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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신라대 패션산업학부 송성원 교수
천연염색, 이론 실습 통해 제대로 배워야
등록날짜 [ 2010년04월26일 00시00분 ]

누구보다 「색」(色)을 밝히고 좋아하는 천연염색 전문가
전통염색연구소 선임연구원, 영천농업기술센터 강사로 1인 3역 거뜬히 소화

[패션저널:김연 기자]누구보다 「색」(色)을 밝히고 좋아하는 신라대학교 패션산업학부 송성원 초빙교수. 대학에서 행정학을 전공하고 무역회사에 다녔던 송 교수는 지난 2003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천연염색 강좌를 우연찮게 들으면서 인연을 맺기 시작했다. 그녀는 천연염색을 제대로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에 스승을 찾아 여러 군데 수소문한 끝에 마침내 신라대 조경래 지도교수(전통염색연구소 소장)를 만났고 1년 동안 경기도 광주에서 부산으로 통학하면서 개인교습을 받았다. 이후 대학원 입학시험을 보고 나서 가족들을 모두 데리고 부산으로 내려오는 쉽지 않은 결정을 했다.

송 교수는 현재 신라대 전통염색연구소 선임연구원으로, 영천. 부산농업기술센터 강사로 1인 3역을 거든히 해내면서 천연염색을 알리는 곳이라면 전국 어디든지 한걸음에 달려갈 준비가 돼 있다. 천연염색은 정확한 이론을 바탕으로 제대로 해야 한다고 말하는데 약간의 망설임이 없는 송성원 교수를 만나 천연염색에 대한 열정을 들어보았다.(편집자주)

신라대 패션산업학부 송성원 교수 △천연염색 교육은 대상에 따라 내용도 천차만별일 텐데 송 교수께서 교육할 때 가장 중시하는 점은 무엇입니까?

-천연염색 교육은 그 대상자의 수준에 맞추어 교육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입니다. 그릇의 모양에 따라 담겨있는 물의 모양도 달라지듯 교육을 받아들이는 사람의 수준에 맞추어 이론의 전개도 방법을 달리하여야 하고 실습도 마찬가지입니다. 가령 WISE(Woman Into Science and Engineering, 미래 예비 과학기술인 양성 프로그램) 프로그램을 이수하는  중. 고생들에게는 염색을 과학적으로 접근하기 위한 방법으로 과학 실험을 하고 있는데 산, 염기에 따라 색소의 구조가 변화하는 ‘할로크로미즘(Halochoromism)’ 같은 현상은 학생들에게 염색이 쉽고도 흥미로운 과정으로 이해되고 있습니다.

일반인들의 교육은 취미로 하는 주부이거나 공방 운영자들의 교육 모두 염색원리에 따른 염료의 성질과 특징, 도구의 바른 사용 그리고 실습의 기본자세 등에 중점을 두고 하나씩 천천히  이해시키는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염색을 원리적으로 접근하면 염색과정에서 발생하는 대부분의 문제들이 해결이 됩니다. 공방운영자들의 경우에는 특히나 더욱 필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천연염색 교육에서 느끼는 아쉬움이나 개선점은 없습니까?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말씀드릴 수가 있습니다. 그 하나는 현재 많은 곳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염색 교육들이 염색의 원리를 밝혀주려 하지 않고, 그냥 퍼포먼스처럼 염색을 가르치고 있다는 점과 실제 염색 교육장의 시설이 매우 열악하다는 부분입니다. 많은 학생들이 지역 축제나 기타 체험교육을 통해서 대부분 ‘천연염색한 천은 원래 물이 잘 빠진다’는 편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선입견을 가지고 염색교육을 받다보니 진지하게 교육을 받으려는 자세가 부족한 경우가 많아요. 성인들의 경우에는 잘못 배운 염색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습관대로 염색을 하고 있어서 교육하기가 더 어렵습니다.

염색시설 미비에 관해서는 저변확대를 위해 염색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농업기술센터나 복지회관 등의 시설들을 보면 염액을 미리 제조해 놓았다가 교육생들에게 배분하는 식의 염색을 해 왔기 때문에 시설 또한 큰 염액통 몇 개와 플라스틱 그릇 몇 개만 갖추고 있는 곳이 대부분입니다. 염색은 염재의 무게를 다는 과정부터 염액 추출 등의 모든 과정을 교육생 본인이 직접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합니다. 다행히도 현재 신라대 전통염색연구소에서 파견 교육을 하고 있는 부산농업기술센터나 영천농업기술센터에서는 이러한 도구들을 지원해주기 때문에 원활한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이러한 변화들이 많이 일어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WISE 중고생을 대상으로 수업하는 송성원 교수 △일반인들은 천연염색하면 실크 소재와 쪽 염료에 대한 인지도가 가장 높습니다. 실제 실크 소재와 쪽 염료는 각각 견뢰도, 색상 등에서 최상인데 반해 상품을 보기가 어려운 듯합니다. 그 원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소재로만 보면 실크가 고급인 것은 사실이고 염료만을 볼 때 가장 일반인들이 어렵게 여기는 것이 쪽 염색이므로 이들을 각각 분리해서 생각하면 인지도가 높다고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둘을 조합하는 경우에는 문제가 달라진다고 생각합니다. 염료와 소재는 상호 친화력에 따라 염색이 이루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모두가 고유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보는 게 옳지 않을까요? 기본적으로 실크는 자외선에 매우 취약한 소재이지요.

