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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자연인(自然人)
등록날짜 [ 2016년05월22일 16시49분 ]

 


 

-며칠간 자연인(自然人)처럼 살았다. 새끼손가락(오른쪽)이 부러져 깁스를 했기 때문이다.  

의사 왈, "새끼손가락은 다른 2개 손가락과 연결돼 있어 3개를 같이 묶어 고정시킵니다. 수술도 하는데 난 수술 안하고 치료합니다"라고 말했다. 

 

주사 부작용을 우려해 마취 없이 의사가 손으로 부러진 곳을 맞춰 넣고 깁스를 했다.

 

이번 일로 인해 평소 큰 역할 못하는 것으로 여겼던 새끼손가락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각종 모임 및 행사 불참은 물론 운전, 음주, 젓가락질, 마우스, 전신 목욕 등  여러가지 못하는 것이 많았다.

 

이런 것을 못하니 자연인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나는 자연인이다"라는 TV프로그램(도시에서 상처 입고 산에 들어가 생활하는 사람들의 일상을 보여주는 프로)을 재미있게 보는데  손을 다치고 보니 비슷한 처지가 된 것 같았다.

 

산에 들어가야만 자연인이 되는 것은 아니였다. 도시에 살아도 자연인처럼 살 수도 있다. 

 

못하는 게 많아 불편도 많았지만 다른 한편으론 일상생활에서 오는 피로감이 해소되는 장점이 있었다.

자연인 같은  생활은 문명의 도구와 과음,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파생된 피곤한 몸을 잠시 쉬게 해 주었다.

 

도시 생활에서 몸과 마음을 다친 중년 남자들이 자연인이란 프로그램을 즐겨 보는 것은 이들에게서 대리만족을 느끼기 때문일 것이다.

 

누구나 자연인처럼 살고 싶을 것이다.

 

직장에 얽매이지 않고, 혼자 산이나 무인도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그러나 그런 생활은 평범한 사람들에겐 잘 오지 않는다.

 

충격적인 사건들(이혼, 건강이상, 사별, 가족간 갈등, 사업실패)이 좀 있어야 자연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실제 자연인 프로그램을 보면 많은 자연인들은 이혼, 사별, 갈등, 건강악화 등의 충격을 잊기 위해 은둔의 생활을 택하는 경우가 많았다. 

 

나는 그런 경우는 아니였지만 손과 머리로 살아가는 삶에 새끼 손가락의 고장은 약간의 충격파가 된 셈이다. 

 

일상에서 누리던 많은 것들이 중단돼 도시에 살면서도 자연인 같은 삶을 잠시 산 것이다.

 

게다가 이번에 오른손이 불구자처럼 되고 보니 '장애인을 좀더 배려해야겠다'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제  얼마 후 장애도 벗고 자연인 생활도 벗어나 다시 도시인으로 돌아가겠지만 자연인처럼 산 몇 주가 그리워질 때도 있을 것 같다.

몇 주간 겪었던 불편함은 곧 잊어 버리겠지만 자연인 처럼 살고 싶다는 생각은 나이를 먹어가면 갈수록 더 강하게 와 닿을 지도 모른다. (조영준의 다이어리에서...)

(패션저널&텍스타일라이프 ⓒ okfashi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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