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저널&텍스타일라이프:박상태 기자] 필자는 지난 20일부터 22일까지 대구 엑스코에서 진행된 제16회 대구국제안경전(DIOPS 2017) 취재차 대구를 방문 했었다.
이번 DIOPS 2017 행사에서 최근 불거진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인해 중국 단체 참관객이 다소 감소했지만 중국 안경관련 바이어들과 개별 참관객들은 지난 3월 PID(프리뷰인 대구)행사 때 보다 많았다는 느낌을 받았다.
DIOPS 2017 행사는 해외시장 다변화를 꾀한 결과 대만, 홍콩, 중동 등 다양한 국가에서 바이어 참여가 이어져 1천여 명이 넘는 해외 바이어들이 방문, 국제행사로 손색이 없었다.
또한 세계 안경 2위 업체인 사필로그룹과 상위권 업체인 스펙세이버가 작년에 이어 다시 참가했다. 국내 1, 2위 안경체인 업체인 다비치, 안경매니저를 비롯해 월드트렌드, 반도옵티컬, CMA글로벌, 건영옵틱(건영크리너) 등 대구지역 주요업체들이 대부분 참가 했으며 내수 바이어들의 참여도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오랫동안 OEM방식으로 생산하던 대구지역 안경업체들은 이번 DIOPS 행사를 통해 국제 유명바이어들과 기술개발 및 디자인 협력으로 탄생한 자체 브랜드를 선보였다. 이들 기업들은 마케팅 활성화와 프리미엄 안경사업을 통해 발 빠르게 국제화에 나서고 있었다.
그러나 이렇게 전시회 행사는 규모가 커졌으나 대구에서 개최되는 전시회가 명실상부한 글로벌 전시회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하나 있었다.
이것은 바로 전시회장(엑스코)의 교통 문제였다.
첫날 행사를 마치고 나오는데 외국인 바이어 상당수가 필자에게 지하철역과 공항가는 대중교통을 물어왔다.
그런데 엑스코 전시장에서 이들 바이어들에게 공항과 지하철 역으로 가는 제대로 된 대중교통을 추천해 줄 수 없었다.
'택시를 타라'는 말 밖에 할말이 없었던 것이다.
이날 많은 해외 바이어들과 외국 참관객들에게 퇴근시간대에 비까지 내려 택시잡기도 어려운데 무작정 택시를 타라고 했으니 한심한 안내였던 셈이다. 이들은 버스노선도 몰라 이리저리 허둥되며 황당해 하는 모습을 보면서 필자는 너무나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이렇게 불편한 교통에 어려움을 겪은 바이어들과 참관객들이 다음에도 다시 대구를 찾을까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대구에는 지하철이 3호선까지 개통 됐으나 막상 대구의 얼굴인 대구국제공항과 엑스코에는 아직도 지하철 연결이 안돼 있으니 대구의 국제화 감각이 얼마나 무딘지 절실히 느꼈다.
대구 지하철은 도심 외각 지역인 반야월, 화원, 문양, 칠곡, 영남대까지 개통하면서 정작 해외 바이어들과 참관객, 관광객들이 몰리는 곳에는 대중교통의 핵인 지하철이 연결돼 있지 않다.
동대구역에서 한 방향에 있는 대구국제공항, 국내 최대 국립대학인 경북대, 엑스코 국제전시장 등에는 왜 지하철 연결이 안됐는지 묻고 싶었다. 서울과 부산은 예외로 하더라도 대구보다 작은 도시로 아직 지하철 1호선만 개통된 광주에도 김대중 전시컨벤션센터와 광주공항은 지하철 노선에 바로 연계가 돼 있는데 말이다.
섬유도시 대구가 국제경쟁력을 잃고 점차 쇄락하는 요인은 품질고급화와 차별화, 가격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 측면도 있지만 외적요인으로 바이어가 쉽게 접근할 수 없는 지정학적 요인을 해결하려는 노력 부족에도 기인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필자는 대구의 지하철 노선도를 보면서 대구가 얼마나 국제화 감각에 뒤쳐져 있는지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대부분의 수도권 지역에서 인천국제공항이나, 김포국제공항을 이용하려면 보통 공항직행버스로 1시간 30분~2시간 정도가 걸리는데 대구 시내에서 김해국제공항까지는 고속철도나 신대구-부산고속도로를 이용하면 1시간 정도면 갈 수 있다.
그런데도 굳이 대구도 아니고 경북도 아닌 경남 밀양에 신국제공항이 들어서야 된다며 몇 년에 걸쳐 난리법석을 떨면서 시급히 해결해야 될 문제는 뒷전에 두고 있었으니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4명의 대통령을 배출한 TK(대구경북)지역의 최대 도시인 대구가 낙후되고 지역 경제의 뿌리산업인 섬유산업이 쇄락한 이면에는 이처럼 중요한 무엇인가를 놓치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정치적으로 영향력이 크다며 떠들었던 대구지역 국회의원들과 역대 시장들은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지하철을 놓았는지 묻고 싶었다. (패션저널&텍스타일라이프 ⓒ www.okfashio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