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패션업계는 PPL(Product Placement:간접광고) 마케팅이 한참 붐을 타고 있다. 인기 TV 프로에 연예인들이 특정 브랜드의 옷을 입고 나옴으로써 간접적인 광고 효과를 내는 이 PPL 마케팅은 브랜드를 알려야 하는 패션업체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홍보수단이 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 나라 방송 심의 규정은 영화에서는 간접 상품 홍보는 허용하면서도 공중파 TV프로 등에서는 철저히(?) 규제한다는 단서를 달고 있다. 그런데 실제 이 규제가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가가 논란거리다. 최근 이 같은 규제를 피하기 위해 드라마 같은 프로에서는 제작지원이라는 명목 하에 회사 매장이나 디자인실 같은 곳을 촬영 장소로 제공하고 있다. 제작지원에서는 들어내 놓고 브랜드나 회사를 홍보하지는 않지만 시청자가 보면 어느 회사 어느 브랜드인지 파악되기 때문에 간접광고가 되는 셈이다. 이런 제작지원 명목의 간접 광고비가 최근에는 엄청나게 올라 3억 원 대 이상을 호가하고 있다고 한다. 엄밀히 말해 제작지원 명목의 간접광고도 규제를 피하는 편법인 셈이다. 오락프로 등에서는 소위 모자이크나 테이프를 사용해 간접광고 규제를 피하려고 안간힘(?)을 쏟고 있다. 모자이크 처리를 한답시고 엉성하게 브랜드를 가리지만 실제 완전히 가리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 같은 엉성한 모자이크 처리는 오히려 광고 효과를 더 높여주고 있다. 그냥 가만히 놔두면 광고 효과가 그다지 크지 않을텐데 엉성하게 가린다고 모자이크 처리를 한다거나 테이프로 반쯤 가리는 식의 규제로 광고효과를 더 높여 주는 셈이다. 시청자들은 이 같은 간접 광고로 인해 강제로 주입을 당하게 되고 브랜드 보유업체나 방송국은 이런 간접 광고를 계속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눈감고 아웅 하는 이런 작태를 계속 연출 할 것이 아니라 차라리 간접 광고임을 인정해 주고 규제를 하기보다는 정해 놓고 노출 시간에 따라 광고료를 받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눈감고 아웅 하는 이런 PPL 광고는 우리 사회를 요행과 적당주의가 만연하도록 하는 한 요인이 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최근 한 방송국 PD가 해외출장 취재를 나가 개인 관광에 빠졌다고 지탄받았는데 TV 공중파 프로에 대충 가려지는 이런 PPL 광고도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다. (조영준 본지 발행인/패션저널&텍스타일라이프 ⓒ세계섬유신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