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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커피의 추억
등록날짜 [ 2008년05월14일 00시00분 ]

 


-아침에 일어나면 빈속에 커피 한잔을 마신다. 따뜻한 커피 온기와 함께 입속 가득히 느껴지는 쌉쌀한 맛은 혼미한 정신을 맑게 깨우며 삶의 의욕을 북돋워 준다. 나와 커피의 인연은 가루형 인스턴트 커피에서 시작됐다.

원두커피(드립식)가 보편화 되지 않았던 시기 치열한 입시 경쟁을 하던 학창시절에 졸음을 쫒기 위해 커피를 마셨다. 그 후 글을 쓰면서 커피를 자주 마셨다.

그렇게 인스턴트 커피와 인연을 맺은 후 여러 해가 지나고 대학생이 됐을 때 드립식(드롭식) 원두커피와 만났다. 그러나 인스턴트에 길들여진 커피 습관은 쉽게 원두커피로 옮겨가지 못했다. 여러 해가 가면서 나도 모르게 어느새 원두커피 마니아가 돼 있었다.

그때 한국에도 원두커피가 확산되고 있었지만 주변 친구들은 '그런 커피를 무슨 맛으로 마시냐'며 원두커피를 즐겨 마시던 나를 비꼬곤 했다. 그렇지만 몇몇 친구들은 '커피 맛을 좀 아네'라며 격려를 보냈다. 결혼을 한 후 원두 커피를 더욱 많이 마셨다.

공복 상태에서는 잘 마시지 않았던 커피를 아침 식사 전에 마시기 시작했다. 카페인에 중독 된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어 한때 커피를 멀리 하기도 했지만 건강에 큰 문제가 없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정신을 맑게 하고 일의 집중도를 높이는데 도움이 됐다.

커피는 내게 활력소였다. 아침에 일어나 커피를 마시면 속이 편안해 지곤 했다. 소화가 안 될 때도 커피를 마시면 소화가 잘 됐다.

그때까지 나는 거름종이에 원두커피를 넣고 내려 먹는 [드립식]을 선호했다. 나의 커피 지식은 이탈리아를 방문하면서 큰 변화를 맞았다.

1995년 이탈리아 밀라노의 한 커피 점에서 가이드의 권유로 접한 압착식 [에스프레소] 커피 때문이다. 장난감 같은 작은 커피 잔에 담겨 나온 한약 같은 찐한 커피 한잔을 받아 들고 '이걸 어떻게 먹어'하며 손을 흔들었다.

용기를 내 한 모금 한 모금 들이킨 이탈리아의 찐한 [에스프레소]는 귀국 후 나의 커피 스토리를 새롭게 쓰도록 만들었다. 당시만 해도 [에스프레소]가 보편화 되지 않아 커피 전문점에서도 압착식 [에스프레소]를 만나기 힘들었던 때다.

수소문 끝에 명동의 어느 커피 점에서 압착식 [에스프레소]를 판다고 해 찾아가 마셔보기도 했다. [에스프레소]를 찾는 나에게 친구들과 주변 사람들은 ‘해외여행 갔다 온 티를 낸다’며 면박을 주기도 했다. 그때마다 나는 [에스프레소] 커피의 애찬론을 펼치곤 했다.

[에스프레소] 커피는 쓴맛이 강해 처음엔 거부감이 들지만 마시고 나면 또 마시고 싶은 생각이 든다. 드립식 커피에서 느낄 수 없는 독특한 맛 때문에 끌렸다. [에스프레소]가 오히려 카페인 함량이 적다는 말도 구미를 당겼다.

"언젠가 한국에도 압착식 [에스프레소] 커피가 유행할 것이다."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렇게 빨리 한국인의 입맛이 달라질 줄은 몰랐다. 그러나 그런 얘기는 [에스프레소]를 아는 사람들과는 통했지만 잘 모르는 주변 사람들에겐 하나의 사치처럼 들리는 것 같았다.

어느새 세월이 흘러 이제 우리나라도 고속도로 휴게소나 도심지의 커피 전문점에서 압착식 [에스프레소] 커피를 쉽게 찾을 수 있게 됐다.

[에스프레소] 커피를 내리는 압착머신도 몇 년 사이 저렴한 가격대에 많이 보급되고 있다. 그래서 커피 전문점을 굳이 찾지 않아도 [에스프레소] 커피를 가정에서도 언제 어디서든 즐겨 마실 수 있게 됐다.

요즘 국내에 출시되는 [에스프레소] 머신은 수동의 경우 30-40만원대, 자동의 경우 100-150만원대에 구입할 수 있다. 앞으로 더 저렴한 기계가 나올것 이라고 생각한다. 반수동, 자동의 압착기계 외에도 전통방식(물을 끓여 증기로 추출하는 방식)의 에스프레소도 맛이 뛰어나다.
 
전통방식의 에스프레소는 거품(크레마)이 적고 깨끗하면서 진한 에스프레소를 느낄 수 있다.

한동안 나는 드립식 커피도 [에스프레소]처럼 찐하게 내려 먹었다. 그러나 [에스프레소] 본연의 맛을 드립식 커피에선 제대로 느끼지 못했다. 반대로 드립식 커피의 맛을 [에스프레소] 커피에서 찾을 수는 없었다. 드립식이나 에스프레소나 나름대로의 맛이 있다.  

이렇게 진한 커피를 자주 내려 먹다보니 커피 찌꺼기도 많이 나왔다. 드립식 커피나 에스프레소 커피나 찌꺼기는 항상 골치거리다. 커피 찌꺼기를 모아 재활용 할 경우 훌륭한 화분흙을 만들 수도 있다.

커피가 몸에 좋은지 나쁜지는 사람들의 체질에 따라 다른것 같다. 술도 몸에 맞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이 있듯이 말이다. 따라서 커피나 차, 혹은 술은 기호식품이기 때문에 체질에 맞게 적당히 조절하면서 마실 경우 삶에 활력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조영준의 기고글, 음식다이어리, 음식스토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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