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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서울패션위크에 대한 두 가지 시선
등록날짜 [ 2012년03월23일 00시00분 ]
강두석 패션저널 편집인 [패션저널:강두석 편집인] 2012/13 추동 시즌을 위한 서울패션위크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서울패션위크는 서울패션센터가 폐쇄되면서 자칫 개최가 무산될 지도 모른다는 패션업계의 우려 속에서 일정과 장소가 변경되는 우여곡절 끝에 어렵사리 개최하는 난산의 모양새가 되었다.

그 과정에서 지금까지와 똑같은 행사에 들러리를 서는 것 같은 입장을 반복하지 않겠다며 디자이너들이 단합하여 한국패션디자이너연합회(가칭)의 발족을 결의하는 기대 외의 수확을 거두기도 하였다.

이번 행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서울시는 이전과는 달리 디자이너들의 입장을 최대한 반영하기 위해 애쓴 흔적이 많이 보인다. 일각에서는 서울시의 ‘통큰 양보’가 난산이지만, 이번 행사를 예정대로 진행할 수 있는 바탕이 되었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원인이야 어찌되었든 서울시의 태도가 예전과 달라진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사실 과거 서울시의 일방적이고 고압적인 태도에 대해 많은 디자이너들이 불편해하면서 성토했었지만, 정작 행사의 장을 마련한 서울시를 상대로는 어떤 행동도 보여주지 못했다. 국내 시장 환경이 열악한 상태에서 그나마 디자이너들이 기대하는 것은 서울패션위크를 통해 해외에 진출하는 것이 최선이었고, 그러기 위해서는 서울시에 밉보여서는 안된다는 자기 검열 의식이 강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항상 서울시 측에 끌려다니기만 한다고 불평하면서도 또 끌려갈 수밖에 없었을 터이다.

이같은 전례와는 다르게 출발한 이번 행사는 그동안 국내에서 진행됐던 어떤 패션 행사보다 꽉 짜여진 일정 속에서 움직여야 한다. 실로 오랜만의 통합 컬렉션이다 보니 6일 동안 총 67회의 패션쇼와 8회의 프리젠테이션 쇼가 예정돼 있다. 패션쇼만 75회에 이르는 방대한 규모다. 일정표만을 놓고 보면 세계 어떤 패션행사에도 뒤지지 않는 스케줄이다. 그것도 야외에서 진행되는 행사다. 그만큼 하나의 작은 실수가 행사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개연성도 크다.

이렇게 전체 행사의 규모가 커진 만큼 주최측과 주관사 및 참가 디자이너들의 긴밀한 협조체제 구축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고 필요한 일이다. 전체 행사가 차질없이 진행되도록 하고, 수준 높은 행사가 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서로 협조해서 매듭진 곳이 있으면 풀고, 풀어진 곳이 있으면 바로잡아 나아가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 행사에 대해 대내외적으로 두 가지의 시각이 존재하는 것 같다. 하나는 패션 디자이너 업계 내부에서 나타난 견해이고, 다른 하나는 외부의 시선이다. 이번 행사를 지켜보는 외부 인사들 가운데 이번 행사를 디자이너와 서울시와의 대립 구도로 치환하려는 부류가 있다. 나만 아니면 싸움 구경과 불 구경이 최고라지만, 또 인류의 역사가 시기와 경쟁으로 인해 발전해왔다는 주장이 있기는 하지만, 이같은 시각이 지극히 단편적인 것임을 부정할 길이 없다. 그럴리는 없겠지만, 혹여 서울시나 일부 디자이너들이 이같은 시각에 동조한다면 그것은 커다란 문제를 야기할 소지가 있다.

