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저널&텍스타일라이프:정승은 기자]올해 중국 제직(직물)업계는 원사가격과 직물가격의 큰 차이, 제직과 가공 캐퍼의 갭, 오더 수주시 이윤 문제, 설비 투자비 회수 어려움 등 4가지 큰 난관에 직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KTC 상하이 지사(지사장 김상중)의 현지 동향 분석 자료에 따르면 올해 중국 제직업계는 원사가격과 직물가격의 차이(갭)로 인한 이윤 감소를 가장 큰 문제로 꼽고 있다.
2016년 연말 이래 원사 가격 인상추세가 중국 제직기업은 물론 연관 섬유 기업들에게도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화섬사, 면사 등 원사 가격은 상승하고 있으나 원단 가격은 인상하기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분위기다. 중국 내 시장 상황을 감안할 때 일년 내내 오름세가 지속되리라는 전망이 우세해 직물기업들은 좌불안석이다.
중국의 직물 시장은 시장 흐름이 지난 몇 년에 비해 확실히 호전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원사 가격 상승이 생지 가격에 반영되지 않고 큰 원가 압력을 가하고 있어 제직 업체들은 비명을 지르고 있다.
원사 가격 인상 추세 속에서 생지 회사들은 인상된 원사가격에 준하는 가격을 직물시장에서 받을 수 없어 전전긍긍하고 있다.
여기에다 원사 가격의 인상추세에 가공료 또한 인상되는 상황하에서 가격 인상 요인은 발생하고 있지만 만일 원단 가격을 올릴 경우 바이어를 놓치는 위험에 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230T NYLON TAFFETA의 경우 작년 5월 생지 가격이 RMB 5.2/M이었으나 현재 가격은 RMB 6.1/M로서 거의 1위엔이 인상됐지만 도매상이 바이어에게 오퍼하는 가격은 인상 가격 전체를 반영하지 못하고 0.5위엔 정도만 반영되고 있다. 이렇다보니 부족한 이윤은 스스로 찾아야하는 어려운 국면에 처하고 있다는 것.
중국 제직업계는 제직 캐퍼와 가공 캐퍼의 현저한 차이로 인해 두번째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
중국 역시 염색, 프린트는 섬유산업의 중요한 부분인데 현재 중국 정부가 환경 문제를 강력하게 단속하고 있어 가공업계는 바람앞에 등불처럼 전전긍긍하며 캐퍼를 줄이고 있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섬유산업 발전에 중요한 염색 가공 과정에서 병목현상이 빚어져 제직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국 염색, 가공산업은 지난 20 여년 간의 무분별한 발전 속에서 오폐수 문제, 대기오염 등을 일으킨 것도 사실이다. 이에 따라 근래 환경시설이 미비한 가공소의 폐쇄가 지속되고 있다.
섬유 도시인 강소성 우지앙 성저를 예를 들면 2016년 제직 캐퍼(CAPA)는 120억 미터를 보유했으나 염색,프린트 캐퍼는 30억 미터로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처럼 제직과 염색 가공의 큰 차이는 염색, 프린트 등 가공소로 하여금 제직 업체에 대해 갑질 횡포와 절대적 발언권을 갖게 하고 있다.
최근에는 염료 가격의 상승으로 인한 가공료 인상추세에도 불구하고 밀려드는 가공 오더가 많아 염색 대기로 인해 직물기업들이 긴 줄을 서고 있는 형국이다.
갑작스런 가공료의 인상,품질 문제 등 가공소의 갑질로 인해 제직 기업들의 고통은 더욱 심화되는 상황이다. 원사가격 인상, 염료 및 가공료의 인상 대열에 제직 기업들은 한숨만 쉬고 있는 실정이다.
중국 제직업계는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오더를 수주하고 있는데 오더를 수주해도 이윤이 적어 3번째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 오더를 안 받아도 문제고 받아도 문제인 상황인 것이다.
2016년 10월 이후 중국 섬유제조업계는 지난 몇 년간 보기 드문 호황을 맞아 재고가 다 소진되고 많은 기업들이 장타 오더를 수주했었다.
그러나 작년부터 원사 가격 인상의 변수가 너무 커 원가 압박 속에서 미미한 이윤을 보며 오더를 수주하고 있는데 최근 이같은 갭이 더 커지는 가운데 오더 수주 후 원사나 가공료가 더 올라 기업들은 손해를 보고 오더를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는 것.
한 기업의 경영자는 "재고도 다 소진되었고 오더는 많고 경기는 좋지만 가격 변동이 너무 심해 오더를 받는 것도 안 받는 것도 다 문제이다"라고 토로하고 있다.
중국 제직업계는 최근 원단 재고를 소진한 돈으로 새로운 신설비 구매에 적극 나서고 있는데 이같은 무리한 설비 투자가 발목을 잡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제직업계는 작년 하반기부터 호황이 시작돼 재고가 대부분 소진됐으며 이 자금으로 많은 제직업체들이 향후 경기 전망을 낙관적으로 보고 직기를 증설하거나 낡은 설비를 신설비로 교체했으나 투자 자금을 회수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 섬유업종의 중장기 전망이 그다지 밝지 않은 상황 속에서 창고를 비워 생지 재고를 판 돈으로 새로운 기계 설비로의 무리한 투자가 중국 제직기업들을 수렁으로 몰고 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패션저널&텍스타일라이프 ⓒ www.okfashio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