더구나 쪽 염색 과정에서 자칫 알칼리 농도가 너무 높으면 섬유의 손상이 심해질 수도 있습니다. 다만 쪽 염료는 견뢰도가 양호하고, 그 자체가 항균성 색소를 함께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가치를 지닌다고 볼 수는 있겠습니다. 현재 많은 공방에서 황토나 감물염색을 많이 하는 것으로 듣고 있는데 그것은 깊은 염색이론이 없이도 손쉽게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고 가열장치 등도 필요 없기 때문에 설비 투자를 많이 하지 않고도 제품을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천연 염재, 소재 및 완제품은 무엇이며 그 이유가 궁금합니다.

-색소를 기꺼이 내주는 자연에 그저 고마울 따름이죠. 공부하는 입장에서 특별히 좋아하고 싫어하고 할 입장이 못 된다고 생각합니다.  소재의 경우에는 천연염료가 결합되기 쉬운 견 섬유들에서 색을 다양하게는 볼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아마(Flax) 섬유와 같은 자연스러운 소재들을 좋아합니다. 아마섬유의 제조과정을 보면 사람의 손이 많이 거쳐서 만들어지지 않습니까. 인공적이지 않고 자연적인 느낌이 편하게 해 주기도 하지만 기능성도 상당히 많아서 좋아합니다. 완제품은 이러한 소재로 만들어진 것이면 다 좋아합니다.

△ 최근 화학 매염제와 천연을 구분하여 소비자들한테 천연염색 제품에 사용된 매염제 정보를 정확하게 밝혀야 한다는 입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일부 공방에선 견뢰도 증진 방안으로 화학 고착제를 과량 투입하는 경우도 있는데 송 교수의 입장은...

-소비자 입장에서는 당연히 정보를 밝혀야 하는 것이 맞고요, 공급자 입장에서도 밝혀야 그 수명을 오래 할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견뢰도증진 방안으로는 여러 방법들이 있지만 본래의 천연염료들이 가지는 특징까지 견뢰도란 이름으로 감추어 버린다면 합성염료로 하는 염색과의 차별성이 없지 않나 생각됩니다. 예를 들어 소목의 경우 산과 염기 조건에서 변하는 성질이 소목의 본래 특징인데 그것을 감추어 버린다면 합성염료와 다를 게 없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소비자들이 먼저 천연염료에 대한 바른 지식을 가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점에서 공방에서의 고착제 투입 또한 소비자들의 요구에 의해 이루어진 과정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들고요. 그래서 영천농업기술센터와 같이 공방운영자들이 많은 곳에서의 교육에서는 판매시 소비자들에게 미리 천연염색 제품의 세탁법(드라이클리닝, 중성세제 사용) 혹은, 산· 염기에 의해 색이 변할 수도 있으므로 사전에 주의를 할 수 있는 텍(Tag) 사용 등의 방법을 고지하도록 합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건 소비자들이 천연염료의 이해를 바로 하여야 한다는 점인 것 같습니다.

송성원 교수의 천연염색 작품 △ 천연염색이 한층 발전하려면 독자적인 산업분류코드가 시급해 보입니다. 천연염색 산업코드가 없어서 화학염색 업종과 동일한 기준을 적용받고 있는 등 크고 작은 불이익을 받고 있습니다. 천연염색 산업분류 코드를 받으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우선 교육이 절실합니다. 전국에 산재해 있는 염색교육 기관들은 염색 비전공자들에 의한 교육이 대부분이고 교육의 파급효과가 큰 지방의 농업기술센터와 복지회관들의 교육법은 천편일률적으로 채록에 의한 염색, 경험에 의한 염색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이것을 재교육시키는 데에는 많은 시간과 인력을 필요로 합니다.

교육이 제대로 된 피교육자들이 많아지고 이들에 의해 염색이 바로 보급된다면 산업화, 대량화의 성과도 많아지고 자연히 전공하는 학과도 생겨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산업코드의 필요성이 당국자들에게도 인식되어지겠지요. 조금 더 그것을 앞당기려면 학계에서 천연염색을 연구한 분들, 매스컴에 종사하시는 분들, 산업체에서 생산하시는 분들이 힘을 모아 연구하고, 토론하고, 건의하는 노력들이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 천연염색 협회나 단체들이 천연염색 발전을 위해 일치된 목소리를 내도 천연염색 시장이 발전할까 말까 의문인데 실상은 서로 비방하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전국을 아우르는 협회 탄생에 대해 어떤 생각인지요?

-어떤 사회든 모든 구성원이 일치단결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요. 또한 비방과 비판은 정확히 구분되어야 할 것입니다. 비방은 이익을 쟁취하기 위한 수단이 되기 쉬운데 반해, 비판은 옳고 그름을 구분하여 바른 것을 세우고자 함이니까요.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스스로 인식하고 난 후에 스스로 모르는 것에 대한 겸손이 앞서지 않고는 전국적인 단체가 생겨난다 하더라도 의미 없는 일이 될 것입니다.