행사를 지원하는 서울시와 행사의 주체인 디자이너는 상호 협력 관계여야 하고, 이번 행사를 앞두고 양측이 보여준 협의의 과정은 이같은 상호 협력의 정신을 충분히 구현했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또한 이는 앞으로의 행사에서도 마찬가지로 중요한 일이다. 지원기관과 행사의 주체 간에 대립과 반목이 시작될 때 거기서 기대할 미래는 있을 수는 없겠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견해는 패션 디자이너 업계 내부에서 제기하는 문제이다. 일부이기는 하지만, 또 그들의 말이 실상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지는 차치하고, 이번 행사에 대해 비판적인 그룹이 존재하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들의 문제의식은 주로 예전에는 비교적 쾌적하게 패션쇼를 할 수 있었는데, 선배 디자이너들이 대거 참가하면서 일정이 빡빡해져 집중 조명을 받을 기회가 적어졌다는 데서 출발한다. 나쁘게 보면 전형적인 이기주의의 소산이지만, 꼭 그렇게 볼 일만은 아니다.

앞서도 언급했지만 패션 디자이너들이 국내에서 활동하기에는 상황이 너무 열악하다. 대부분의 백화점 매장 입점은 하늘의 별따기이고, 그렇다고 가두점이 활성화돼 있는 것도 아니다. 편집매장도 라직은 걸음마 단계에 지나지 않는 현실에서 젊은 디자이너들이 내수시장만을 바라보고 옷을 만들 수는 없는 일이다.

더욱이 그들이 보기에 1·2세대 디자이너들이 왕성하게 활동했을 당시에는 그나마 국내 시장 환경이 지금처럼 척박하지는 않아 많든 적든 그 과실을 향유한 세대들이다. 그러니 그들이 보기에 불합리하다고 주장할 수 있는 일이다.

물론 그들의 주장이 옳다는 것은 아니다. 그들은 지금 나무만 볼 뿐 숲을 볼 역량이 갖춰져 있지 않기 때문에 자신들에게 주어진 환경을 타개할 길을 찾는데 온 힘을 다해 매달릴 뿐, 업계 전체를 조망할 여유도, 까닭도 없는 것이다. 그런 그들에게 용기와 격려를 아끼지 않는 것도 선배 디자이너 몫의 의무다.

후배 디자이너들이 직면해 있는 환경을 이해하고 그들의 생각을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선배 디자이너들의 의무는 어느 정도 이행되는 일이 될 터이다. 젊은 디자이너들이 제대로 설 때 한국 패션도 방향성을 잃지 않고 발전을 지속할 수 있는 것이고, 한국 패션이 세대를 이어 발전할 수 있도록 추동하는 힘은 선배 디자이너들의 권위가 아니라 마음을 연 소통에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젊은 디자이너들도 피해의식만으로 사안을 볼 일이 아니라 좀 더 객관적이고 폭넓은 시각을 가져야 한다. 보다 많은 디자이너들이 참가함으로써 패션의 다양성과 대중성이 확대, 강화될 수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어차피 대규모 패션주간 행사에 참여하는 디자이너는 작품으로 승부할 수밖에 없다. 더 좋은 작품을 선보이면 조명을 받을 수 있고, 그렇지 못하면 그냥 잊혀지는 것이다. 잘하든 못하든 비슷하게 조명을 받는다면 그것은 자기 발전을 위해서도 긍정적이지 못한 일이다.

어떤 주제에 대한 것이든 의견이 있으면 이를 적극 개진하고, 아이디어가 있으면 서로 나누며, 불만족스러운 일이 있다면 중지를 모아 해소해 나가려는 노력을 다툴 때 수레바퀴는 전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모든 디자이너들이 한 사람이 걷는 천 걸음보다 천 사람이 걷는 한 걸음이 훨씬 더 강력하고 효과적인 힘이 될 수 있음을 굳게 새길 일이다.

지금은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 시점에서 흐름에 순응하지 않고 패러다임을 바꾸지 않은 채 과거의 습속에 안주하려 한다면 발전은 요원한 일이 될 것이다. 행사를 지원하는 서울시나 행사를 진행하는 피플웍스프로모션이나 행사의 주체적 참여자인 디자이너들 모두 이같은 흐름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편승해야 한다. 그것이 모두가 함께 전진하는 길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 행사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행사를 기획하고 준비하며, 행사에 참여하는 모든 주체들이 각자 자신의 위치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다해야 한다. 그렇게 해서 이번 행사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된다면 그것으로 한국 패션이 진일보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패션저널&텍스타일라이프 ⓒ세계섬유신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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