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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해그름(해질녁)
등록날짜 [ 2014년11월21일 17시39분 ]











■ 해가 진다. 해질 무렵을 경상도에서는 해그름(표준어 해질녁)이라고 표현한다. 시골에서 해그름 때는  모든 일을 중단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시간대다.

집집마다 저녁밥을 짓느라 연기가 피어오르고 들에 나간 아이들을 부르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리곤 했다.

유년시절 잠깐 시골 할머니집에 맡겨진 때가 있었다. 해그름에 나는 자주 들녁에 앉아 먼지 자욱한 시골길을 바라보곤 했었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먼지 날리는 버스를 타고  찾아 올 것만 같아서였다.

그때 해그름은 나에게 엄청난 외로움의 시간이였다.

할머니는 자주 목소리를 높여 들녁을 향해 나를 부르곤 하셨다.

지금도 해그름 때면 그때 할머니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산을 오를 때 해그름은 노을이 지는 운치와 함께 서글픈(서그푸다) 생각이 많이 들곤 했다.

저녁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목적지에 속히 도착해야 할텐데... 이런 강박관념이 아름다운 해그름의 운치를 덮어버리곤 했다.

어떤 의도로 누구와 산을 오르는가에 따라 해그름을 맞는 느낌도 달랐다. 나는 주로 써클(동아리/코스모스/COSMOS:아마추어천문회) 회원들이나 친구와 단둘이 산을 오른적이 많았다. 아버지와 팔공산을 오른적도 몇번 있었다.

여러 사람들이 어울려 산을 오를 때 해그름은 낭만과 즐거움이 가득했던 것 같다. 단 둘이 산을 오를 때 맞는 해그름은 정막함과 쓸쓸함, 때론 두려움이 교차하곤 했다.

이제 세월이 흘러 차를 타고 유원지 등에서 가족들과 함께 해그름을 맞는다.

지금은 노을지는 전경을 찍거나 어디서 맛있는 저녁을 먹을까 이런 생각들이 해그름 때 내 머리를 맴돌고 있다.

나이 먹고 감정도 많이 메말라 버렸지만 해그름은 저녁 노을과 함께 어김없이 찾아온다.   

해그름에 이제 할머니가 아닌 내가 아이들을 향해 소리친다.

"야들아~밥무러 가자"(조영준의 스토리텔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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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저널&텍스타일라이프 ⓒ okfashi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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