예컨대 제품을 생산하는 자와 교육을 통해 바른 지식을 보급하고자 하는 이가 만날 경우 제품의 잘못된 부분을 지적할 때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거나 잘못된 교육을 지적받았을 때 고치려 하지 않는다면 서로의 화합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 것입니다. 때문에 천연염색계가 좀 더 정화된 후에라야 가능한 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 올 들어 수입 염재 가격이 심상치 않습니다. 중국산 청대의 경우 복건성 일대 판매상들이 한국으로 수출을 고의적으로 회피하고 있고 코치닐도 중남미 지진 영향을 받아 지난 3월 kg당 17만 원 대에서 이달 말 30만원을 넘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송 교수께서 생각하는 바람직한 천연염료의 국산화 방안이 있다면...

천연염료가 포함되어 있는 염재들의 국내 생산이겠지요. 청대의 경우에도 국내에서 생산이 가능합니다. 니람 제조가 된다면 청대는 니람을 분말로 만든 것이므로 생산이 가능합니다. 연구소에서 작년에 복건성을 방문해보았는데 실제 중국의 전 생산량을 책임지는 청대 농장은 작은 마을 하나입니다. 1년에 생산되는 양도 상당히 적은 편이고요. 아마 우리나라에서 만드는 니람의 양이 더 많을지도 모릅니다.

코치닐, 락과 같은 외국 고유의 염재들은 어렵겠지만 같은 성질을 가진 염료들로 대체를 하거나 농사를 지어 염재의 생산량을 늘린다면 우리나라에도 염재로 사용할 것이 많습니다. 홍화나 오배자 등도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므로 재배면적이 증가하면 가격은 인하될 것이고 염색인들은 경제적인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겠지요. 다만 염재를 재배할 경우 일반작물을 재배할 때보다 수익이 더 생길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배려도 필요하겠지요.


송성원 교수의 천연염색 작품 △신라대 전통염색연구소에선 천연염색 아카데미 비롯해 회인, 후소공, 너비앗기 등 동인회/동아리가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소개 부탁드립니다.

-주례의 ‘동관고공기’에 <화회지사 후소공(畵繢之事 後素功)>이란 표현이 나옵니다. 화회(畵繢)는 그림을 그리는 사람과 염색을 하는 사람을 일컫는데 이는 ‘그림과 염색은 바탕을 희게 하고 나서 해야한다’ 라는 뜻인데 그 숨은 의미에는 마음을 깨끗하게 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연구소의 전문가과정 사람들을 이러한 의미에서 ‘회인(繢人)이라는 이름으로 동인활동을 하고 있는데, 전국에서 염색 공방을 운영하시는 분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유기화학, 염색실험, 염색이론, 고문헌과 색채학으로 이루어진 4학기 과정과 학기 중의 심화학습에서는 주제발표, 염색실기 클리닉, 교육방법론, 고문헌 특강 등을 통해서 명실 공히 이론과 실기를 겸비할 수 있는 전문가 양성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재 약 40명 가량이 회인(繢人)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후소공(後素功)’은 부산 농업기술센터의 지원으로 기초 교육부터 받은 분들로 구성되어 있는 동아리 이름입니다. 매월 정기적인 모임을 통해 필단위의 염색실습도 꾸준히 하면서 이론과 실습을 다지고 있는 연구모임입니다. 6월경 30명 정도로 증원될 예정입니다. ‘너비앗기’는 신라대학교 패션산업학부 내의 학부생 전문동아리입니다. 신라대학교의 염색과목은 전국의 동일 학과들 중 가장 많이 개설되어 있는데, 2학년 때 천연염색의 실험과 실습이 전공필수과목으로 되어 있습니다. 이 과목만 이수해도 일반 염색교육 기초단계와 중급단계를 이수할 수 있는 커리큘럼이지요. 너비앗기는 정규 시간 외에 천연염색에 관심이 있는 학부생들 10여명 정도가 활동하고 있는데 대학원에서 천연염색을 전공하는 대학원생이 회장을 맡고 있습니다. 향후 교내 행사는 물론 일반인들의 체험교육에 투입될 예정입니다.

△ 천연염색을 배우는 사람들한테 꼭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감각에 의존하는 염색이 아닌 생각하는 염색인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조경래 지도교수(전통염색연구소장)께서 늘 하시는 말씀 중에 ‘왜’라는 의문을 가지라는 것이 있습니다. ‘왜’라는 의문을 가질 때만이 그 의문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인다는 의미겠지요. 피교육생들이 '왜’라는 의문을 가지게 되면 교육하는 사람들은 그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 끊임없이 공부하고 노력을 하게 될 겁니다. 그렇게 서로 노력을 하다보면 염색계가 발전하지 않을까 라는 작은 바램을 가져봅니다.[패션저널&텍스타일라이프 ⓒ세계섬유신문사] 

(패션저널&텍스타일라이프 ⓒ okfashi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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