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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변화를 빨리 받아 들여야 한다
등록날짜 [ 2016년04월25일 09시32분 ]

[패션저널&텍스타일라이프:조영준 본지 발행인]20대 총선을 놓고 여야는 서로 승자와 패자를 가르고 있다.

정당들의 기준에서야 승리자와 패배자를 따지겠지만, 필자는 어느 쪽의 승패를 떠나 이번 20대 총선은 과거와 달리 인물에 대한 국민들의 올바른 판단이 제대로 작용한 선거였다 평가하고 싶다.

이번 선거에서는 고질병처럼 이 나라를 괴롭혀온 지역감정 기반의 ‘묻지 마’ 투표가 이제 종지부를 찍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안겨줬다.

보수(새누리당)의 참패에 영남권 일부 계층들은 불만도 가질 수 있었겠지만, 두 지역에서 보여준 변화의 물결에 공감하는 이들이 더 많은 것 같았다.

이런 변화를 막으려고 고집을 부려서도 안되고 부린다고 막아질 리도 없을 것이다. 대한민국의 모든 분야가 변화를 빨리 수용하고 그 변화의 물결에 합리적 사고를 접목시켜 새로운 문화를 꽃피워 나가길 기대하고 싶다.

변화는 정치권에서만 불어오는 게 아닌 것 같다. 산업계에도 큰 변화의 소용돌이가 불고 있다. 조선, 해양, 금속, 기계 같은 업종의 구조조정은 언급하지 않겠다.

우선 패션계의 변화만 짚어 보자. 미국발 뉴스를 들여다보면 패션계에서도 변화의 바람이 느껴진다. 뉴욕의 일부 패션디자이너들이 기존의 패션위크 운영 방식에 반기를 들었다는  뉴스가 눈길을 끈다.

디자이너 업계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6개월 앞선 시즌별 컬렉션을 진행해왔다. 여기에는 다양한 매커니즘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에 2월에 봄·여름 옷을 선보이고, 9월에 가을·겨울 옷을 패션쇼에 올리자는 일부 디자이너들의 주장이 폭넓게 지지를 얻지는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최근 패션시장의 흐름에 기존의 패션위크 운영방식이 맞지 않다는 데는 상당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것은 사실인 듯하다. 시장의 요구는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는데, 현재의 패션위크 운영 방식으로는 이같은 시장의 요구에 제대로 대응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당분간은 대부분의 디자이너들이 제 철 옷을 선보이는 일부 디자이너들의 상황을 주시하게 될 것이다. 그들이 가시적 성과를 올릴 수 있다고 판단되면 이 변화의 흐름에 동참하는 디자이너들이 크게 늘어나게 되리라는 것은 불문가지다.

이같은 흐름은 결국 현재의 패션위크를 무력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각종 IT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시점에서 기존의 패션위크 방식은 어떤 형태로든 변화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미래학자들의 일관된 전망이고 보면, 기존 패션위크 운영방식에 반기를 든 일단의 디자이너 그룹들은 선각자로 자리매김할 수도 있을 법하다.

이같은 변화의 기류는, 그러나 국내 디자이너 업계에서는 전혀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도 어떻게든 세계적인 명성을 지닌 해외 패션위크나 국내 패션위크에 명함을 내밀어야 한다는 생각이 지배하고 있다.

물론 우영미나 준지 처럼 꾸준한 해외활동으로 괄목할만한 성과를 올리는 디자이너도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해외 활동 디자이너들은 아직 그리 큰 성과를 얻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유통업계의 바잉 시스템이 전무한 국내 패션위크의 경우는 홍보 수단으로 밖에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고, 이같은 추세가 바뀔 가능성도 거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자이너들은 국내외 패션위크에 참가하기 위해 애를 쓴다.

그러나 이제는 이같은 관행으로부터 벗어나려는 노력도 시도해볼 때가 됐다. 마침 뉴욕으로부터 아직 미풍이긴 하지만 바람도 불어오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활발하게 활동하는 젊은 디자이너가 유난히 많다는 점에서 변화를 추동할 힘은 충분하다고 판단된다.

일반적으로 젊은 디자이너들이 상대적으로 변화의 흐름에 대한 대응력이 유연하기 때문이다. 물론 그들에게는 현실적인 힘이 없다. 그래서 그들은 힘이 많이 드는 환경을 바꾸려는 적극적인 노력보다는 환경에 적응해 생존하겠다는 욕구가 다소 앞서는 것 또한 사실이다.

상황이 어렵더라도 젊은 디자이너들이 나서지 않으면, 현재의 상황은 외부의 힘이 작용하기 전까지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외부의 힘에 의한 변화가 바람직한 것도 아니다.

디자이너들 스스로가 미리 대비하고 예측해 변화를 이끌어 나가지 않으면 업계 전체의 연착륙을 기대하기는 불가능에 가까울 것이기 때문이다.

변화의 물결은 디자이너 브랜드 운영의 양대 축이라 할 수 있는 패션위크 뿐만 아니라 유통 쪽에서도 다양하게 감지되고 있다.

우리와 상황이 다르긴 하지만, 미국은 이미 오프라인 매장의 폐쇄가 하나의 흐름으로 자리잡고 있다. 유통 업태의 운영 방식이 다르다 해도 우리나라도 이같은 변화의 물결에서 예외가 될 수는 없다.

변화는 절실한 쪽에서 먼저 시도할 수밖에 없는 일이다. 국내에서 변화를 선도하는 것은 미국에서처럼 유명한, 혹은 어느 정도 안정적인 브랜드 유지가 가능한 디자이너가 아니라, 젊은 디자이너들이어야 한다.

젊은 디자이너들은 기존의 질서에 진 빚이 없고, 그 질서를 유지하는 것이 그들에게 크게 도움이 되지도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새로운 무대는 그 무대에서 활동할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일이기도 하다.

변화의 기운은 뉴욕에서 감지됐다. 전세계 패션 시장 중에서 가장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시장에서 가능성을 열었다면, 그 변화가 필수불가결한 것임을 방증하는 일이기도 하다. 기존의 질서가 필연적으로 바뀔 것이라고 판단된다면 젊은 디자이너들이 먼저 나서야 한다.

불합리한 과거의 관행에 안주하는 것은 디자이너 개인을 위해서든 전체 업계를 위해서든 바람직하지 않다. 이제 우리 디자이너 패션업계도 젊은 디자이너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시대적 흐름을 받아들이고, 이를 합리적인 변화를 추동하는 힘으로 분출해내야 할 때이다.(패션저널&텍스타일라이프 ⓒ www.okfashi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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