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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탄핵, 그리고 남겨진 ‘비정상의 정상화’
등록날짜 [ 2017년03월13일 18시31분 ]
[패션저널&텍스타일라이프:원유진 취재부장] 결국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 파면을 선고했다.

탄핵에 대한 역사와 정치적 평가를 논하는 것은 본 칼럼의 성격과 맞지 않지만, 지난 수개월간 보여준 성숙한 국민의식에는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법치주의와 절차적 민주주의의 완벽한 실현이었기 때문이다.

해외 언론들도 우리 국민들의 평화적 시위, 입법부의 행정부 최고 수장에 대한 탄핵, 사법부의 파면 결정 등 민주국가의 핵심인 삼권분립의 실존을 보여준 한국에 경의를 표했다.

미국 유력 일간지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10(현지시간) ‘한국은 민주주의의 정석을 세계에 보여주고 있다는 제하 기사에서 한국은 민주주의 역사가 고작 30년 밖에 안되지만, 전 세계가 놀랄 만한 결정을 했다고 평가했다.

탄핵인용 이후 우려했던 국내 경제-금융 시장의 혼란도 없었다. 오히려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제거된 데 따른 안도감으로 해석된다.

꽁꽁 얼어붙은 소비심리도 벚꽃 대선을 기점으로 살아날 것으로 패션유통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을 둘러싼 여러 혐의에 대한 법정투쟁, 친박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한 탄핵 반대집회 등 사회적 혼란과 갈등요소는 여전히 상존하는 게 현실이다.

아직 제대로 해소되지 않은 국정농단과 이권개입 의혹을 비롯해 안팎으로 풀어야할 사안들도 간단치 않다.

섬유,패션업계도 탄핵 이후 남겨진 숙제와 전혀 무관하지 않다. 박 전 대통령의 비선실세 최순실과 개성공단 폐쇄의 연관성 의혹이 대표적이다.

2015
년 동남아, 아프리카 등 개도국들에 코이카의 ODA사업을 통해 대체공단 개발 부지를 확보하고, 지난해 2월 계획적으로 개성공단의 문을 닫았다는 의혹의 진위여부를 가려야 한다.

개성공단 폐쇄가 최 씨의 사익추구와 유관할 수 있다는 단초는 지난달 안종범 전 수석의 업무수첩에서 발견됐다.

개성공단 폐쇄 한 달 뒤인 작년 315일 작성된 이 메모에는 박 전 대통령이 개성공단과 함께 미얀마 한인타운 조성을 함께 언급한 것으로 나와 있기 때문이다.

한인타운과 더불어 미얀마에 개성공단 피해 기업의 유치 공단 조성 시도가 의심되는 결정적 증거다. 특검도 최순실이 미얀마 공적개발원조사업(ODA)의 이권을 챙기기 위해 유재경 주미얀마 대사와 김인식 코이카 이사장을 앉힌 것이라고 밝혀 가능성을 높였다.

실제 정부는 개성공단 폐쇄 이후 재가동보다 대체 부지 선정에 우선순위를 뒀었다.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시아부터 케냐 등 아프리카까지 개성공단 대체 부지 물색에 적극 나선 정황이 곳곳에 있다.

특히 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5, 일본 G7 정상회의 초청까지 고사하며 에티오피아·우간다·케냐 등 동아프리카 3개국 순방을 강행했고, 귀국 후 청와대는 산업단지 조성을 통해 우리 중소,중견기업에게도 아프리카 진출의 거점이 확보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성과를 전했다.

아프리카 순방길에 동행한 코이카 이사장은 이 기간 중 미르재단이 운영을 주도하는 코리아에이드사업을 발표하고, 여기에 1015,000만원의 예산을 지원하기로 결정했었다.

그해 926일 코트라 나이로비 무역관은 케냐 현지에서 개성공단 14개 회사를 초청해 투자 설명회를 개최했고, 대통령 아프리카 순방길에 경제사절단 자격으로 동행했던 성기학 한국섬유산업연합회 회장은 같은해 12월 섬산련 해외 투자 조사단과 함께 케냐, 우간다, 에티오피아 등을 다시 방문, 아프리카 면화섬유산업연맹(ACTIF)과 섬유산업 아프리카 진출을 위한 MOU를 체결한 바 있다.

당시 섬유업계에서는 거리도 멀고, 인프라도 척박한 아프리카 투자가 갑자기 왜 나왔는지 고개를 갸웃하는 인사들도 있었다.

시간상으로 이들 미얀마와 아프리카 ODA 사업 플랜은 개성공단 폐쇄 전인 2015년에 수립됐다. 만약 의혹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분양할 대체 부지가 마련돼 개성공단 폐쇄를 강행한 셈이 된다.

개성공단 폐쇄 이후 수많은 영세 입주 섬유,봉제 기업들은 도산으로 내몰렸고, 삶의 터전을 잃은 여러 관계자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개성공단 폐쇄가 그 어떤 사안보다 철저하고 명확한 진실규명이 요구되는 이유다.

패션업계에서는 최순실의 동생 순천 씨의 남편 서동범 대표가 운영하는 서양네트웍스가 입에 오르내리기도 했다. 서양네트웍스는 블루독’ ‘밍크뮤’ ‘알로봇’ ‘래핑차일드등 유명 아동복 브랜드를 다수 보유한 패션기업이다.

이 기업은 최씨의 해외 은닉재산 세탁 채널로 의심(더불어민주당 안민석 국회의원과 안원구 전 대구국세청장 주장 내용 참조) 받았으나 현재까지 정확히 밝혀진 것은 없다.

이처럼 박 전 대통령의 탄핵과 맞물려 여러가지 의혹에 섬유패션업계도 자유롭지 못하다.

앞으로 얼마나 더 놀라운 일들이 진실(사실)이 돼 눈앞에 펼쳐질지 가늠키 어렵다. 비단 최순실 게이트 외에도 우리 사회엔 부정부패, 부조리, 불법, 편법 등 정상화해야할 적폐들이 산적해 있다. 섬유패션 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아이러니하지만, 박근혜 정부 4년의 대표적인 국정 어젠다였던 비정상의 정상화야 말로 새로운 사회, 건강한 공동체로 나아가는 첫걸음이 돼야 할 것이다. (패션저널&텍스타일라이프 www.okfashi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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