위한 해법이 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개성공단 폐쇄는 섬유 제조업체들은 물론 봉제 및 패션업계 그리고 수출업체들에게 엄청난 충격과 함께 실적 악화로 이어졌으며 섬유류 수출 감소에도 영향을 끼쳤다.

개성공단에 진출한 섬유패션 업체 일부는 베트남, 라오스 등으로 이전해 가동 중인데 이는 국내 인건비로는 봉제 경쟁력이 없기 때문에 저임금의 동남아 등지로 공장을 이전하게 된 것이다.

개성공단 북한 근로자의 임금은 100달러 정도인 반면 동남아 국가 근로자들의 임금은 300달러 선으로 개성공단이 훨씬 임금 면에서 경쟁력이 있고 물류비 등을 감안하면 절대 우위에 있다.

따라서 개성공단이 재가동되면 봉제산업의 경쟁력은 어느정도 회복될 수 있다.

이럴 경우 국내 섬유제조업에서 생산된 원단이나 부자재로 봉제를 해 내수는 물론 수출시장에서도 높은 경쟁력을 바탕으로 시장 수요를 급속히 확대할 수 있다.

지난 5월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개성공단 재가동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어 섬유업계도 재가동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개성공단 재가동 외에 또 하나의 해법을 찾는다면 최첨단설비로의 적극적인 투자를 들 수 있다.

현재 대구경북 지역 직물, 염색업체들의 경우 생산설비의 노후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반면 신설비로의 투자는 전무할 정도로 미미한 상태다.

직기의 경우 보통 20년 된 직기가 대부분인데 10여 년 된 직기는 전체의 10%선 밖에 되지 않아 중국, 동남아 국가들의 첨단 설비 투자와는 대비되고 있다.

최근 출시된 직기들은 고생산성과 에너지 절감 등 여러 면에서 매우 우수한 성능을 발휘하고 있어 이들 신직기를 보유한 이들 국가의 기업들과 원가 경쟁력 면에서 노후 직기를 보유한 우리나라 직물기업이 경쟁 해 우위를 점할 수 없는 상황이다.

대구염색공단 발전소 전경

따라서, 최신 직기로의 과감한 투자를 통해 고생산성과 에너지 절감, 고품질 제품 생산에 나서야 할 때이다.

차별화된 제품개발 및 가공 전략도 하나의 대응책이 될 수 있다.

대구경북 지역만 보더라도 직물업체에서 생산하고 있는 직물 가운데 경기도 등 타지역에서 염색가공을 의뢰하는 물량이 상당한 편이다.

대구지역 직물업체들이 타지역으로 염색가공을 의뢰하는 이유는 대구지역 염색업체들에 대한 기술력 부재 또는 불신 등에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 때문에 양 업계에 보이지 않는 갈등도 야기되고 있어 직물과 염색 업체들 간 신뢰 구축과 상생협력의 필요성도 절실해 지고 있다.

특히, 직물,염색 업체들 간 소통 부재에 따른 정보 교환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많다.

대구지역 직물업체들은 막연히 '대구권 염색업체는 이 작업을 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리고 외지에 가공을 의뢰함으로써 물류비와 비싼 가공료 지출로 인해 원가 부담이 가중돼 어려움을 겪고 있다.

원가부담이 큰 타지역으로의 가공의뢰 제품들을 대구 염색업체에서 해결하게 되면 직물업체들의 원가절감은 물론 염색업체들도 부가가치 확보와 공장의 안정적인 가동에도 크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적극적인 해결책 마련이 절실하다.

폐쇄전 개성공단 봉제공장 전경

최근 직물업체들과 상생 협력해 새로운 먹거리 창출과 신규 오더 창출에 나서는 기업들도 있어 위기극복 대응책의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대구경북 지역 염색업체들은 새로운 먹거리 창출을 위한 블루오션 전략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 차별화 염색가공 기술개발과 함께 직물업체들의 타지역 가공 의뢰 제품에 대한 현황 파악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대구염색공단에 소재한 S사는 이러한 블루오션 전략으로 타 염색업체들과 경쟁이 필요없는 몇가지 전략 품목을 개발해 부가가치를 높이고 있다.

이 회사는 의료용 니트제품이나 필터 분야 등 다양한 산업용 분야의 염색가공 기술개발에 성공해 기존 의류용 위주의 염색 비중을 낮추는 한편 아세테이트 직물 등 의류용 직물도 고부가 위주로 전환하면서 성장의 발판을 구축했다.

이 업체의 사례에서 보듯 염색기술 개발을 통해 새로운 오더를 확보함으로써 부가가치는 물론 공장 가동률 상승에 따른 안정적인 공장 운영이 가능해졌다는 점에서 여타 업체들에게도 하나의 롤모델이 되고 있다.

이와 함께 공장 자동화와 에너지 절감, 제품 로스 줄이기 등 다방면의 노력이 치열하게 전개돼야만 3대 악재를 어느정도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섬유,염색업체들이 몇 년 후를 대비하는 준비를 지금부터 차근차근 해 나간다면 현상황이 매우 어렵지만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패션저널&텍스타일라이프 ⓒ www.okfashi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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